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방영되었던 EBS 명의 <피부노화 늦추고 싶나요?> 편은 네이버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해당 분야 대가이신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님과 서울대 의대 운영 보라매병원의 조소연 교수님이 출연하셨다.
프로그램에서 가장 강조된 노화방지 피부 관리법은 바로… 자외선 차단제 잘 바르자 였다! 아래 사진을 먼저 살펴보자.
좌측 반쪽 얼굴과 우측 반쪽 얼굴은 일란성 쌍둥이 자매를 각각 찍은 것이다. 주당 10시간 이상 자외선 노출이 많았던 사진 우측 여성의 얼굴에는 주름 검버섯 잡티가 많고, 피부 나이가 무려 11년이나 더 들어 있었다.
이 쌍둥이 자매 두 명은 정확히 같은 유전자를 지니고 있지만, 얼굴에 자외선을 쬔 시간 차이로 인해 피부 노화 정도가 10년 이상 차이 나 버렸다.
프로그램에는 <스티바에이 크림> 상품명이 대놓고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타민 A 유도체인 트레티노인(Tretinoin) 성분의 크림이 항노화 목적으로 쓰인다는 설명이 있었다.
트레티노인은 상피세포(epithelial cells)의 분화를 촉진한다. 쉽게 말해 피부가 뒤집어지고 새로 나게 하는 성질을 지닌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블랙헤드(blackheads)를 줄여서 여드름 치료 효과도 낸다.
스티바에이 크림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는 고가의 의약품 크림인 만큼 사용법을 정확하게 지켜서 효과를 보는 게 좋다. 의학/의약품 분야 세계 최대 방문자수를 자랑하는 웹사이트인 <메이요클리닉>과 <드럭스닷컴>의 설명을 기준해서 용법과 주의점을 정리해 보았다.
1. 스티바에이 크림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수 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상피세포가 분화해서 피부 재생 효과가 일어나는 만큼, 하루 만에 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다. 상처가 난 뒤에 아무는 속도를 생각해보자.
2. 상처난 피부나 일광화상이 있는 피부에는 사용 금기
염증을 악화시키고 통증만 더하는 결과를 낳는다.
3. 사용 전에는 순한 비누(중성)로 세안을 하고, 수분이 완전히 마를 때까지 20~30분 정도 기다린다.
수분이 남아 있는 피부에 스티바에이 크림을 사용하면 자극감이 더 심해진다.
4. 얼굴 전체를 바르는데, 완두콩 1개 크기 분량(A pea-sized amount)이면 충분하다.
아주 얇고 부드럽게 펴 바른다. 너무 많이 바르고 얼굴 전체에 뽀루지 생긴 분도 보았다.
5. 스티바에이 크림을 바르고 적어도 1시간은 세안을 하지 않고, 다른 피부 제품을 바르지도 않는다.
효과를 최적화하기 위해 이렇게 한다. 크림을 바르고 외출하는 것도 좋지 않고, 잠자기 전 하루 1회 사용하는 용법이 가장 흔하게 쓰인다.
6. 여드름 치료 목적으로 스티바에이를 사용할 경우 초기에는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따가움과 발적이 있다가, 블랙헤드가 사라지고 상피세포가 재생되며 고운 피부로 바뀌는 과정이다. 효과를 보기 전에 시간이 필요하다.
운동을 열심히 하거나 PT를 받아서 승모근, 전완근이 단단해지면 보기가 좋다. 하지만 센 근육이 미(美)를 해치는 곳도 있으니, 이마와 미간 부위이다. 여기 근육이 울룩불룩해져서 엄청 멋있다고 칭찬해 주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아래 사진은 미국의 영화배우 조니 뎁(Johnny Depp)의 (좌)젊은 리즈 시절 모습과 (우)나이든 모습을 보여준다(점점 깡마른 캐리비안 해적 선장이 되가고 있음). 찡그리며 생긴 저런 주름은 보톡스를 맞으면 근육 힘이 풀리기 때문에, 개선이 된다.
보톡스 시술은 필러와 달리 치명적인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액체 성상이라 혈관을 막을 수 없고, 통상적 치료 용량을 몇 배로 늘려써도 호흡근을 마비시킬 정도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만 눈꺼풀이 내려가 졸려 보이는 ‘안검하수’, 혹은 눈썹 끝이 올라가서 표정이 화난 것처럼 변하는 ‘사무라이 눈썹’ 이라 불리는 부작용은 가능하다.
상기 사진의 여성은 이마 보톡스를 맞은 후 좌측 눈꺼풀이 내려가는 증상을 겪었다.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독소를 약품화 한 것인데, 눈꺼풀을 움직이는 근육 근처에 보톡스가 스며들어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이런 안검하수가 발생해도 눈꺼풀을 조금 올릴 수 있는 점안액이 있어서 다행이긴 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원상 회복은 된다. 보톡스 성분이 피부/근육 내에 영원히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만일 그렇다면 보톡스 한 번 맞으면 평생 주름이 엷어짐).
상기 사진의 여성을 보면 B 사진보다 A 사진에서 눈썹의 외측 부분이 쫑긋 올라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마 보톡스 주사에서 근육이 비대칭적으로 마비되어 ‘사무라이 눈썹’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이 역시 영구적이진 않고, 대칭을 만들어 주는 추가 보톡스 시술로 완화된다.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이마 보톡스 시술의 동영상을 아래 올려 두었다. 이마 미간 근육의 센 부분을 촉진해서 포인트를 잡고, 눈꺼풀 근육에 스며들지 않도록 멀게 거리를 하면서 주사 놓는 장면들이다.
기능성화장품이 시판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기능성과 안정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화장품 배합 성분에 대한 이론적 검증 정도만 이루어지고 있어, 요란한 광고 만큼의 성능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식약처도 기능성 화장품은 화장품이지 의약품은 아니라는 표시를 하는 입법 예고를 해두기 까지 했다.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7050826648
기능성화장품과 달리 의약품으로 허가된 미백크림은 이론 토대에 임상실험 결과, 실제 사용 사례에 대한 논문까지 갖춰져 있어서 더 믿을 만 하다.
멜라논 크림은 의약품 미백크림의 대표격 제품이다. 3가지 성분을 배합해서 만들었는데, 트레티노인(Treinoin),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 하이드로코티손(Hydrocortisone)이다.
트레티노인은 표피전복, 즉 각질이 벗겨지고 새 표피가 생성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여드름 치료 약제 <로아큐탄>과 연고 <스티바에이>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하이드로퀴논은 피부 색소 세포인 멜라노사이트(melanocyte)의 기능을 억제해서 미백 효과를 낸다. 또 다른 유명 미백 의약품 <도미나크림>의 주성분이다.
하이드로코티손은 가장 강도가 약한 스테로이드로, 트레티노인과 하이드로퀴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부염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소염작용).
이같은 새 살 나기 + 미백 + 염증 방지 목적의 약물 배합은 우리나라의 한 천재 의사가 발명한게 아니고…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부속병원 피부과 교실의 교수 Dr. Kligman 등에 의해 30년 전 처음 도입되어 발전해 왔다.
특히 일본 도쿄대 부속병원의 Dr. Yoshimura 등 여러 임상 의사들에 의해 동양인의 피부 색소 치료에도 적용되었고, 다수의 치료 사례 논문들로 효과가 검증되었다.
멜라논크림은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따라서 의원 비급여 진료비(1만원 정도)와 약국에 지불하는 약품가(3만5천 정도, 23g 제품)의 비용이 든다. 피부 레이저 치료에 비해 효과가 덜 할수 있지만, 가격대성능비로 보나, 의학적 근거 논문으로 보나 충분히 추천할 만한 치료 약품이다. 멜라논크림을 사용할 때 꼭 살펴야 하는 주의점을 아래에 정리해 놓았다.
1. 하루에 한 번, 저녁 세안 후 바르기
트레티노인은 각질을 제거하고, 피부 장벽을 약화시킨다. 하이드로퀴논은 따가움 부작용이 흔하다. 강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에 이 두 성분 배합의 멜라논크림을 사용하면 피부염이 생기고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저녁 시간 실내에서 사용하고, 다음 날 아침 외출 전에는 보습 에센스와 자외선 차단제를 꼭 사용한다.
2. 안정된 피부의 갈색/검은색 색소 병변에만 사용
여드름, 모낭염 등의 빨간 피부 트러블에는 하이드로퀴논 성분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다. 피부 레이저 시술 전후에 바로 사용하면 안 되며, 앞 뒤로 이틀 이상 간격을 두고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여름 휴가 다녀와서 빨갛게 타고 화끈 거리는 피부에도 사용하면 안 된다.
3.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3개월 이상 기간이 소요
적어도 3주 이상, 보통은 3개월 이상 꾸준히 사용해야 미백 효과가 나온다. 그 기간 동안 바른 부위가 가렵거나 따가워지는 부작용이 흔히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문 경우 색소 변색을 유발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도 포함되어 있는 민감한 의약품이니, 3주 정도 간격으로 의사를 만나 피부 상태를 점검 받으며 사용하는게 안전하다.
★ 참고한 논문 링크 목록
https://www.ncbi.nlm.nih.gov/pubmed/12562345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051297/
https://www.scirp.org/journal/PaperInformation.aspx?PaperID=52020
텔레비전 화장품 광고를 보면 ‘피부장벽’ 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사람 피부는 그 자체로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완벽한 방어막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가려워서 긁거나, 심한 마사지나 피부 스크럽 등을 받으면 장벽에 균열이 간다. 그래서 ‘부스럼’ 이 생기게 되는데, 집에서도 쓸 수 있는 소독된 의료기구로 배농을 빨리 하면 결과가 좋다.
위생 조치 없이 손으로 짜다가, 혹은 그냥 오래 두어서 커져 버린 종기는 병의원에서 배액 시술을 받아야 잘 낫는다. 이런 외과적 시술이 존재하지 않던 조선시대에는 왕(王)들 조차 피부 종기로 사망했다(문종과 정조). 후백제의 왕 견훤도 등에 난 큰 종기(등창) 때문에 죽은 걸로 유명하다.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648527.html
긁다 부스럼 생긴 경우가 제일 흔하긴 하지만 다른 드문 중요한 질환 가능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바로 피부암이다.
상기 사진은 얼핏 보면 그냥 종기, 뾰루지지만 실은 피부 악성종양이었다. 겉모양도 암 답게 ulceration(궤양; 움푹파임)이 있었고, 비대칭적 색소 침착도 있었다. 이렇게 의심스럽게 생긴 병변은 조직검사를 받아야하고, 그러면 병리학적으로 암이 ‘확정 진단’ 된다.
상기 사진의 좌 중 우 병변 모두 피부 암이다. 피부암은 주위로 무질서하게 뻗어나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색깔도 그렇고, 모양도 그렇고 공격적이고 무서운 느낌이다.
또한 환자의 병력도 중요하다. 40대 이상, 흡연자, 만성 음주 경력이 있는 분은 꼭 악성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래에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종기 치료 시술 동영상을 올려두었다. 먼저 멸균주사기로 배액을 시도했지만 농의 양이 많아서 불완전하게 끝났다. 이후 수술용 블레이드로 절개창을 내고, 완전 배액에 성공했다.
종기 치료는 피부 질환이기는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미용 목적이 아닌 세균 감염에 대한 치료 목적이기 때문이다. 해당되는 건강보험 수가는
– 흡입배농 및 배액처치 – 10,300원
– 창상봉합술(안면과 경부이외 단순봉합) – 17,490원
이다. 상기 수가가 합쳐진 금액의 30% 정도를 환자분은 본인부담금으로 내게 된다. 거기에 진료 수가가 더 붙는다. 그러면 의원급에서 진찰과 시술을 받고 내는 총 진료비는 대략 1만 6천 정도가 된다(비급여 처치나 재료대를 하나도 안 쓴 경우).
피부 건강에는 기름기=유분막 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수를 안 하면 자연히 얼굴에 기름이 번들거리는데, 이 상태를 불결하다고 흔히 느낀다(개기름). 하지만 실은 피부 고유의 보호 메카니즘이 작용한 것이다.
적절히 코팅된 피부 유분막은 내부 수분 증발을 막고, 미생물(세균/바이러스)과 알레르기 원인 물질 침입도 막는다. 아토피가 심한 아이에게는 첫 번째로 보습로션을 잘 발라주는 게 중요한데, 보습로션 역시 피부 장벽(=유분막)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피부 밑에는 ‘피지선'(sebaceous gland)이라고 하는 기관이 있는데, 기름을 저장했다가 피부 위로 분비해주는 기능을 한다. 이곳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과다증식하고, 염증으로 모공이 막히면서 곪으면 여드름이 된다.
피지종 = 피지낭종(steatocystoma)은 이런 정상적 기름 분비 과정이 막혀서, 밖으로 볼록 솟아 버린 것이다. 덜 곪은 여드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상기의 미국 피부과 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논문 내용을 참조했다. 여드름과 피지종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잘 나와있었다.
· 지나친 세안을 피하기
세안제를 사용하여 피부 겉을 열심히 씻어도 여드름/피지종이 올라오는 피부 안 피지선의 기름까지 깨끗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피부 기름을 깨끗하게 없애면 여드름이 좋아질 거라 생각하고, 과다한 클렌저 사용과 피부 마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반복적인 기계적 마찰은 블랙헤드(comedos)를 터트리고, 염증을 일으켜서 여드름을 더 악화시킨다.
Repetitive mechanical trauma caused by scrubbing with these agents may worsen the disorder by rupturing comedos, promoting the development of inflammatory lesions.
병의원에서는 주로 블레이드(의료용 칼날)로 째서 압출하거나, 레이저 치료로 없애고 있다.
상기 사진 중 좌측은 이마에 나란히 난 세 개의 피지종을 보여주고 있고, 우측은 피부 레이저 기계를 이용해 세 개의 피지종을 배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간단한 시술이다.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구입 가능한 소독 도구와 압출 기구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을 살펴보자.
좌측의 알콜 손 소독제를 사용해 손을 먼저 소독하고, 중앙의 알콜솜을 이용해 압출할 여드름/피지종 부위를 닦아서 소독한다. 그다음 알콜솜으로 소독한 우측의 압출기를 가지고 여드름/피지종을 터트리고 압출하면 된다.
터트릴 때는 큐렛 압출기 끝의 뾰족한 부분을 사용하면 되고, 압출할 때는 큐렛 압출기의 주걱 부분이나, 루프(loop; 고리형) 압출기의 양 끝을 사용하면 된다.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피지종 시술 장면을 올려 두었다. 멸균실린지와 압출기를 사용해서 여드름/피지낭종을 없애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걸 보고 따라하면 집에서도 다른 사람 여드름/피지낭종을 짜줄 수 있게 될 것 같다.
기독교 성경에서 강력한 남성의 상징으로 나오는 삼손(Samson)이라는 인물이 있다. 맨손으로 사자를 잡아 죽일 정도의 괴력을 지녔는데, 불행히도 데릴라(Delilah)라는 여자를 만난다…
여자는 요리조리 삼손을 유혹해서 그의 힘의 원천을 알아낸다. 그건 바로 풍성한 머리칼이었는데, 결국 장사 삼손은 자는 도중 삭발을 당해서 힘을 잃고 만다. 그리고는 눈알이 뽑혀지고, 밧줄에 묶여서 당나귀 대신에 큰 맷돌을 굴리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삭발 당한 머리칼이 조금 자라며 되찾은 힘을 가지고, 데릴라가 소속된 적 부족인 블레셋인들의 신전 기둥을 양팔로 휘어잡고 쓰러뜨려 3천 명을 같이 압사시키는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다.
이 이야기는 남성들이 흔히 가지는 공포를 잘 그렸다. 1) 머리카락이 없어진다는 건 그냥 외모의 마이너스가 아니라 힘(권력, 통제력)도 같이 사라진다는 공포. 2) 여자는 단지 외모가 아름다운 대상이 아니라 남자 힘을 송두리채 뺐을 수 있는 강력한 유혹체라는 공포.
…본론으로 돌아가면, 샴푸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빠져 욕조 바닥에 흩어져 있는게 보인다면 누구나 심란해 할 것이다. 이럴 땐 이성을 잃지 말고 다음과 같은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인터넷에 “머리가 나는 기적의” 라고 검색을 해보면 다양한 치료 약품 들이 나온다. 이게 다 효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물론 그렇지 않다. 제일 믿을만한 것은 실제 사람에게 써본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축적된 의학자료를 참고하는 것이다. 이런 자료들은 영문 의학 논문의 형태로 대부분 있다. 그걸 모아 놓은 대표적 유료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이 UpToDate 인데, 탈모 치료 부분을 요약해보았다.
중년 여성보다 남성에서 압도적으로 탈모가 많은 걸로만 보아도 남성호르몬이 탈모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은 쉽게 수긍된다. 남성호르몬 즉 안드로겐(androgen)은 남성 생식기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을 총칭한다. 남성호르몬 중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DHT)이 탈모 메카니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두피 부위에서 더 강한 활성형인 DHT로 전환되면 탈모가 일어난다.
남성형 탈모의 이런 병리는 유전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친할아버지 아버지 삼촌 등이 탈모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 자신도 탈모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 남성 호르몬의 변화는 모발 줄기(hair shaft)를 짧고 가늘게 만든다. 그래서 탈모 부위의 모발을 보면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는 등 제각각이다. 만져보면 감촉도 달라져 있다(연해지고 얇은 느낌). 이런 시진(視診)과 촉진(觸診) 소견 만으로 남성형 탈모를 진단할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별도의 혈액검사는 필요하지 않다.
가장 공인된 치료제 성분은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이다. ‘프로페시아’라는 상품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보다트도 프로페시아에 견줄만큼 유명한 제품이지만, 의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해서 탈모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지는 못했다. 단 두 개의 약품 만이 미 FDA 승인을 받았는데, 먹는 약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Minoxidil)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 두 가지 약을 두고 비교해보면, 단독 사용시 피나스테리드가 효능 면에서 더 우수했다. 각각 65명, 99명, 100명 대상 연구에서 밝혀진 바이다. 대형 임상실험이 아니어서 한계는 있지만, NEJM 같은 유수 의학 학회지를 통해 검증된 사실이라 믿어도 좋다.
▶ Treatment of hair loss. / N Engl J Med. 1999;341(13):964.
피나스테리드 1mg 하루 한번(프로페시아정 하루 1회)으로 치료 받은 군이 안 받은 군에 비해 6~12개월 후 모발 갯수 측정에서 평균 9%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2년의 치료 결과, 치료 군이 24% 더 높았다. 즉 6개월 정도만 써도 모발 밀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계속 써서 2년이 되면 1/4 정도의 모발 갯수 증가 효과가 있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만 18세에서 41세 사이의 젊은 나이에 복용을 시작한 군이 41세에서 60세까지의 나이들어서 시작한 군에 비해 탈모 치료 효과가 더 좋았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이 두드러지므로, 가족적으로 남성형 탈모 현상이 있다면 더더욱 20대 초반 ~ 30대 후반 정도 일찍 탈모 약제 복용을 고려하면 좋다.
탈모치료제는 계속 먹어야 효과가 지속된다. 약제를 끊는다면 모발 성장 효과는 6~9개월 후 소실된다. 그렇다면 탈모 방지를 위해서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탈모치료제와 전립선비대 치료제는 성분이 동일하고 용량만 달라서 부가 효과를 생각하며 평생 복용하는 중장년층 분도 많다.
그렇게 오래 먹을 거라면 약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장 흔한 사례는 남성호르몬 감소와 관련된 발기부전, 성욕감퇴, 사정장애 등이다. 3570명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5%가 경험한 걸로 나왔다. 삼 천명 이상이 참가한 큰 임상실험이었고, NEJM 논문이라 믿을 만한 데이터이다. 부작용은 영구적이지 않았고, 약 복용 중단시 대부분 소실되는 걸로 나타났다.
1. 믿을 만한 의학 연구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탈모치료제로 공인된 약제는 ‘프로페시아'(성분명 Finasteride) 이다.
2. 프로페시아는 미국 FDA가 탈모치료제로 승인한 두 가지 약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다른 하나는 Minoxidil).
3. 탈모치료는 이른 나이에 시작하면 효과가 더 좋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경향이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 치료에 더 신경써야 한다.
4.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 복용 후 성기능 관련 부작용 빈도는 1.5%, 즉 100명당 1~2명 정도이다.
5. 부작용은 영구적이지 않고, 약을 끊으면 소실된다.
6. 탈모치료제는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복용해야 한다. 약을 끊으면 6~9개월 후에 모발 재생 효과가 사라진다.
▶ 주요 내용 참고처
Patient education: Hair loss in men and women (androgenetic alopecia) (Beyond the Basics)
Authors: Beth G Goldstein, MD / Adam O Goldstein, MD, MPH
Androgenetic alopecia in men: Pathogenesis, clinical features, and diagnosis
Authors: Jeff Donovan, MD, PhD / Beth G Goldstein, MD / Adam O Goldstein, MD, MPH
Treatment of androgenetic alopecia in men
Authors: Jeff Donovan, MD, PhD / Beth G Goldstein, MD / Adam O Goldstein, MD, M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