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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알고 먹기 – 부작용, 건강보험 기준, 최대 처방 가능 일자

 
미국의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는 1962년 8월 5일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운의 남매 가수로 불렸던 장덕씨가 1990년 2월 4일 28세의 나이에 수면제와 기관지확장제의 병용 복용으로 사망했다. 필자도 병원 응급실에서 일할 때나, 공중보건의로 시골 보건지소에 있을 때 자살하려고 수면제 많이 먹고 실려오신 분들을 본적이 있었다.
 
수면제에 중독되었거나, 자살하려는 사람은 가족과 친구를 동원해서 여러 병원에 보내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처방을 받아오게 한다. 그리곤 약국에서 약을 다 사고, 자신이 그걸 다 먹어 버린다. 이렇게 해도 죽음에 이르는 경우는 드문데, 치사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히 처방되는 졸피뎀의 치사량은 2000mg 즉 2g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10mg 짜리 알약 200개를 먹어야 죽을 수 있는 것이다.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죽었던 유명인의 경우 다른 약제나 별도의 건강 문제가 복합되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 마릴린 먼로의 경우 현재 수면제로 거의 쓰지 않는 바비튜레이트(barbiturate) 과량 복용이었고, 장덕씨의 경우 수면제 이외에 다른 두 종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한 경우였다.

https://prescription-drug.addictionblog.org/ambien-overdose-how-much-amount-of-ambien-to-od/

 
수면제는 향정신성 약품이 많고, 주의해야 할 사항도 많다. 하지만 단기간만 제대로 복용하면 말끔한 잠과 개운한 주간 생활으로 보답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처방되는 수면제의 종류와 주의점을 정리해 보았다.


 

1. 스틸녹스 (사노피-아벤티스)

· 약 성분명은 졸피뎀(Zolpidem) 이다. 같은 졸피뎀 성분의 약을 여러 제약회사에서 다른 이름(약 상품명)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한독약품 유통의 <스틸녹스>, 한미약품의 <졸피드> 등이 대표약이다.
· 의존성, 내성, 금단증상이 적게 나타난다. 작용시간(반감기)이 짧아서, 잠에서 깨고 나서 졸린 부작용도 적은 편이다.
· 연예인이나 유명 운동선수가 의사 처방 없이 졸피뎀을 구해서 먹고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 보도된 적이 있다. 마치 심각한 마약인 것처럼 비춰졌지만, 그렇게 중독성이 있지는 않고, ‘의존성’은 생길 수 있다. 술 하고 같이 복용하는 습관이 생기면 더 문제가 된다. 그래서 필요할 때만 단기간(4주 이내) 쓰고 서서히 끊는 게 권장된다.
· 건강보험상 1회 최대 처방 가능 일자는 28일이다(한번에 28개의 알약을 탈 수 있고, 타고 나서 28일이 지나지 않으면 보험 처방을 받지 못함).
·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은 복용 금기
· 비(非)벤조디아제핀 계통


 

2. 할시온 (화이자)

· 약 성분명은 트리아졸람(Triazolam) 이다. 항불안제로 쓰이는 벤조디아제핀 계통약이다.
· 비벤조디아제핀 계의 스틸녹스에 비해 의존성 부작용이 더하다.
· 먹으면 멍 하게 기분 좋은 부작용이 강하다는 의미.
· 18세 이하 소아에서 사용 불가.
· 건강보험상 1회 최대 처방 가능 일자는 21일이다(한번에 21개의 알약 처방 가능).


 

3. 트리티코정 (국제약품)

· 성분명은 트라조돈(Trazodone) 으로,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TCA)계통이다.
· 항우울제이지만, TCA는 야뇨증, 신경통, 과민성장증후군 치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우울증이 없는 불면증 환자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 스틸녹스나 할시온에 비해 의존성 부작용이 덜하다. 대신 어지럼증, 입마름, 소변이 잘 안나오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항콜린 작용).
· 남성에서 지속적이고 통증을 유발하는 발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priapism). 다행히 사례는 드문 편이고, 복용 첫 달에 더 흔하다.
· 가장 자주쓰는 수면제인 스틸녹스가 효과가 없는 경우 대용으로 처방하는 편. 스틸녹스정10mg 1정을 복용해도 중간에 잠을 깨고 꿈도 많이 꾸는 경우, 트리티코정으로 바꾸면 그런 현상이 줄어든다.
· 18세 이하 소아에서 사용 불가.
· 오래된 약이라 가격이 저렴하다.


 

 

4. 서카딘서방정 (건일제약)

· 성분명은 멜라토닌(Melatonin)으로, 수면에 관여하는 인체 호르몬 성분이다.
· 향정신성 약품이 아니라 의존성, 내성, 금단증상 같은 부작용에서 가장 자유롭다. 하지만 향정신성 수면제에 비해 효과 강도가 약하고, 효과 발현 시간도 느리다. 저녁 식사 후 복용하면 밤에 잠이 자연스럽게 오는 정도.
· 두통, 어지럼증, 피로 등 가벼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 미국에서는 약국이나 건강기능식품 코너에서 구할 수 있는 약이라, 유학갔다 돌아오신 분들이 많이 찾는 편.
· 만55세 이상 장노년층 불면증 치료에서 국내 식약처 사용허가를 받음. 젊은 사람은 멜라토닌 분비 이상이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
·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약이라 가격이 비싸다. 1알에 천 원 정도이고,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가능한 전문의약품이다.
· 1회 최대 처방 가능 기간은 13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