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안 가고 추석 선물 양주 싸게 사기 – 남대문 수입 주류 상가, 온누리 지류 혹은 모바일 상품권 10% 할인 구매로

 
 
2023년 4월 1일부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신규 발행이 중단 되었었다. 비플제로페이 스마트폰 앱에서 10% 할인가로 상품권을 구매해서 전통시장(남대문 주류상가)에서 양주를 사던 길이 막힌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가지고 있던 구형 온누리 상품권 잔액을 환불했다. 원래는 모바일 상품권 구매 후 1주일 이내로만 전액 가능하지만 (구)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이 신형으로 바뀌면서 기존 구매분은 언제든 환불이 가능해졌다.
 
비플페이 기본 화면에서 좌측 상단 <온누리상품권>을 클릭하면 이어지는 온누리Pay 화면에서 우하단 <더보기> 클릭한다. 그러면 아래 좌측 사진의 창이 뜬다. ① <상품권 환불> 클릭 후, ② 중앙 사진의 <환불하기> 클릭. 그러면 우측 사진의 메세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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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1일부터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 발행 재개, 지류와 모바일 모두 10% 할인율 (한시 적용)

다섯달 넘게 막혀 있던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판매가 재개되었다.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 발행되는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를 월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고, 할인율 10%를 연말까지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https://www.mss.go.kr/common/board/Download.do?bcIdx=1021677&cbIdx=30&streFileNm=fdd384ff-d95f-417b-b376-d43132c67e9a.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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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류 온누리상품권(종이상품권)은 할인율을 5%에서 10%로, 할인구매 한도를 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한다고 했다. 기간은 9.21~9.29일까지로 명시했으니, 이 시기 이후에는 다시 기존의 5%로 돌아갈 것 같다. 결국 면세점 안 가고 양주를 5%할인이 아닌 10%할인으로 대량 구매하려면 시기를 잘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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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류 온누리상품권 구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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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전통시장통통> 사이트에 지류 상품권 구매처가 나와 있다(상기 사진). 현재 지류와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 모두 10% 할인 상태이다. 그러니 둘 중 편한 방법으로 상품권을 구매하면 된다. 하지만 대체로 상점들에서는 현금이체>지류상품권>모바일상품권 순서로 선호하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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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류 상회들이 대거 위치한 남대문시장 <대도종합상가>의 100미터 거리에 IBK 기업은행 남대문시장 지점이 있어서 방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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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창구에서 지류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미리 현금과 신분증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은행 계좌에 돈이 있다고 창구에서 바로 그걸 써서 상품권을 살 수는 없다. 일반창구 대기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더니 금방 차례가 왔다. 아래와 같은 전자 신청서를 작성하고 종이상품권과 할인 금액 거스름돈을 돌려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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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비플페이앱 구매법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비플페이’를 검색해서 내려 받는다. 간단한 본인인증과 회원가입을 마친 후 상품권 금액을 결제할 은행계좌를 등록한다.
 
① 비플페이 홈화면에서 우측 하단의 <더보기>를 클릭하고, 이어지는 화면에서 ② 우측 상단의 환경설정 톱니바퀴 아이콘 클릭, 그리고 ③ 계좌관리를 누른다(아래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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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아래 사진 좌에서 우로 순서대로 <계좌 추가>를 누르고 은행을 선택하고 ARS 인증을 받고 마친다. 여기까지 하면 비플페이앱에서 모바일 상품권을 살 준비가 다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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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홈화면에서 좌측 상단의 <온누리상품권> 탭을 누르면 온누리Pay 화면이 뜬다. ‘보유하신 상품권이 없습니다. 구매하시겠습니까’를 누르거나 그 아래 좌측 ‘구매하기’를 클릭해서 이동한다. 상품권 권종을 선택하면 되는데, 기본 10% 할인이 적용되는 걸 확인하자. 하단의 구매하기를 클릭 후 미리 설정한 거래승인번호 6자리를 입력하면 구매가 완료된다(아래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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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구매한 모바일 상품권은 온누리Pay 화면에서 ‘결제’ 버튼을 누르고 거래승인번호를 입력해서 쓸 수 있다. 필자는 대도종합상가 지하 1층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석진상회>에서 까뮈(Camus) 꼬냑 1병을 85,000원에, 발렌타인(Ballantine’s) 17년산을 1병 95,000원에 구매했다. 상품권 할인을 반영하면 면세점 가격과 비슷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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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주류 상가의 대표상품들 가격은 아래 링크의 구글 스프레드쉬트 파일을 참조하면 된다. 정부에서 소상공인 지원으로 시행하는 온누리 상품권 할인 행사가 성황리에 마쳐졌으면 좋겠다.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mZos-qRBEfH5Ud6vNdEKTUTVnGPdeZrvEj1H5oATzsA/edit?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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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PC에 윈도우11 우회 설치 – 2010년형 HP Z600 컴퓨터 32비트 윈도우7에 성공한 사례 자세한 설명

 
 
아직도 윈도우7은 제한된 목적 – 인터넷 검색과 문서작업, 가벼운 동영상 감상 – 에서 잘 쓸 수 있다. 하지만 32비트 윈도우7에서 빠른 속도는 요원하다. 윈7은 8보다도 무거운 운영체제라 램이 8기가는 되어야 쾌적하게 돌아간다. 그런데 32비트 윈7은 4기가 이상의 램을 인식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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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비트 윈도우 OS에서는 램을 10G 설치해도 4G 이상 사용 불가


 

필자는 2010년 출시된 HP Z600 Workstation(위 사진 좌측 참조)을 가지고 있었다. 매력적인 외관에 서버 컴퓨터에나 들어가는 인텔 제온 CPU와 ECC(Error correction code) 사양 RAM이 장착되어 있다. 하지만 32bit OS 덕분에 하드웨어 성능을 다 발휘 못하는데다(일상 작업을 해도 정말 느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7 지원도 벌써 2020년 1월 공식 종료 되었기 때문에, 원도우11 설치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맞닥뜨린 문제는 32비트 윈도우7은 OS상의 업그레이드(시작-설정-Windows 업데이트)를 이용해 윈도우11으로 올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https://answers.microsoft.com/en-us/windows/forum/all/cant-install-windows-10-on-windows-7-pc-because-of/57b2b8ef-2cfa-4d3d-a60d-5d8245de250d
 
 


 

★ 32비트 윈도우 7에서 Rufus로 윈도우 11 설치는 불가능, 10을 거쳐야만 함

반드시 운영체제 파티션을 포맷하고 새로 깨끗이 설치해야 한다(clean install). 그것도 바로 윈도우11으로는 못가고 먼저 10을 설치 한 후에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윈도우 10에서 윈도우 11으로 가는 것은 OS상에서 설치 디스크 이미지를 구동시키면 되서, 클린 인스톨 만큼 머리 아프지 않다.
 
32비트 윈도우7에서 윈도우 11으로 점프하는 건 불가능한데, ‘시스템 요구사항’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안 칩(security chip, TPM 2.0 이상)이 없고 하드웨어 사양이 낮은 컴퓨터는 Windows 11 설치 과정이 진행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구형 컴퓨터 메인보드의 Legacy 모드와, Legacy에서 구동되는 파티션 테이블(partition table)인 MBR이 문제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가장 범용한 클린 인스톨 툴인 Rufus로 구운 윈도우 11 USB를 사용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는다.
 

 
PC를 켜면 가장 먼저 작동하는 펌웨어(firmware)인 메인보드 바이오스에서 윈도우 11은 신형 UEFI 방식만 지원한다. 마찬가지로 OS 설치 디스크의 파티션도 구형 MBR이 아닌 UEFI에 대응하는 신형 GPT 방식만 지원한다.
 
윈도우 7이 기본 설치된 PC에는 Legacy mode BIOS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걸 메인보드 제조사 홈페이지로 가서 UEFI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알아봐야 한다. 그리고 운영체제가 설치될 디스크의 파티션을 미리 MBR에서 GPT로 바꾸어 놓는 방법도 소프트웨어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이 두 작업을 머리 아프게 할 필요는 없다. 32bit 윈도우7에 아무 제약 없이 깔리는 윈도우10을 먼저 클린 인스톨하면 UEFI나 GPT 관련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10은 돈 주고 구매하지 않아도 아래 링크의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디스크 이미지 파일(.ISO)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미지 파일을 공홈의 설명대로 USB 드라이브나 DVD에 구워서 설치디스크를 만들고, 바이오스(BIOS) 상에서 부팅 1순위를 SSD나 HDD로 하지 않고 USB나 DVD로 잡은 후 설치를 진행하면 된다.
https://www.microsoft.com/ko-kr/software-download/windows10
 

32비트 컴퓨터에서 다운로드 툴이 작동 안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다른 64비트 컴퓨터에서 다운로드와 USB 디스크 만들기를 진행하거나, 어둠의 경로로 나온 파일을 구해 사용한다. 어차피 정품 11을 최종 설치할 것으므로 윈10 제품 키 입력은 ‘제품 키가 없음’ 옵션을 선택해서 넘어 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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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도우 11 시스템 요구사항 확인하기

윈10 설치 후 먼저 마이크로소프트가 배포한 PC 상태 검사 앱(WindowPCHealthCheckSetup)을 써서 어떤 사항 때문에 윈11 설치가 안 되는지 확인해 본다. 아래에 앱 다운로드 링크가 있다.
https://aka.ms/GetPCHealthCheck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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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Z600 컴퓨터의 경우


 

일단 CPU 사양이 안 되고, TPM 2.0 이상의 보안 칩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윈도우11의 필수 Secure Boot이 불가한 상태이다. 하지만 인텔 제온 2.4GHz의 속도는 윈11을 돌리기 충분하고, 해킹의 염려가 적은 개인 컴 사용자는 TPM 2.0이 없어도 업무에 아무런 불편감을 느끼지 않는다.
 
종합하면, HP Z600 같은 구형 PC에도 윈도우11 사용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고, 이를 위한 우회 설치에는 두가지 필수 작업이 요구된다. 1) 윈도우 레지스트리(windows registry)를 바꿔서 OS 업그레이드 과정의 CPU 검사를 건너 뛰게 하고, 2) 설치 디스크 이미지 파일을 다운로드 후 수정해서 TPM에 대한 검사도 건너 뛰게 해야 한다.
 
 


 

1. 저사양 CPU 사양 검사 건너 뛰기

윈도우키와 ‘R’키를 동시에 눌러서 실행 창으로 들어간다. ‘regedit’을 입력 후 엔터를 누르면 레지스트리 편집기 창이 열란다. 주소 창에 아래와 같이 ‘HKEY_LOCAL_MACHINE\SYSTEM\Setup\MoSetup’ 를 붙여 넣고 엔터를 쳐서 이동한다.
 


 

HKEY_LOCAL_MACHINE\SYSTEM\Setup 위치에 MoSetup 폴더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새로 키(Key)를 생성해 주면 된다. 아래 사진처럼 좌측 탐색창의 ‘Setup’ 폴더를 마우스 우클릭하고 ‘New’를 선택 후 ‘Key’를 클릭한다. 좌측 탐색창에 새로 만들어진 폴더 이름을 ‘MoSetup’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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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etup 폴더를 클릭한 후 보이는 우측 창에서 마우스 우클릭, ‘New’를 선택하고, ‘DWORD (32-bit) Value’를 클릭한다(아래 사진 참조).
 


 

그렇게 생성된 Value의 이름을 ‘AllowUpgradesWithUnsupportedTPMOrCPU’ 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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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AllowUpgradesWithUnsupportedTPMOrCPU’를 더블클릭한 후 Value data를 ‘1’로 하고 ‘OK’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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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마치고 레지스트리 편집기를 닫는다. 저사양 CPU 문제는 이걸로 해결이 되지만 TPM 문제는 더 손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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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PM 사양 검사 우회 위한 설치 디스크 이미지 파일 수정

한글 Windows 11 Home 정품


 

정품 구매한 윈도우 11 박스 안에 있는 USB 드라이브를 사용해서 설치를 시도했지만 되지 않았다. 한참을 헤매다가 이유를 찾아냈다. 인터넷 검색으로 흔히 찾을 수 있는 윈11 설치시 TPM 검사 우회 방법은 Windows 11 버전 21H2 까지만 통하는 것이었다.
 
22H2 이후의 버전은 설치시 TPM 사양에 대한 추가 검사를 해서 기존 트릭(trick)이 먹히지가 않는다. 하지만 영문판 Windows 11 version 21H2 이미지 파일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결국은 설치가 가능했다. 아래는 필자가 구글로 찾아낸 다운로드 링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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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이미지 파일인 Win11_English_x64.ISO 를 7-Zip 같은 무료 앱을 사용해서 폴더로 풀어 놓는다. 이건 영문 윈도우 11 설치용이지만, 설치 마지막 단계 환경 설정에서 한글 언어를 택할 수 있고, 그러면 한글 윈도우 11과 똑같은 언어 키보드 인터페이스 설정이 된다.
 
‘sources’ 폴더로 들어가 아래 사진과 같은 appraiserres.dll 파일을 찾은 후 마우스 우클릭, 메모장을 선택해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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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 프로그램에서 Ctrl + F 를 누르면 찾기 창이 뜨는데, 여기서 ‘TPM’을 검색한다. TPM이 포함된 모든 명령문을 찾아 제거 한다. 찾기 창에서 아래로 내려 가며 찾고, 창을 닫지 않은 채 구문을 지우고 또 찾고 지우고 하면 금방 끝난다. 아래에 지워야 하는 명령문을 모두 적어 두었다.
 

[FT_ALL_AssetTypesForTpmVersion]
I:AssetType=LT_AssetTypesForTpmVersion
 
[FT_ANY_SubBucket_124]
E:DT_ALL_TPM_TpmVersionBlockingSV=TRUE
 
[FT_ALL_CompatMarker_BlockedByTpmVersion]
T:FT_ANY_SubBucket_124=TRUE
 
[LT_AssetTypesForTpmVersion]
TpmVersion
 
TPM=FT_ALL_AssetTypesForTpmVersion
 
TpmVersion=I:AssetType
 
T:DT_ALL_TPM_TpmVersionBlockingSVSetup=TRUE
 
[LT_TpmInvalidStates]
0
1
 
[DT_ALL_REF_BlockedByTpmVersionSV]
M:ProductType!=Server
I:TpmVersionInfo=LT_TpmInvalidStates
 
[DT_ALL_TPM_TpmVersionBlockingSV]
T:DT_ANY_REF_ApplicableTargetsSV=TRUE
T:DT_ALL_REF_BlockedByTpmVersionSV=TRUE
 
[DT_ALL_REF_BlockedByTpmVersionSVSetup]
M:ProductType!=Server
I:SysReqOverride=1
I:TpmVersionInfo=0
 
[DT_ALL_REF_BlockedByTpmVersionSVSetup2]
M:ProductType!=Server
I:SysReqOverride!=1
I:TpmVersionInfo=LT_TpmInvalidStates
 
[DT_ANY_REF_BlockedByTpmVersionSVSetupHelper]
T:DT_ALL_REF_BlockedByTpmVersionSVSetup=TRUE
T:DT_ALL_REF_BlockedByTpmVersionSVSetup2=TRUE
 
[DT_ALL_TPM_TpmVersionBlockingSVSetup]
T:DT_ANY_REF_ApplicableTargetsSV=TRUE
T:DT_ANY_REF_BlockedByTpmVersionSVSetupHelper=TRUE
 
Tpm=I:Marker_BlockedByTpmVersion
 
Tpm=FT_ALL_CompatMarker_BlockedByTpmVersion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한단어이자 한줄짜리 ‘TPMVersion’은 명령문이 아니므로 지우지 않고 놔두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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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M’이 포함된 명령문이 하나도 안 찾아질 때까지 제거를 하고, 마지막으로 Ctrl + S 를 눌러 메모장 편집 내용을 저장한다.
 
이제 설치 이미지 파일 Win11_English_x64.ISO 이 풀려 있는 루트 폴더(root folder)로 가서 setup 실행 파일을 더블클릭 한다(아래 사진 참조).
 


 

그러면 아래 같이 라이센스 동의 창이 뜬다. 여기까지 되면 이제 어렵게 바꿀 것은 없고 다 잘 진행된 것이다.
 


 

‘Change what to keep’을 클릭하면 기존 윈도우10에서 사용하던 파일과 앱을 보존할 것인지 다 지울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아래 사진 참조).
 


 

윈도우 11 설치의 최소 사양에 못 미치는데도 설치할 거냐고 물어본다. 이전에 설명했듯이 CPU 사양이 딸려도 TPM 보안 기능이 없어도 개인 사용자가 불편을 느낄 일은 거의 없다. ‘Accept’를 눌러서 계속 설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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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의 좌측 푸른 화면이 30~40분, 우측 검은 화면도 30~40분 정도 진행되더니 완벽한 윈도우 11의 초기 설정화면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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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Z600 Workstation의 제조사 공식 배포 윈도우 11용 하드웨어 드라이버는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윈도우 10 용도 없다. 하지만 윈8의 가장 늦게 배포된 그래픽 드라이버를 설치했더니 문제 없이 작동했다. 다른 칩셋(chipset)이나 오디오, 기가비트 랜 드라이버는 윈도우11 기본 설치 버전으로 다 되었다.
 
13년 된 워크스테이션이지만 Windows 11 정품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감개무량한 기분이다.
 
 

알리익스프레스 금속제 수납장 – 선반 길이 조절 가능, 소형 냉장고 서랍장 위 공간 사용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를 왜 쓰냐고 하면 다들 싸서 쓴다고 할 것이다. 미국 아마존 직구는 배송대행지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비용이 추가되고, 150달러 이상 물품에 대한 10% 관세도 문제이다. 하지만 알리는 저가의 물건을 배송비 없이 혹은 소액의 배송비로 받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배송이 오래 걸린다는게 단점이었는데, 그것도 마동석님을 모델로 한 프로모션으로 좋아지는 중인 것 같다.
 

행사 상품의 5일 배송을 보장하는 “마동석의 choice”


 

이제까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했던 물품은 UGREEN, ORICO, BASEUS 사의 컴퓨터 및 스마트폰 주변기기였다. 가격은 국산품이나 아마존 상품의 반도 안 되었지만, 품질 문제는 한 번도 없었다.
 
​브랜드 제품이 아닌 중소기업의 원목 키보드 팜레스트를 주문한 적이 있는데, 배송 과정에서 미세하게 파손되어 왔다. 반품 신청은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마구 선적해도 깨지지 않는 제품을 주문해야지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휘어도 다시 구부릴 수 있고, 지지력도 좋은 금속제 2단 선반을 구매하게 되었다.
 

업무공간 한 편의 무질서한 모습


 

작은 서랍장과 냉장고 위에 선반을 놓아서 물건을 정리하는 게 필요했다. 특히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를 박스 채 사놓고 먹는데, 그걸 쌓아놓고 싶었다.
 
그래서 아래 링크의 알리익스프레스 상점에서 금속제 수납장을 구매했다. 원래 전자레인지를 덮도록 놓고, 상부에 물건을 쌓을 수 있게 설계된 선반이다. 가로 길이 조절이 되어서, 작은 냉장고 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크기도 된다. 가격은 1단 선반이 14,555원, 2단이 23,619원 밖에 안 되었다.
https://www.aliexpress.com/item/1005005137964526.html?spm=a2g0o.order_list.order_list_main.41.5e1018029OyS3p
 

2단 수납장을 두 개를 놓고 정리한 모습


 
 

★ 조립 방법

조립을 위해서는 육각렌치볼트를 많이 체결해야 한다. 그런데 제품에 기본 포함되어 있는 L형 육각렌치 공구로는 자꾸 헛손질을 하게 된다(힘줘서 볼트를 돌리면 자꾸 렌치가 빠짐).
 


 

그래서 아래 사진의 T 핸들 육각 봉 렌치나 전동드릴에 고정해서 쓸 수 있는 육각렌치 비트를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경험상 조립시간 반이 단축된다.
 

(좌) T 핸들 육각 봉 렌치 스타렉슨STAREXON (우) 이케아 FIXA 전동드릴 드라이버


 

가로 길이를 늘릴 수 있는 관절 부위가 아닌, 고정부위에 먼저 볼트를 체결하며 조립을 진행하면 된다. 아래에 순서를 사진으로 올려 두었다.
 


 
 

나스 왜 사야하고 어느 회사 제품을 사는가? – Synolgy NAS 처음 구매 후 만족스런 사용기 I

 
 
카모마일의원 진료실과 접수실 PC를 업그레이드 했다. 평소 즐기던 데로, CPU 메인보드 램 등 주요 부품을 주문하고 조립을 했는데, 즐겁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윈도우 10이 깔려 있는 이전 PC에서 사용하던 구형 삼성 하드드라이브를 새 윈도우 11 컴퓨터에 연결했더니 아예 컴퓨터 부팅이 멈춰 버렸다.
 
하드를 빼고 컴퓨터 전원을 켜니 부팅이 잘 되었고, 고장난 하드를 외장케이스에 넣어 새 컴퓨터에 연결했더니 아래 사진 같은 결과를 얻었다.
 


 

하드웨어적으로 완전히 망가진 건 아니고 정상적으로 Basic GPT 혹은 Basic MBR 이어야 하는 파티션이 Dynamic, Offline으로 바뀌어 있었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사용하던 HDD를 새 하드웨어 PC에 옮겨 낄 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오류라고 되어 있었다. 유명한 복구 소프트웨어 EaseUS Partition Master, AOMEI Dynamic Disk Manager, MiniTool Partition Wizard 를 모두 사용해 보았지만 원래 상태로 만들지 못했다. 결국 포맷 했더니 빈 디스크 사용은 되었다.
 
10년도 넘은 하드드라이브는 쉽게 고장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데이터 백업의 중요성도 아울러 깨달았다. 원래 백업 용으로 6테라 시게이트(Seagate) 하드를 갖고 있었는데 제대로 사용을 못 했다. 왜냐면 메인 오피스 PC, 씽크패드 노트북, 아이맥, 맥북으로 나눠서 작업을 하는데 그 모든 자료를 하나의 6테라 외장하드에 넣고 옮겨 다니는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언제 어디서나 자료를 업로드 다운로드 할 수 있고, 고장나도 데이터 복원이 용이한 나스(NAS)를 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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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스란 무엇인가? 왜 하드드라이브를 넣어서 쓰는가?

NAS는 Network Attached Storage 의 준말이다. 인터넷 네트워크에 붙여서 사용하는 저장장치인 것이다. 대기업 제공 무료 나스라고 볼 수 있는 아이클라우드, 구글드라이브, 원드라이브 등은 최대 사용 용량이 5~30기가 정도인데, 나스를 쓰면 5테라, 10테라, 30테라도 쉽게 운용할 수 있다.
 

Synology사 NAS의 한 베이(bay)에 하드드라이브를 장착해 넣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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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인터넷 회선에 붙여야 좋고, 저장장치로는 대부분 데스크탑용 하드드라이브를 사용한다. 왜 더 빠른 SSD를 놔두고 HDD를 쓰는지 의아할 수 있는데, 어차피 네트워크 속도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유선 인터넷(Ethernet) 속도(보통 10 Mbps, 1초당 10메가비트)보다 빠른 HDD(7200 RPM 모델 기준 읽기/쓰기 80~160MB/s, 1초당 80메가바이트 이상, 바이트는 비트의 8배)를 사용하는 거라 병목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스에 NVMe SSD를 추가 설치하는 옵션이 있지만, 캐시(cache; 데이터를 미리 복사해 두는 임시 저장소. 데이터 주 저장소 간의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사용)용으로 쓸 뿐 메인 스토리지로 삼지 않는다. 또한 SSD가 HDD보다 기가바이트 당 가격이 5배는 비싸기 때문에 당연하기도 하다.
 
 


 

★ 나스의 유용한 용도들

현재 애플 공홈에서 아이폰 14 프로 맥스 128GB의 가격은 175만원, 512GB 모델은 220만원이다. 384기가에 45만원 차이이다. 대용량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미디어 파일로 꽉 차기 때문에 45만원을 더 쓴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나스를 사는게 나을 수 있다.
 


 

​​개인 컴퓨터가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만 가지고도 인터넷이 연결이 되어 있는 어느 곳에서나 자료 업로드, 다운로드가 된다. 또한 Plex라는 무료 앱이 있는데, 쉽게 말해 넷플릭스 구글포토 스포티파이 원드라이브를 다 합쳐놓은 것 같은 미디어 서버 앱이다. 나스에 올려둔 사진 음악 동영상을 카탈로그로 엮어 찾아 볼 수 있도록 했다.
 
필자의 경우 블로그에 관심이 많아서 나스의 웹호스팅 기능을 중요시 했다. 구글애드센스를 붙여 수익을 낼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드려면 먼저 도메인을 구입하고, 그 다음에는 그걸 호스팅할 웹 서버를 알아봐야 한다. 국내 1위의 CAFE24를 이용한다면, 적은 트래픽의 사이트라도 월 5,500원에서 11,000원의 비용이 든다. 그런데 나스가 있으면 이걸 무료로 할 수 있다(물론 그 모든 웹서버 세팅을 혼자 하려면 머리가 깨질 수도 있다).
 
 


 

★ 어느 NAS 제품을 사야하는가?

나스에도 CPU가 있는데, PC 조립할 때 처럼 셀러론(Celeron)이면 다 보급형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고, 인텔 셀러론이나 생소한 리얼텍(Realtek) 제품도 인기 나스 기종에 많이 쓰인다. 어차피 나스는 네트워크 회선 속도의 한계를 받기 때문에 초고속 기가 인터넷 보다 나스 하드웨어가 빨라서 병목만 안 생기면 된다.
 
그래서 CPU나 RAM 사양을 보고 나스을 선택하기 보다는 미디어 파일 감상 용도로 쓸지, 사진 정리 용으로 쓸지, 아니면 기타 대용량 데이터 백업(건물 CCTV 영상 자료 몇 년분을 쌓아 놓는데도 쓰임)이나 웹호스팅을 위해 쓸지에 따라 적당한 회사, 적당한 모델이 있다는 걸 기억하자.
 
만일 4K UHD 같은 고화질 동영상 감상, Plex Media Server 사용이 주라면 나스 하드웨어상으로 transcoding 기능을 지원하는지 신경쓰면 좋다. 트랜스코딩은 동영상 스트리밍에서 이미 압축되어 있는 파일을 다른 형식으로 변환해서 최상 해상도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하드웨어 트랜스코딩을 지원하는 시놀로지(Synology)사 나스 제품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nascompares.com/2021/03/13/plex-synology-nas-performance-guide-2021-edition/
 
그리고 NAS 기기 하나로는 아무 것도 못하고 나스용 하드드라이브를 사서 장착해야(일반 데스크탑용 HDD도 사용 가능, 하지만 안정성 면에서 약점) 쓸 수 있다는걸 생각하자. 현재 하드드라이브 중 가성비가 제일 좋은 8테라로 용량이 충분하다면 싱글베이로 가도 된다. 계속 대용량 자료를 추가할 생각이고 RAID 기능으로 인한 백업 안정성도 살린다면 2베이, 4베이, 8베이 제품을 생각하자.
 
필자는 믿을 만한 해외 매체인 PCMagine의 아래 링크 기사를 참조하고 국내 판매가격도 고려해서, 대만 Synology사 DiskStation DS923+ 를 구매했다.
 


 
 

해변의 카프카 II – 꿈 속의 꿈에서의 사랑

 
 
사람 그림자가 반이고, 시간과 공간의 연결이 끊어지고, 주인공의 아빠라는 사람이 조니워커 위스키 병 모델 같이 차려 입고 나오는 소설의 상황은 왜 그런 것인가 생각해 보자.
 

(좌) 실제 조니워커 병 모델 (우) 소설 속 조니워커 상상도


 
장난으로 그러는 게 아니라, 이건 작가의 영혼 탐구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치유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사람 정신의 작동방식은 이성적인 것만이 아니고, 깊은 곳의 혼돈스런 무의식과 연결 되어 있다. 프로이트나 융이 말했던 그런 의식이다. 그래서 어지럽고 뜬근없는 마음의 파편을 이해하면 상처를 낫게 하는 길로 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파편은 꿈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예시로서 프란츠 카프카의 <성>이라는 작품을 들 수 있다. 측량사 K라는 주인공이 추운 겨울에 한 낮선 마을에 도착해서 마을 언덕 꼭대기로 보이는 성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마치 악몽 속을 헤메는 것처럼, 가려할 수록 더 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성에 가는데 별 도움을 주지 않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줄거리라고 할 수도 없는 이야기가 죽 늘어난다. 읽고 나면, “내가 뭘 읽은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작품 <성>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문학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왜냐면 꿈 속에서 헤매는 아이러니가 실제 삶에서 헤매는 아이러니와 중첩되기 때문이다.
 

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 The Castle by Franz Kafka


 

카프카는 몽상가였고, 그의 작품들은 꿈처럼 형상화되어 있다. 그의 작품들은 비논리적이고 답답한 꿈의 바보짓을 정확히 흉내 냄으로써 생의 기괴한 그림자 놀이를 비웃고 있다. 그러나 만일 그 웃음이, 비애의 그 웃음이 우리가 가진, 우리에게 남아 있는 최상의 것임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카프카의 이러한 응시의 결과물들을 세계 문학이 낳은 가장 읽을만한 작품으로서 평가하게 될 것이다.
 
<독일 작가 토마스 만의 프란츠 카프카 평론>

 

토마스 만 평론 내용은 호접지몽(胡蝶之夢)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중국 고전 <장자>에 나온 이야기인데, 사람이 호랑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고 꿈 속에서 나비인게 너무 즐거웠다, 근데 깨보니 사람이 나비 꿈을 꾼 건지 나비가 지금 사람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다.
 
장폴 사르트트, 알베르 카뮈 같은 실존주의 문학가들이 이 컨셉을 좋아했다. 세상에서 열심히 살려는 사람은 아주 열심히 사는 것 같다. 온 시간과 피와 땀을 들여 노력을 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예를 들어 셀럽이 되어서 부와 명예와 세상의 부러움을 다 얻어도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런데 그 행복이라는 것도 인간이 나비의 꿈을 꾸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주체와 관점에 따라 허무한 것이 된다.
 
그래서 카프카 작가도 하루키 작가도 공통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렇게 혼란스러운 생에서 가장 절박하고 영속적인 것은 무엇인가 하는 테마이다. 그게 바로 기억과 사랑이다.
 
 

★ 다무라 군만 나를 기억해 준다면, 다른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잊어도 괜찮아.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영화 메멘토(Memento)의 장면이다. 주인공은 선행성 기억상실증(앞으로 진행되는 사건을 기억 못함. 기억상실증 이전 사건들은 잘 기억함)을 앓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 자기 아내를 죽인 범인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그런데 스포일러이지만 실제 아내 살해범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주인공 자신이었다.
 
해변의 카프카에서 오시마 청년이 몇 번 했던 중요한 대사가 ‘만물은 메타포’ 이다. 독일의 괴테가 책 <파우스트>에서 한 말을 인용한 것 같다.
 
 

 

세상의 모든 건 상징으로 나타나는 데, 뇌에서 한 번 해석된 후 저장되는 것이어서 그렇다. 메멘토 주인공은 그 상징을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의 순서를 끝에서 처음으로 거꾸로 돌려 보여주면서 기억와 거기에 메타포로 붙은 감정인 애정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사에키 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저는 이 도시로 돌아온 이래 줄곧 책상 앞에 앉아서 이 원고를 써왔습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글을 쓴 것입니다. 저는 바로 이 근처에서 태어나, 이 집에서 살던 한 소년을 깊이 사랑했어요.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만큼 깊이 사랑했지요. … 우리는 완전한 원 안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그 원 안에서 완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어른이 되었고, 시대는 변하고 있었어요. 원은 여기저기 터져서 밖의 것이 낙원 안쪽으로 들어오고, 안쪽의 것이 밖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 그래서 저는 그런 침입이나 유출을 막으려고 입구의 돌을 열었어요.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지금은 잘 생각나지도 않습니다. …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때의 저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한 결과겠지만 저는 그 벌을 받았습니다.
 
<사에키 씨가 나카타 노인에게 한 말>

 
그녀는 오래 전 소녀였을 때의 연인을 잊지 못하는데, 그때 이룬 완전한 세계를 지키려고 다른 세계의 입구를 열어 버렸다. 환상의 세계로 들어간건데, 실제 세상에서도 실연으로 인해 정신 착란에 빠지는 경우가 있으니 그걸 문학적으로 표현했다고 보면 된다.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의 미스 하비샴. 결혼식 직전 약혼자에게 버림 받은 후 집안의 시계를 멈춰놓고 웨딩드레스를 그대로 입은채 죽을 때까지 살았다.


 

그런 분열된 정신이 회복하는데는 사랑과 합일이 필요한데, 다무라 카프카 소년과 나카타 노인이 그 역할을 해주고, 사에키 씨도 두 주인공에게 비슷한 도움을 준다. 고무라 기념 도서관으로 찾아온 나카타 노인에게 사에키 씨는 말한다. “추억이란 당신의 몸을 안쪽에서부터 따뜻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당신의 몸을 안쪽으로부터 심하게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이기도 합니다.”
 
애정의 감정이 클수록 모순도 늘어나는데, 사랑이 기억과 매어져 있기 때문이다. 기억은 상징이고 가변적이기도 해서 부조리가 될 수 있다. 사에키 씨는 자신이 쓰던 원고를 나카타 노인에게 넘겨 주고 태워달라고 한다. 이 원고는 추억의 집약체인데, 사에키 씨의 소녀 시절 연인이 죽으면서 완성되지 못했던 것이 다무라 카프카 소년이 도착함으로서 완성이 되었고, 기억은 사랑이라는 매개를 통해 한 사람 안에서 완결성을 띄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보지 않도록 소멸시킨 것이다. 자기 작품을 모두 태워 달라고 친구 막스 브로트에게 부탁하고 죽은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최후와도 같다.
 
 

(좌) 막스 브로트 (우) 프란츠 카프카


 

사에키 씨는 두 손으로 감싸고 있는 찻잔을 내려다본다. “그래,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미 거기에는 없지.”
“그럼, 사에키 씨는 내가 거기로 돌아가서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 거죠?”
“내가 다무라 군에게 원하는 건 단 한가지뿐이야” 하고 사에키씨가 말한다. 그리고 얼굴을 들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나를 기억해 주는 것. 다무라 군만 나를 기억해 준다면, 다른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잊어도 괜찮아.”
 
<사에키 씨가 마지막 만남에서 다무라 카프카에게 한 말>

 
사에키 씨는 이 말처럼, 자신의 메타포를 소년에게 남기고 편하게 생을 마감한다. 이제 더 이룰 게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