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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인된 탈모 치료제 설명 – Minoxidil 마이녹실 보다는 Finasteride 프로페시아

 

기독교 성경에서 강력한 남성의 상징으로 나오는 삼손(Samson)이라는 인물이 있다. 맨손으로 사자를 잡아 죽일 정도의 괴력을 지녔는데, 불행히도 데릴라(Delilah)라는 여자를 만난다…

여자는 요리조리 삼손을 유혹해서 그의 힘의 원천을 알아낸다. 그건 바로 풍성한 머리칼이었는데, 결국 장사 삼손은 자는 도중 삭발을 당해서 힘을 잃고 만다. 그리고는 눈알이 뽑혀지고, 밧줄에 묶여서 당나귀 대신에 큰 맷돌을 굴리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삭발 당한 머리칼이 조금 자라며 되찾은 힘을 가지고, 데릴라가 소속된 적 부족인 블레셋인들의 신전 기둥을 양팔로 휘어잡고 쓰러뜨려 3천 명을 같이 압사시키는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다.

이 이야기는 남성들이 흔히 가지는 공포를 잘 그렸다. 1) 머리카락이 없어진다는 건 그냥 외모의 마이너스가 아니라 힘(권력, 통제력)도 같이 사라진다는 공포. 2) 여자는 단지 외모가 아름다운 대상이 아니라 남자 힘을 송두리채 뺐을 수 있는 강력한 유혹체라는 공포.

…본론으로 돌아가면, 샴푸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빠져 욕조 바닥에 흩어져 있는게 보인다면 누구나 심란해 할 것이다. 이럴 땐 이성을 잃지 말고 다음과 같은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 탈모치료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것


인터넷에 “머리가 나는 기적의” 라고 검색을 해보면 다양한 치료 약품 들이 나온다. 이게 다 효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물론 그렇지 않다. 제일 믿을만한 것은 실제 사람에게 써본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축적된 의학자료를 참고하는 것이다. 이런 자료들은 영문 의학 논문의 형태로 대부분 있다. 그걸 모아 놓은 대표적 유료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이 UpToDate 인데, 탈모 치료 부분을 요약해보았다.


 

1. 남성형 탈모의 원인


중년 여성보다 남성에서 압도적으로 탈모가 많은 걸로만 보아도 남성호르몬이 탈모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은 쉽게 수긍된다. 남성호르몬 즉 안드로겐(androgen)은 남성 생식기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을 총칭한다. 남성호르몬 중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DHT)이 탈모 메카니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두피 부위에서 더 강한 활성형인 DHT로 전환되면 탈모가 일어난다.

남성형 탈모의 이런 병리는 유전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친할아버지 아버지 삼촌 등이 탈모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 자신도 탈모 위험이 높아진다.

 


2. 남성형 탈모의 진단

 

 

그런 남성 호르몬의 변화는 모발 줄기(hair shaft)를 짧고 가늘게 만든다. 그래서 탈모 부위의 모발을 보면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는 등 제각각이다. 만져보면 감촉도 달라져 있다(연해지고 얇은 느낌). 이런 시진(視診)과 촉진(觸診) 소견 만으로 남성형 탈모를 진단할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별도의 혈액검사는 필요하지 않다.


 

3. 가장 믿을만한 약제

가장 공인된 치료제 성분은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이다. ‘프로페시아’라는 상품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보다트도 프로페시아에 견줄만큼 유명한 제품이지만, 의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해서 탈모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지는 못했다. 단 두 개의 약품 만이 미 FDA 승인을 받았는데, 먹는 약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Minoxidil)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 두 가지 약을 두고 비교해보면, 단독 사용시 피나스테리드가 효능 면에서 더 우수했다. 각각 65명, 99명, 100명 대상 연구에서 밝혀진 바이다. 대형 임상실험이 아니어서 한계는 있지만, NEJM 같은 유수 의학 학회지를 통해 검증된 사실이라 믿어도 좋다.

▶ Treatment of hair loss. / N Engl J Med. 1999;341(13):964.

 


 

4. 치료 후 반응

피나스테리드 1mg 하루 한번(프로페시아정 하루 1회)으로 치료 받은 군이 안 받은 군에 비해 6~12개월 후 모발 갯수 측정에서 평균 9%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2년의 치료 결과, 치료 군이 24% 더 높았다. 즉 6개월 정도만 써도 모발 밀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계속 써서 2년이 되면 1/4 정도의 모발 갯수 증가 효과가 있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만 18세에서 41세 사이의 젊은 나이에 복용을 시작한 군이 41세에서 60세까지의 나이들어서 시작한 군에 비해 탈모 치료 효과가 더 좋았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이 두드러지므로, 가족적으로 남성형 탈모 현상이 있다면 더더욱 20대 초반 ~ 30대 후반 정도 일찍 탈모 약제 복용을 고려하면 좋다.

 


 

5. 가능한 부작용과 대처법

탈모치료제는 계속 먹어야 효과가 지속된다. 약제를 끊는다면 모발 성장 효과는 6~9개월 후 소실된다. 그렇다면 탈모 방지를 위해서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탈모치료제와 전립선비대 치료제는 성분이 동일하고 용량만 달라서 부가 효과를 생각하며 평생 복용하는 중장년층 분도 많다.

그렇게 오래 먹을 거라면 약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장 흔한 사례는 남성호르몬 감소와 관련된 발기부전, 성욕감퇴, 사정장애 등이다. 3570명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5%가 경험한 걸로 나왔다. 삼 천명 이상이 참가한 큰 임상실험이었고, NEJM 논문이라 믿을 만한 데이터이다. 부작용은 영구적이지 않았고, 약 복용 중단시 대부분 소실되는 걸로 나타났다.

 


 

★ 내용 요약

1. 믿을 만한 의학 연구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탈모치료제로 공인된 약제는 ‘프로페시아'(성분명 Finasteride) 이다.

2. 프로페시아는 미국 FDA가 탈모치료제로 승인한 두 가지 약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다른 하나는 Minoxidil).

3. 탈모치료는 이른 나이에 시작하면 효과가 더 좋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경향이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 치료에 더 신경써야 한다.

4.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 복용 후 성기능 관련 부작용 빈도는 1.5%, 즉 100명당 1~2명 정도이다.

5. 부작용은 영구적이지 않고, 약을 끊으면 소실된다.

6. 탈모치료제는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복용해야 한다. 약을 끊으면 6~9개월 후에 모발 재생 효과가 사라진다.

 



▶ 주요 내용 참고처

Patient education: Hair loss in men and women (androgenetic alopecia) (Beyond the Basics)
Authors: Beth G Goldstein, MD / Adam O Goldstein, MD, MPH

Androgenetic alopecia in men: Pathogenesis, clinical features, and diagnosis
Authors: Jeff Donovan, MD, PhD / Beth G Goldstein, MD / Adam O Goldstein, MD, MPH

Treatment of androgenetic alopecia in men
Authors: Jeff Donovan, MD, PhD / Beth G Goldstein, MD / Adam O Goldstein, MD, MPH
 

남성 탈모 치료제 – 가임기 여성 접촉 시 태아 기형 가능성 연구

 
국내나 세계 시장 공통으로 남성형 탈모치료제 시장의 최강자는 머크(MSD)사의 <프로페시아> 혹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의 <아보다트> 연질캡슐이다.

둘 다 5α-Reductase inhibitor(이하 5-ARIs) 계열 약제이다. 5-ARIs는 남성호르몬(Testosterone)이 더 강한 효능을 가진 형태인 Dihydrotestosterone(DHT)으로 변환되는 걸 막는다. 그래서 남성호르몬 관련 질병인 ‘남성형탈모’나 ‘전립선비대증’이 완화될 수 있다.

탈모전용치료제 <프로페시아>와 똑같은 성분이지만, 용량만 5배인 <프로스카>는 전립선비대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남성탈모치료동호회 등 정보가 풍부한 곳에는 프로스카정을 건강보험으로 처방 받은 후 5등분해서 하루에 한 조각 씩 복용하는 ‘비기’가 잘 알려져 있다(같은 제약회사의 같은 성분 약이라 그렇게 해도 효능 차이가 없음).

프로페시아나 프로스카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임신 중 여성은 복용 금기로 되어 있다. 5-ARIs 성분이 남성 태아의 외음부 기관에 기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아래 링크의 FDA 공식 배포 문건 참조).
https://www.accessdata.fda.gov/drugsatfda_docs/label/2011/020788Orig1s022lbl.pdf

그렇다면 임신 중이거나, 임신 시도를 하고 있는 여성의 남편이 탈모치료제나 전립선비대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성의 피부에 알약이 접촉된 경우 성분이 흡수 될 수 있고, 남자의 정액에도 미량의 약 성분이 검출되므로 성접촉으로 인한 성분 전달과 태아기형유발 가능성도 이론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립선비대치료약인 프로스카를 5등분해서 탈모치료제로 쓰는 경우도 약 가루가 날림으로서 가임기 여성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 아래 조선일보 기사를 참조해보자.

탈모약 비싸서… 전립선비대증약 쪼개 먹다간 큰일

이 기사를 읽고나서 간접적인 접촉으로 프로스카/프로페시아 약이 태아 기형을 어느정도 유발할 수 있는지 관련 논문을 찾아보았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해로울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 생식기 기형인 사람 아기가 태어난 관련 사례는 없었고, 쥐(rat)와 붉은털 원숭이(rhesus monkey)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서만 가능성이 판명된 정도이다.

Finasteride – FDA prescribing information, side effects and uses by www.drugs.com

상기 링크는 약제 정보 인터넷 사이트 중 데이터베이스 양과 방문자 수에서 세계 최대인 Drugs.com 의 Finasteride(프로스카/프로페시아 약의 성분명) 설명 페이지이다. 관련 연구 논문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임신한 암컷 쥐에게 고농도의 Finasteride를 투여했더니, 태아 쥐에서 수컷 성기의 발달 장애가 보였다. 하지만, 임신한 암컷 쥐는 Finasteride를 투여받지 않고, 수컷 쥐는 고용량을 투여받은 경우(즉 탈모치료제/전립선비대 치료제를 복용하는 남성의 임신한 배우자에 대한 위험 예시)는 아무런 선천기형이 발생하지 않았다.

붉은털 원숭이 실험의 경우, 임신한 암컷 원숭이에 대한 Finasteride 정맥 투여에서는 원숭이 수컷 태아의 성기 기형이 발견되지 않았고, Finasteride 경구 투여에서는 성기 기형이 발견되었다.

결국 믿을 만한 정식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1.탈모치료제에 대한 피부 접촉 2.탈모치료제 가루 날림 흡입 3.탈모치료제 복용 중인 남자와의 성접촉 등 세 가지 경우에서 태아기형 유발 위험은 경미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Drugs.com 페이지에도 씌여 있듯이, 만일 임산부(특히 남아를 임신한 임산부의 경우)가 실수로 Finasteride 성분의 탈모치료제/전립선비대치료제와 접촉하게 된 경우 즉각 해당 부위를 물과 비누로 씻는 게 권고된다. 건강한 태아를 위해서 작은 위험이라도 무릅쓰지 않는 게 좋기 때문이다.
(drugs.com 원문 – If a pregnant woman comes in contact with crushed or broken Finasteride tablets USP, the contact area should be washed immediately with soap and 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