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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도중 복용 가능한 감기약과 위장약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현대 의학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온 약이다. 1957년 서독(West Germany)에서 안정제로 처음 개발되었고, 임산부의 입덧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약국약(over-the-counter drug; 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으로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약이 시판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서독에서만 5천 명에서 7천 명가량의 사지 기형(malformation of the limbs) 아기가 태어났다. 이들 중 60%는 영유아기에 사망했고, 나머지 40%는 생존했다. 아래 사진은 탈리도마이드 피해 생존자들이 수영장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임신 중 첫 번째 12주(first trimester)는 태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로, 알코올이나 약물, 임산부의 질병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도 복용이 가능한 약제를 미리 알아두면 좋다.


 

★ 임부 투여 안전성 (pregnancy category, 태아 위험도 분류)

카테고리 A, B, C, D가 있고 카테고리 X도 있다. 임산부가 어떤 약물을 복용했을 때 태아에게 미치는 위험의 정도를 등급화 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79년 처음 제정했다.
 
카테고리 A : 신뢰할 수 있는 임상 의학 연구(약을 복용한 사람이 연구의 대상이 됨)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성이 발견되지 않은 약들을 가리킨다. 씬지로이드(Levotyroxine)와 엽산(folic acid) 제제 같은 소수의 약들만 포함되어 있다.
 
카테고리 B : 신뢰할 수 있는 동물 실험 연구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성이 발견되지 않은 약들을 가리킨다. 산모를 임상 연구 대상으로 참여시키는 건 어려우므로, 임신 중 복용이 허가된 대부분의 감기/위장 약은 이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카테고리 C, D, X는 평범한 건강 상태의 임산부의 경우 복용할 일이 없는, 임상/동물 의학 연구에서 태아 독성이 발견된 약들을 포함한다.
 
참고로 미국 FDA는 2015년 새로운 임부 투여 안정성 기준 – The Pregnancy and Lactation Labeling Final Rule (PLLR) – 이란 걸 만들었다. 영문 구글 검색에 능숙하다면 유용하게 살펴볼 수 있지만, 아직 의학계에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감기약과 위장약

· 타이레놀 (Acetaminophen) – 해열진통제이고 카테고리 B에 속한다. 진통제로 많이 쓰이는 아스피린은 카테고리 D라서 임산부에겐 거의 쓰이지 않고, 이부프로펜(=애드빌)의 경우도 임신 3기 때는 카테고리 D에 속하기 때문에(1기 2기 때는 카테고리 C), 흔히 쓰이지 않는다.
· 액티피드 (Pseudoephedrine) – 콧물/코막힘에 쓰이고 카테고리 B에 속함.
· 지르텍(Cetirizine) / 클라리틴(Loratadine) – 두 약 모두 항히스타민제로 콧물 방지에 쓰인다. 카테고리 B.
· 잔탁 (Ranitidine) – 속쓰림 증상에 쓰인다. 카테고리 B.
· 위염이나 설사에 처방되는 제산제 계통 약들(알마겔이나 스멕타 등)은 아직 태아 위험도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서 미분류 카테고리에 속한다.


 
▶ 주요 내용 참고 사이트
미국 가정의학회 – 임신 도중 복용 가능한 OTC 약
https://www.aafp.org/afp/2003/0615/p2517.html
Drugs 닷컴 – 임부 약물 안정성
https://www.drugs.com/pregnancy-categories.html
WebMD – 임신 도중 약 먹기
https://www.webmd.com/baby/guide/taking-medicine-during-pregnancy#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