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나 두피의 사마귀 검버섯은 정말 흔한 피부병이다. 노화 자외선 피부마찰 등 사람이면 피해 갈 수 없는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유명 할리우드 배우라도 얼굴에 난 걸 볼 수 있다. 아래 좌측 사진의 톰 행크스는 광대뼈 근처 피부에 검버섯을 가지고 있고 우측 사진의 이완 맥그리거는 이마 미간에 사마귀를 떡 하니 갖고 있다.
검버섯은 자외선 노출 등으로 인해 멜라닌 색소가 피부의 겉면인 표피에서 더 깊은 진피에 걸쳐 생성되어 나타난다. CO2 레이저로 제거를 해도 흐릿한 까만 자국이 남는 경우가 많다. 즉 완전 살색으로 만들기가 아주 어렵다.
피부 색소(Skin Pigmenation)를 보여주는 피부의 단면. 색소층이 진피(Dermis)까지 이어져 있다.
상기 사진의 좌측은 입가의 검버섯을 레이저를 제거하기 전이고, 우측은 후인데, 시술 후에도 색소가 옅게 남아 있는 걸 알 수 있다.
반면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감염으로 인해 생기는 사마귀(Wart)는 피부에 덧붙어 자라는 경우가 많아 제거가 쉬운 편이다.
금속 핀셋으로 잡아당기고 목 부위만 레이저로 태우면 툭 떨어진다. 목이나 줄기가 없는 평편한 사마귀도 CO2 레이저로 골고루 소작(cauterization)한 후 소독솜으로 닦으면 정상 바닥 피부를 남긴채 없어진다. 아래에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두피 사마귀 레이저 제거 장면을 올려두었다.
쥐젖 (skin tag; fibroepithelial polyp) 은 정상적인 피부 조직이 더 자라버린 것이다. 바이러스로 인한 병변인 사마귀와 달리 전염성이 없고, 암 같은 악성 질환과도 연관이 없다. 그래서 미용적 측면을 제외하면 해로운 게 없는 ‘쥐젖’ 이다.
제거를 위해서는 CO2 레이저를 쓰는데, 점이나 사마귀 빼는 데도 유용한, 피부과 뿐 아니라 동네의원에서도 잘 들여놓는 흔한 기계이다.
쥐젖은 목과 겨드랑이 부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발생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비만으로 살이 접히면, 피부 마찰이 심하면,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있으면, 임신 중엔 호르몬의 영향으로 더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CO2 레이저 기계 사용법은 의과대학 부속 병원에서 정규 수련 기간 동안 배우는 게 아니라, 일선 피부 클리닉으로 나온 뒤 도제식으로 습득하게 된다. 그러니 시술자 의사의 레이저 사용 경험이 풍부한 클리닉을 확인하고, 가격을 잘 협상한 후 시술을 받으면 된다.
쥐젖 제거는 순수한 미용 목적 시술이라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안 된다. 따라서 가격은 엿장수(의사) 맘이다. 예전에는 한 개 빼는데 보통 1만원이어서, 목에 있는 수많은 쥐젖을 다 없애면 40~50만원 비용이 소요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끼상품(?) 개념으로 한 개에 2천원이라든지 싸게 광고 하는 곳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래는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쥐젖 제거 시술의 사진과 동영상이다.
CO2 레이저 기계로 쥐젖을 하나하나 태워 없애는 거라 마취 크림 영향이 사라지면 통증이 잘 발생한다. 그래서 부루펜(Ibuprofen) 같은 소염진통제(NSAIDs)를 처방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먹으면 아픈게 싹 없어지는 걸 알 수 있다.
쥐젖을 녹인 여러 시술 부위는 듀오덤 같은 재생테이프를 붙이면 흉터 예방이 된다. 2~3일에 한 번씩 교환하며 붙여서 총 7~10일 이상 유지하는 게 권고된다. 상처가 잘 아문 후에도 보습크림(마트에서 흔히 파는 세타필 로션 같은)을 잘 바르고, 외출 시에는 선블록 크림을 도포해서 까맣게 피부 색소 침착되는 걸 막으면 좋다.
▶ 주요 내용 참고처
– UpToDate : Patient education: Skin tags (acrochordon) (The Basics)
– MedicalNewsToday https://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67317.php
사마귀(wart)는 사람 피부에 서식하는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다.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HPV) 혹은 <인유두종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이다.
인간 유두종바이러스는 DNA 유형에 따라 종류가 구분되는데, 그 수가 아주 많아서 무려 130여 종이나 된다.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아형은 HPV 16번과 18번이다.
성매매 애호 남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곤지름(브로콜리 모양의 생식기 사마귀)을 만드는 바이러스는 HPV 6번과 11번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아형은 단순하고 흔한 피부 사마귀 병변을 일으키는 편이다.
바이러스가 나쁜 점은 점염된다는 것이다. 악수하거나, 문 손잡이를 잡거나, 컴퓨터 키보드를 타이핑 하는 것 만으로 전염 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다행인 것은 인간의 면역력으로 대부분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자연 치유된 다는 점이다. 감염 후 70%가 1년 안에, 90%가 2년 안에 소실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아이들 손에는 어른보다 사마귀가 잘 자라는데, 면역력이 완성되지 않아 자연치유가 잘 안되어 그렇다.
사마귀는 다른 흔한 피부 질환과 헷갈릴 수 있는데, 먼저 얼굴에 나는 사마귀를 확인해 보고 비립종과 한관종을 비교해보자. 치료와 예후가 서로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마 헤어라인 부위나 입가, 빰 부위에 잘 생기는 살짝 갈색인 병변이다. 자세히 보면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모래 뿌려놓은 것처럼 자잘하게 우둘투둘하다. 원래 작은 사마귀 하나 였다가, 면도를 자주 하면서 주위로 퍼지기도 하고, 세안하면서 이마를 마구 씻어서 헤어라인을 따라 번지기도 한다.
땀샘 구멍이 막히고, 그 안에 케라틴 등 각질 조직이 쌓여서 작고 단단한 종기로 된 것이다. 땀샘은 저절로 막힐 수 있지만, 잦은 피부 마찰과 화상의 영향으로 막힐 수도 있다. 비립종은 바이러스와 상관이 없고, 따라서 전염도 되지 않는다. 치료는 CO2 레이저를 이용해서 태우기도 하고, 수술용 블레이드로 살짝 째고 압출기로 짜서 없애기도 한다.
중년 여성의 눈 주위에 흔하게 발생하는 살색의 작고 동그란 종기이다. 땀샘의 일부인 에크린관(한관;eccrine duct)이 과다증식 되면서 발생한다. 습진(eczema) 같은 만성 피부 염증이나 호르몬 변화 등이 에크린관 증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다. 비립종과 마찬가지로 전염성은 없다. CO2 레이저로 흔하게 치료하지만, 한 번 치료로 잘 안 없어지고 재발이 많은 편이다.
사마귀가 생겨서 얼굴이 지저분하게 되었다고, 손톱 끝으로 짜거나 박박 얼굴을 닦으면 사마귀는 더 악화된다. 여드름/피지낭종/비립종은 짜면 블랙헤드/피지/각질조직이 압출되면서 치유되지만, 사마귀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짜면 짤 수록 바이러스를 더 깊이, 멀리 피부에 이식하게 된다.
그래서 먼저는 얼굴 피부 병변이 사마귀인지 아닌지를 의사에게 확실히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고, 지나친 세안이나 스크럽, 거친 면도 등 안 좋은 습관을 삼가해야 한다. 모두 편평사마귀를 재발시키는 안 좋은 습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