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필러는 적당히 볼륨감 있는(도톰한) 입술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 한다. 입술을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얇게 만들고 싶다면 필러는 그 정반대가 된다.
입술 필러도 다른 필러와 마찬가지로 부작용에 주의하는 게 최우선이다. 입술 안 쪽과 주변에는 다행히 큰 동맥이 없어서, 코 필러처럼 실명 같은 치명적 부작용이 발생 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입술이 퉁퉁 붓고 멍이 드는 부작용은 가능하다.
상기 사진은 입술 주변의 동맥(artery) 주행을 보여준다. 이런 동맥을 필러 주사기로 정통으로 찌르고, 끈적한 젤리 형태의 필러를 주입하게 되면 혈액 공급 차단으로 인한 피부 괴사가 생길 수 있다. 동맥혈 유출로 인한 피하혈종(피부 밑에 피가 고임)도 가능하다.
혈관 관련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입술 필러 시술시에는 상기 그림과 같은 기법을 이용한다. 입술과 피부 경계(vermilion border)를 따라서 주사 바늘을 삽입하고 천천히 역행하면서 필러를 주입한다(하얀 굵은 선).
입술에 고르게 볼륨을 주기 위해서는 주사 포인트를 5~6 군데 잡고 소량씩 필러를 주입한다(microdroplet technique, 햐얀 점들). 입술 안에는 연조직(피부나 근육 같은 말랑말랑한 조직) 밖에 없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주사하면 덩어리가 질 수 있다.
입술은 필러 제품의 성상과 품질에 많이 영향을 받는 부위이다.
매일 말을 하고 식사를 하느라 입술은 계속 움직이는데, 그러면서 분해대사가 촉진된다. 그래서 점성이 강하면서 주입감이 뛰어난 레스틸렌(Restylane)이나 쥬비덤(Juvederm) 같은 외산 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쓰인다. 그중에서도 쥬비덤 볼벨라(Volbella)는 입술 필러에 특화된 제형이다.
비특화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2주일 정도만에 필러 볼륨이 다 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최대 12개월 정도 유지된다.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입술 필러 시술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두었다.
필러(filler)는 얼굴 주름이나 파인 흉터를 치료하는 물질이다. 보톡스(botox)가 피부 밑의 근육을 마비시켜서 주름을 평평하게 만든다면, 필러는 피부 밑을 채워서(fill) 주름을 완화시킨다.
필러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건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제품들이다. 갈더마(Galderma)사의 레스틸렌(Restylane), 앨러간(Allergan)사의 쥬비덤(Juvederm)이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로 유명하다.
히알루론산 이외의 필러로는 래디어스(Radiesse)나 아테콜(Artecoll), 스컬트라(Sculptra), 자가 지방(autologous fat) 등을 사용하는데, 일단 안정성과 경제성 면에서 단점이 있다. 필러 시술을 처음 받는다면, 먼저 히알루론산 필러를 경험해보고, 유지 기간 등에서 불만족이 생기면 그때 가서 다른 종류 필러를 고려해도 충분하다.
히알루론산 필러 시술 후 모양 유지 기간은 6~18개월 정도이다. 기간은 필러 제품 별로, 시술 받는 부위 별로, 그리고 환자 개인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레스틸렌/쥬비덤/벨로테로 같은 수입 제품이 유지 기간이 긴 편이고, 그 중에서도 레스틸렌 서브큐, 쥬비덤 볼루마 등이 유지기간 긴 특화 제형으로 출시되어 있다.
입술처럼 얼굴 표면에 있고, 자주 움직이는 부위에는 주입된 필러가 빨리 사라지고, 반대로 얼굴 뼈 가까이로 주사되고, 근육 움직임도 적은 광대뼈 아래, 팔자 주름 상부 등에는 필러가 오래 지속된다. 환자별 차이도 큰데, 생체 대사율이 제각각이어서 – 운동 해도 살이 잘 빠지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는 것처럼 – 그렇다.
필러 시술이 가장 인기 있는 부위는 코, 팔자주름, 이마 등이다. 아래 시술 사례 사진을 보면서 감을 잡아보자.
코 필러 시술 전후 사진이다. 코 끝의 매부리 모양이 교정되고, 미간의 콧대가 올라가서, 일자의 예쁜 모양이 되었다.
코 옆으로 깊이 파인 팔자주름이 필러 주입 후 도자기 처럼 매끈하게 변할 걸 볼 수 있다.
눈썹 위로 움푹 꺼진 이마 부위를 필러로 채우니 동안으로 변했고, 눈매도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졌다.
보톡스는 액체 제형이어서 엄청난 과량(평균 성인 체중 기준으로 치사량은 5000IU, 즉 보톡스 병 50개)을 주입해서 호흡근을 마비시키지 않는 한 치명적 부작용이 드물다.
반면 필러는 끈적한 젤리 형태여서, 혈관에 직통으로 들어간다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상기 사진은 히알루론산 필러를 맞고 코 부위 피부가 괴사된 모습을 보여준다. 필러가 혈관에 잘못 들어가 혈류를 막았거나, 너무 과량을 주입해서 주위 혈관을 눌러 버리면 저런 괴사가 올 수 있다.
필러 시술로 올 수 있는 가장 안 좋은 부작용은 실명인데, 안구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동맥에 필러가 실수로 들어가서 실명을 일으키는 것이다. 다행히 사례는 극히 드문 편이고, 아래 링크의 논문을 기준으로 보면, 전세계적으로 50건 정도가 보고되어 있는 걸로 되어있다.
이런 부작용을 피하는 방법은 첫 번째로 경험이 많은 숙련된 의사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모양 교정을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을 피하고, 리터치 시술(보통 처음 시술 1~2주일 후)을 통해 천천히 모양을 잡는 것이다.
수입산 필러 시술은 비싸고 국산 필러 시술은 싼 편인데, 필러 제품의 도매 가격 자체가 서너배 차이 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다. 따라서 싼 걸 비싸게 맞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느 클리닉의 어느 의사에게 맞느냐도 중요하지만, 먼저 시술 받는 필러의 제품명을 알아두는 게 좋다.
메이저 수입 제품은 <레스틸렌>, <쥬비덤> 등이고, 조금 마이너한 수입 제품으로 <퍼펙타>, <스타일에이지> 등이 있다. 국산 필러는 <뉴라미스>와 <이브아르>가 강자로 있고, <에피티크>, <벨라스트> 등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괜찮은 평가를 받는 제품들이다.
각 제품의 용량 별 가격은 미인하이 같은 뷰티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쉽게 검색해 볼 수 있다. 다만 미끼처럼 0.5cc 기준으로 싼 가격을 써놓는 곳도 많은데, 필러 제품 자체가 대부분 1cc 주사기(prefilled syringe)로 포장되어 있고, 한 사람 시술 용으로 개봉한 제품을 다른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 되므로 0.5cc 가격으로 시술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대부분 낭패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