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가 스스로 죽는 이유 – 융의 영혼의 지도

 
18년 전,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항공기 테러 사건을 텔레비전 뉴스로 보았었다. 화면은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중 하나의 고층 부분이 비행기 추돌로 인해 부셔져, 연기를 내며 타고 있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윽고 방송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각도로부터 또 다른 비행기가 아주 빠르게 날아왔다. 그 물체는 거대한 빨간 섬광을 만들면서 다른 쪽 빌딩과 부딪혀 터졌다. 항공기 납치와 자살 비행을 감행했던 테러리스트들은 비행기 승객과 함께 모두 죽었다.

사건 당시 나는 대학생 후반기였고, 졸업 후 진로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국가고시도 준비해야 하고, 군 대체 복무도, 직장 생활을 위해 뭘 배우고 익힐지도 정해야 했다. 그런데 다른 쪽 세계에서는 비행기 납치를 위해 무슨 흉기를 준비해야 하고, 승무원들은 어떻게 제압하고, 비행기는 어떻게 몰고, 목표 건물과 부딪힐 때는 항공기 각도를 어떻게 해야 충격파가 큰지를 연구하는 일군이 있었다.

나중에 깨달은 바는, 개인이 혼자 한다면 시작하지도 않고, 진행되지도 않을 엄청나게 황당한 일들이 어떤 엄청난 집단(주로 이상한 쪽으로) 속에 들어가면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된다는 점이었다.

대학생이 미래를 위해 자격증을 따고 열심히 공부하는 건 좋은 기업에 들어가 이름을 높이고(돈과 명성), 좋은 이성을 만나 가정을 꾸리기(사랑) 위해서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테러리스트들은 돈, 명성, 사랑은 커녕 자기 몸이 산채로 불에 타 숯이 되었다가 폭발과 함께 가루가 되는 미래를 위해 면밀히 준비를 했다. 죽으면 모든 게 끝나지만, 이들은 끝나지 않는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카를 구스타프 융(1875년~1961년)은 스위스의 정신의학자로 분석심리학(Analytical Psychology)의 창시자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매일 같이 쓰이는 ‘콤플렉스’ 라는 개념을 도입한 걸로 유명하고, 인간 성격 유형을 체계화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검사의 이론을 제공한 걸로도 유명하다.

융은 종교와 신화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는데, 기독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결국 종교적인 순교자 혹은 테러리스트들이 왜 자발적으로 죽는 지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내놓았다. ‘집단 무의식’ 개념이 그것이다.

그는 인간의 ‘자아’가 생명을 가진 한 개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류가 공유하는 집단 무의식이라는 더 넓은 정신 세계와 소통한다고 보았다. 무당 접신이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악령 빙의 같은 현상과 비슷하다. 그런 소통 부위 중에 이상한 세계도 있는 것이다.

…무의식이 더는 정신이 아닌 곳에 도달하며 비정신적 영역, 즉 정신을 넘어 존재하는 ‘세계’로 확산된다고 보았다. 적어도 어느 정도는 이 비정신적 세계가 무의식 안에 있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위대한 미스터리의 경계선들인 정신 밖의 지각, 동시성, 몸의 기적적 치유 등에 접근하게 된다. – <융의 영혼의 지도> p42​

융의 이론에 따르면 집단 무의식은 ‘원형’ 과 ‘본능’ 의 결합이다. 본능이야 개인이 매일 느끼고 소비하는 익숙한 힘이지만, 원형이라는 개념은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원형(archetype)은 개인이 아닌, 어떤 엄청난 집단(주로 나쁜 쪽으로)의 무의식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자아는 원형적 이미지와 직면할 때, 그 이미지에 깊이 빠져들고 압도되어 저항하고 싶은 마음조차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 경험은 매우 풍부하고 의미가 깊기 때문이다. 원형적 이미지와 에너지의 동일화를 통해 융은 자아 팽창, 심지어는 정신이상에 대한 정의를 내리게 된다. 예를 들어 카리스마적 지도자는 강력한 말로 사람들을 확신시키고 선동하여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데, 이러한 가르침은 갑자기 감화된 사람들이나 참 신자들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다. 삶 자체는 깃발과 십자가 같은 이미지, 그리고 민족주의, 애국심, 종교나 나라에 대한 충절을 위해 희생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사회 개혁 운동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합리적이거나 비현실적인 것들에 노력을 기울였다. 왜냐하면 이러한 참여자들은 “이 일은 내 삶에 깊은 의미를 준다! 이것은 내가 한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미지와 관념은 자아에 강력한 동기부여를 해주며 가치와 의미를 생성한다. 인식은 빈번히 본능을 압도하고 주도한다. – <융의 영혼의 지도> p149

신을 위해 죽는다는 원형은 무슬림 테러리스트에게 삶의 본능 보다 강한 만족감을 주는 것 같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분명 그렇게 설명될 수 있다. 오늘 날에도 비슷한 집단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자살 테러 공격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으니까. 그런 강렬한 정신적 힘이 ‘돈’ ‘명성’ ‘사랑’ 같은 가치도 우습게 보일 정도로 한 인간의 정신을 주조했다. 그리고 자살과 살인의 미학으로의 통로가 되었다.
 

헤르만 헤세 모든 시작은 신비롭다 – 알로이스 프린츠 作

 
<데미안>에서 헤르만 헤세는 주인공 꼬마 에밀 싱클레어의 입을 빌어서 세상을 둘로 나눈다. 하나는 선함과 밝음으로 대표되는 부모님, 학교 선생님, 수도원 목사님의 세계. 다른 하나는 미지의 영역이어서 두렵지만, 흥분과 쾌락을 동반한 악마의 세계였다.

먹고 싶은 거 먹고(술 포함), 남녀의 교접에 죄책감이 없고, 공부할 의무도 없는 세계였다. 싱클레어를 괴롭히는 프란츠 크로머라는 무서운 동네 형, 하녀 하인들, 도시의 극빈층 사람들이 속해 있었다.

‘두 세계’ 구분은 간명하고 재미있었다. 이는 헤세가 살면서 겪은 내면 투쟁의 두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마음 속 싸움이 없다면 괴로움도 없고, 생각도 더 단순해져서 좋을 테지만… 헤세는 반대로 그 투쟁 속에서 평생 살았고, 한 때는 망가져서 정신병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결과로 인간의 마음에 대한 예지(叡智)를 가지게 되었다.

<헤르만 헤세 모든 시작은 신비롭다> 책은 헤세의 전 생애를 그의 작품과 더불어 보여준다. 양극의 투쟁이 없던 순수한 아기 시절부터 책의 서술은 시작한다. 아래는 어머니 ‘마리 헤세’의 회고 장면이다.

…태어난 지 18일이 지난 뒤 마리 헤세는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1877년 7월 2일 월요일. 힘겨운 낮이 지나갔다. 은혜로운 하나님은 저녁 6시 반에 간절히 바라던 아기, 우리 헤르만을 주셨다. 정말 크고 무겁고 예쁜 아기를 주셨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배가 고프다며 보챘고, 맑고 푸른 시선을 밝은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혼자 힘으로 빛을 향해 머리를 돌렸다. 건강하고 힘센, 진짜 멋진 사내아이였다. – p29

푸른 눈의 크고 예쁜 아기를 낳은 여인의 기쁨이 잘 그려져 있다.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사랑에 충만해 있긴 했지만, 경건하고 기독교적인 집안의 전통에 따라 아이를 훈육하려 했다. 즉 따뜻한 사랑만 줄 수는 없었다. 여기서 헤세의 첫 번째 투쟁 대상이 정해져 버린다. 그는 기독교 사상이 뭔가 좋은 것이라는 걸 알았지만, 마음으로 살갑게 느낄 수는 없었다.

경건주의는 세속화 경향에 맞서, 기독교 신앙을 보존하고 “살아 숨쉬는 신앙”을 지키려고 했다. 이러한 생명력을 결정하는 것은 교리나 교회가 아니라 개인의 감동이었다. 개인적으로 신앙을 체험하는 사람은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종교적 체험은 한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정해져 있는 경건주의적인 세계상에 주관적으로 자신을 적응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현세적인 세계와 신적인 피안 사이의 날카로운 대립이 이 세계상을 지배했다. 피안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적인 삶은 방황과 유혹의 장소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은 “여자의 속성을 띠는 현세”의 유혹들에 맞서야 했다. 그러한 사람은 보다 나은 내세를 기대하는 종교적인 기쁨을 간직한 채, 불평 없이 일상의 수고와 고통을 받아들여야 했다. – 34p

헤세는 세상의 지배적인 이념인 ‘기독교 신앙’에 감동을 받을 수가 없었다. 반면 “여자의 속성을 띠는 현세”에는 많은 감동을 받고 만다. 이 감동은 그를 주류 사회의 안전한 입신 경로에서 그를 이탈 시킨다.

지금으로 치면 종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외국어 고등학교라고 할 수 있는 마울브론 수도원 학교(Maulbronn Monastery School)에 입학했는데, 학생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건한 우등생 집단에 들어간 것이다. 헤세는 학교의 엄격한 사상 교육에 괴로워하다가 나중에는 무단 도주하고 만다. 이틀간 수도원 근처 마을의 들판을 떠돌고 나서 다시 잡혀 들어온다. 학교에서 조기 방학을 시켜주어서 집으로 돌아왔고, 본격적인 정신병 유사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4주의 방학 뒤에 헤르만은 다시 마울브론으로 보내졌다. 그의 화상은 완쾌되었다. 하지만 극심한 두통이 다시 그를 괴롭했다. 이제 그는 편지 속에서 부모님을 ‘당신들’ 이라고 불렀다. 예전 친구들과의 사귐은 금지되어 있었다. 심지어 몇몇 친구들은 그를 두려워했으며, “정신병에 걸린” 것으로 간주했다. 헤르만이 옆 침대를 쓰는 친구 오토 하르트만을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하자 그들은 헤르만이 정말 정신병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그 일로 친구의 아버지 하르트만 교수가 헤세 가족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정신과 의사’ 에게 헤르만을 진찰시켜보라고 충고했다. – 74p

기숙사 옆 침대 학생에게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하고, 부모님을 ‘당신들’ 이라고 부르고, 정신과 진찰을 권유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헤르만 헤세 타락과 방황의 시초에 불과했다. 몇 차례의 정신병원 감금 생활과, 첫사랑에게 차임, 권총 자살 시도가 쭉 이어진다. 다음 글에서 이어서 하도록 하겠다.
 

얼굴의 수많은 편평사마귀 제거 – 사마귀 감별과 예방법, CO2 레이저 이용 실제

 
나이 들어서 얼굴에 튀어나오게 자란 피부병은 검버섯(Solar lentigines)도 있고 비립종(Milium)도 있고 편평사마귀(Flat wart)도 있다.

이들 중 편평사마귀가 가장 골치아픈 질환이라 할 수 있다. HPV(Human papillomavirus)라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손가락으로 긁다가 주위 피부로 번지기도 하고, 제거 후 재발도 잘 하기 때문이다(바이러스가 피부 속에 남아 있다가 다시 번식해서 커짐).

그러니 편평사마귀 모양을 잘 파악하고, 아직 몇 개 없을 때 빨리 없애는 게 낫다. 검버섯은 선블록 크림 매일 잘 바르면 예방이 되고, 비립종도 잦은 피부 마찰이 없다면 수가 그대로지만, 평편사마귀는 놔두면 보통 계속 늘어난다.
 



★ 평편사마귀 감별하는 법

 

출처 (좌) noskinproblem.com (우) plasticsurgerykey.com


 

상기 사진을 살펴보자. 좌측은 남성의 턱 부위에 다발로 발생한 편평사마귀를 보여준다. 면도를 매일, 좀 험하게 하면 저렇게 번지는 편이다.

우측 사진은 편평사마귀를 확대해서 본 것이다. 표면이 우둘투둘하게 (마치 브로콜리처럼) 솟아 있는게 특징이다. 색상은 살색이나 붉은빛 도는 것도 있지만, 연한 갈색인 경우도 많다.

사마귀와 비립종, 한관종 등과의 감별은 아래 링크 글에 사진과 설명이 나와 있으니 참고 바란다.

피부 사마귀 진단과 치료 –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편평사마귀


 



★ 편평사마귀 치료, 시술 동영상

얼굴 사마귀를 손으로 짜서 없애려는 시도나, 비누칠로 깨끗히 씻어 없애려는 시도 둘 다 아주 안 좋다. 사마귀를 만드는 바이러스는 손으로 짜도 안 죽고, 비누 성분에도 안 죽기 때문이다.

피부 마찰을 최소화하며 두었다가 CO2 레이저나 어븀레이저 기계를 이용해 없애는게 최선이다.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이마 편평사마귀 제거 시술 동영상을 올려 두었다.

 
레이저를 이용해서 튀어 나온 사마귀를 소작(cauterization)한다. 이후 보릭솜으로 소독 후 재생테이프를 하나하나 붙여 주면(동영상 1:20초 부터) 시술이 끝난다.
 

컬러 레이저 프린터 드럼 교체 – 인쇄물 글자 뭉개져 나올 때

 
2년 전,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네이버 중고나라에서 구매 했었다. 후지제록스 CM305 df 모델이었는데 성인 남성이 두 팔로 간신히 들 수 있을 정도 크기에다, 신품 가격이 50만원을 넘는 괴물 같은 복합기였다. 인쇄 해상도는 600dpi (참고로 아이폰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326dpi), 랜선으로 연결하면 네트워크 프린터로 쓸 수 있고, 팩스/복사기/스캐너 기능이 있었다.

겉모양 깨끗한 중고를 15만원에 사고 기쁜 마음이 들었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왜 그렇게 쌌는지 알 것 같다. 프린터 드럼을 새걸로 갈려면 가격이 16만 5천원이나 되니까.

컬러나 흑백 레이저 프린터 공통으로 가장 중요한 소모품은 토너와 드럼이다. 토너는 색깔 파우더가 차있는 통이다. 드럼은 그 파우더를 인쇄 종이 위에 일정 모양으로 배열시킨 다음 압력과 열로 찍어 주는 부품이라 생각하면 된다.

흑백 프린터는 토너 종류가 하나(검은색)이고, 드럼도 작고 간단하게 생겼다. 하지만 컬러 프린터는 토너가 네 종류(CYMK)나 되고, 드럼도 정말 거대하다. 아래 사진을 보자.

 

 



★ 레이저 프린터 드럼 교체 시점, 주의점

토너에 문제가 있으면 해당 색상의 글자가 흐려지는 느낌인데, 드럼이 이상하면 종이 전체 프린트가 뭉개져서 나온다. 아래 사진을 참조하자.
 

(좌) 드럼 교체 전 (우) 드럼 교체 후

드럼을 바꾸기 전과 후의 인쇄 품질을 비교한 것이다. 똑같은 문서를 인쇄했는데, 차이가 저 정도이다.

드럼 유니트를 교체하는 방법은 자신의 프린터 모델명을 구글 검색하면 PDF 매뉴얼이 나오니 참고해서 진행하면 된다. 가장 주의할 점은 차광된 실내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도리코, 브라더, OKI 등 프린터 제품 매뉴얼에는 공통적으로, 드럼 교체시 직사광선이나 실내 조명에 5~10분 이상 노출되면 안 된다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그래서 창문이 없는 방에 프린터를 놓고, 약한 간접 조명등만 켜놓고 작업을 했더니 문제 없이 끝낼 수 있었다.
 

남성 탈모 치료제 – 가임기 여성 접촉 시 태아 기형 가능성 연구

 
국내나 세계 시장 공통으로 남성형 탈모치료제 시장의 최강자는 머크(MSD)사의 <프로페시아> 혹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의 <아보다트> 연질캡슐이다.

둘 다 5α-Reductase inhibitor(이하 5-ARIs) 계열 약제이다. 5-ARIs는 남성호르몬(Testosterone)이 더 강한 효능을 가진 형태인 Dihydrotestosterone(DHT)으로 변환되는 걸 막는다. 그래서 남성호르몬 관련 질병인 ‘남성형탈모’나 ‘전립선비대증’이 완화될 수 있다.

탈모전용치료제 <프로페시아>와 똑같은 성분이지만, 용량만 5배인 <프로스카>는 전립선비대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남성탈모치료동호회 등 정보가 풍부한 곳에는 프로스카정을 건강보험으로 처방 받은 후 5등분해서 하루에 한 조각 씩 복용하는 ‘비기’가 잘 알려져 있다(같은 제약회사의 같은 성분 약이라 그렇게 해도 효능 차이가 없음).

프로페시아나 프로스카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임신 중 여성은 복용 금기로 되어 있다. 5-ARIs 성분이 남성 태아의 외음부 기관에 기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아래 링크의 FDA 공식 배포 문건 참조).
https://www.accessdata.fda.gov/drugsatfda_docs/label/2011/020788Orig1s022lbl.pdf

그렇다면 임신 중이거나, 임신 시도를 하고 있는 여성의 남편이 탈모치료제나 전립선비대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성의 피부에 알약이 접촉된 경우 성분이 흡수 될 수 있고, 남자의 정액에도 미량의 약 성분이 검출되므로 성접촉으로 인한 성분 전달과 태아기형유발 가능성도 이론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립선비대치료약인 프로스카를 5등분해서 탈모치료제로 쓰는 경우도 약 가루가 날림으로서 가임기 여성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 아래 조선일보 기사를 참조해보자.

탈모약 비싸서… 전립선비대증약 쪼개 먹다간 큰일

이 기사를 읽고나서 간접적인 접촉으로 프로스카/프로페시아 약이 태아 기형을 어느정도 유발할 수 있는지 관련 논문을 찾아보았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해로울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 생식기 기형인 사람 아기가 태어난 관련 사례는 없었고, 쥐(rat)와 붉은털 원숭이(rhesus monkey)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서만 가능성이 판명된 정도이다.

Finasteride – FDA prescribing information, side effects and uses by www.drugs.com

상기 링크는 약제 정보 인터넷 사이트 중 데이터베이스 양과 방문자 수에서 세계 최대인 Drugs.com 의 Finasteride(프로스카/프로페시아 약의 성분명) 설명 페이지이다. 관련 연구 논문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임신한 암컷 쥐에게 고농도의 Finasteride를 투여했더니, 태아 쥐에서 수컷 성기의 발달 장애가 보였다. 하지만, 임신한 암컷 쥐는 Finasteride를 투여받지 않고, 수컷 쥐는 고용량을 투여받은 경우(즉 탈모치료제/전립선비대 치료제를 복용하는 남성의 임신한 배우자에 대한 위험 예시)는 아무런 선천기형이 발생하지 않았다.

붉은털 원숭이 실험의 경우, 임신한 암컷 원숭이에 대한 Finasteride 정맥 투여에서는 원숭이 수컷 태아의 성기 기형이 발견되지 않았고, Finasteride 경구 투여에서는 성기 기형이 발견되었다.

결국 믿을 만한 정식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1.탈모치료제에 대한 피부 접촉 2.탈모치료제 가루 날림 흡입 3.탈모치료제 복용 중인 남자와의 성접촉 등 세 가지 경우에서 태아기형 유발 위험은 경미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Drugs.com 페이지에도 씌여 있듯이, 만일 임산부(특히 남아를 임신한 임산부의 경우)가 실수로 Finasteride 성분의 탈모치료제/전립선비대치료제와 접촉하게 된 경우 즉각 해당 부위를 물과 비누로 씻는 게 권고된다. 건강한 태아를 위해서 작은 위험이라도 무릅쓰지 않는 게 좋기 때문이다.
(drugs.com 원문 – If a pregnant woman comes in contact with crushed or broken Finasteride tablets USP, the contact area should be washed immediately with soap and water.)
 

입술 필러 자세한 설명 – 가능한 부작용 및 유지기간, 시술 동영상

 
입술 필러는 적당히 볼륨감 있는(도톰한) 입술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 한다. 입술을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얇게 만들고 싶다면 필러는 그 정반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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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작용 가능성

입술 필러도 다른 필러와 마찬가지로 부작용에 주의하는 게 최우선이다. 입술 안 쪽과 주변에는 다행히 큰 동맥이 없어서, 코 필러처럼 실명 같은 치명적 부작용이 발생 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입술이 퉁퉁 붓고 멍이 드는 부작용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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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좌) Pinterest (우) semanticschola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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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사진은 입술 주변의 동맥(artery) 주행을 보여준다. 이런 동맥을 필러 주사기로 정통으로 찌르고, 끈적한 젤리 형태의 필러를 주입하게 되면 혈액 공급 차단으로 인한 피부 괴사가 생길 수 있다. 동맥혈 유출로 인한 피하혈종(피부 밑에 피가 고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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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 필러 시술 기법

 

출처 ResearchGate.net


 

혈관 관련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입술 필러 시술시에는 상기 그림과 같은 기법을 이용한다. 입술과 피부 경계(vermilion border)를 따라서 주사 바늘을 삽입하고 천천히 역행하면서 필러를 주입한다(하얀 굵은 선).

입술에 고르게 볼륨을 주기 위해서는 주사 포인트를 5~6 군데 잡고 소량씩 필러를 주입한다(microdroplet technique, 햐얀 점들). 입술 안에는 연조직(피부나 근육 같은 말랑말랑한 조직) 밖에 없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주사하면 덩어리가 질 수 있다.
 



★ 입술 부위에 추천되는 필러 제품 – 쥬비덤 or 레스틸렌

입술은 필러 제품의 성상과 품질에 많이 영향을 받는 부위이다.

​매일 말을 하고 식사를 하느라 입술은 계속 움직이는데, 그러면서 분해대사가 촉진된다. 그래서 점성이 강하면서 주입감이 뛰어난 레스틸렌(Restylane)이나 쥬비덤(Juvederm) 같은 외산 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쓰인다. 그중에서도 쥬비덤 볼벨라(Volbella)는 입술 필러에 특화된 제형이다.

비특화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2주일 정도만에 필러 볼륨이 다 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최대 12개월 정도 유지된다.
 

앨러간사 쥬비덤 볼벨라 제품. 단품 구매시 도매가가 주사기 1개당 20만원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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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 필러 시술의 실제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입술 필러 시술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두었다.
 

상부 입술의 볼륨감이 적은 편이고, 하부 입술은 좌우 비대칭이 있다. 필러 시술로 교정되었다(동영상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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