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만 4년 쓰다가 안드로이드 폰을 하나 샀다. 소니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 인데, 2017년 상반기에 소니 플래그쉽 스마트폰으로 출시되었지만,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자급제로 나와있는 걸 영등포 일렉트로마트에서 구매했다.
디자인이 네모내서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주변 반응은 보통 “소니가 폰도 만드네” 였다. 아무튼 세컨폰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산건, 회사 전용 카톡폰이 필요해서도 였지만, 이것저것 제약이 많은 아이폰에서 못쓰는 기능을 써보고 싶어서도 였다.
아이폰6 이전의 아이폰은 NFC 기능이 아예 없고, 6 이후도 우리나라의 교통카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NFC 방식의 애플페이가 도입될 때라야 교통카드 기능의 아이폰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로서는 폰 케이스 안에 전자파 차폐막 종이를 넣고, 그 위에 티머니 카드를 배치하는 ‘특수 처리’ 가 아이폰 티머니의 유일한 공존방법이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폰이라고 교통카드가 다 잘 되는 건 아니었다.
위의 사진에 보이듯 서울에서 돌아다니는 버스에는 티머니 단말기가 대부분 설치되어 있다. 티머니 교통카드 기능을 쓰려면 폰이 NFC를 지원해야 할 뿐만 아니라 T머니 지원의 내장 유심(USIM)이 있어야 한다. 국내 제조사 폰 들은 국내 통신사와 협업 하에 이런 기능이 완벽히 구현되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소니나 샤오미 같은 외산폰은 그렇지 않아서 따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2017년 8월 8일 구글 플레이에 출시되었다. 초기에는 안 되는 지하철역과 버스 단말기가 제법 있어서 욕을 많이 먹은 것 같다. 하지만 필자가 최근 사용했을 때 안되는 서울 버스/지하철은 하나도 없었다. 당연하지만, T머니에서 되는 편의점 결제나 택시비 결제는 안 된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레일플러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에서 다운 받는다. 기존 코레일 멤버쉽이 있는 분은 그 계정을 그대로 사용하면, 남아있던 포인트를 승계받아 쓸 수 있어 좋다.
교통카드 충전용으로 쓸 신용카드를 등록할 수 있는데, <자동 충전 설정>에서 교통카드 잔액이 얼마 미만일 때 얼마를 자동 충전하는지 설정해 두면 편하다.
충전 방법으로는 <신한카드>나 <토스>를 추천한다. 이 두 방법만이 충전 시 수수료 부과가 없다. 타사 신용/체크카드나 휴대폰 소액결제 등은 모두 충전 수수료가 붙는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가 아닌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 1만원을 충전하면 수수료 260원이 나오고, 5만원을 충전하면 수수료 1,300원이 나온다.충전 시 결제 방법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이외에 <레일플러스 모바일> 교통카드 서비스의 큰 결점은 없다고 생각된다. 외산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에게 유용한 대세 앱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질병관리본부는 11월 16일(금)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였다. 작년인 2017년과 비교해 2주 정도 이른 발령이다. 손씻기과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 개인 위생도 같이 강조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보건복지부 알림 페이지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알림 > 보도자료 내용보기 ” 질병관리본부,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 “
이 보도 자료에 다음와 같은 중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영유아 및 학생은 집단 내 인플루엔자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인플루엔자 발생 시 증상발생일로부터 5일이 경과하고 해열제 없이 체온 회복 후 48시간까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및 학원 등에 등원·등교를 하지 않도록 권고하였다.
우리나라의 평범한 학교나 직장 중에 독감으로 5일 넘게 병가를 주는 곳이 있을지 의문이다. 카모마일 의원에도 비슷한 취지의 질문이 독감 걸린 학생의 보호자분으로부터 종종 들어오고 있다. 아이가 시험 기간이어서 독감 걸렸다고 학교 오래 빠지는 게 불가능하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상기에 인용된 질병관리본부 보도 자료 내용은 ‘권고’ 이다. 법률, 계약, 규칙 같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명령은 아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권한 하에)는 법정 관리 대상 감염병 환자(ex 메르스 환자)를 강제 격리할 수 있다. 하지만 독감(인플루엔자)은 학교보건법 등에 따라 학교장이 등교 중지를 ‘권고’ 할 수 있는 병이다.
따라서 빨리 학교나 직장에 돌아가야 하는 절실한 사정이 있다면 다른 믿을 만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사소견서를 첨부해서 복귀를 결정할 수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권고한 인플루엔자 자택 격리 기간
상기 사진은 미국 CDC 계절성 인플루엔자 감염 관리 페이지의 캡처이다.
빨간 줄 쳐놓은 내용을 읽어보면, 독감에 걸린 개인은 해열제 복용 없이 24시간 이상 열(체온 섭씨 37.8도 이상)이 나지 않았다면 학교나 직장 등 공공장소로 복귀할 수 있는 걸로 되어 있다.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제 복용 시작 이틀 후에 열이 떨어진다. <페라미플루> 주사의 경우 조금 빨라서 하루나 이틀 후면 열이 잡히게 된다. 고열 증상이 없어지면 24시간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학교/직장에 복귀하면 된다. 의사소견서를 요구받는 경우 동네 병의원에서 쉽게 해당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타미플루나 페라미플루 치료에도 불구하고 2~3일 이상 열이 잡히지 않는다면 독감 외에 다른 질환이 합병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니(폐렴 혹은 세균성 편도염) 다시 의사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첫 번째 차는 새 차, 두 번째는 중고차였고 모두 일본 차였다. 처음의 혼다 하이브리드 차를 비운의 사고로 폐차한 이후 돈을 아끼려 중고 렉서스를 알아보았다. 외관 멀쩡하고 11만 킬로미터 주행한 GS250 모델을 찾았는데, 현대 기아 중형 신차보다 가격이 많이 싸서 좋았다.
문제는 유지비용이었다. 보증기간이 다 지나서 엔진오일이나 에어컨필터 가는 것에 다 돈이 들었고, 싼 곳을 알아보러 인터넷을 많이 뒤졌다. 최근에는 배터리 시동이 잘 꺼져서, 2주 사이에 자동차보험 긴급출동 서비스를 3번이나 호출했다. 배터리 사용이 4년이 넘었고, 현재 전류와 전압 측정치도 너무 낮아 교체를 권유 받았다.
긴급서비스 기사님께 현장에서 배터리 교환을 부탁드렸는데, 로케트 배터리 새 걸로 교환에 비용은 12만원이었다. 하지만 배터리 유닛 분리에 필요한 공구가 없어서 결국 현장에서 못 하고 정기 점검도 받을 겸 렉서스 정식 센터를 방문하기로 했다.
렉서스 공식 홈페이지에 전국 서비스센터의 전화번호 목록이 있다. 아래의 링크를 이용해도 된다. 전화해서 원하는 점검 사항을 말하고, 날짜와 시간을 정하면 편리하게 카톡으로 확정 일정이 전달되어 온다.
강남 서비스센터는 대치동 탄천 변에 자리 잡고 있다. 시내 가운데 있지 않고 고즈넉해서 좋다. 렉서스 차를 몰고 가면 주차 담당 직원 분이 차를 어디에 세울 지 도움을 주신다.
1층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접수 데스크가 보인다. 예약해서 왔다고 하면 담당 엔지니어 기사님을 연결해주시고 정비가 어떻게 진행될지 설명을 듣게 된다. 그리고 나서 3층의 휴식 공간에 가서 커피나 차를 마시고 인터넷 PC를 쓰면서 기다리면 된다. 간간히 무슨 부품이 많이 닳아서 수리가 필요한데 교체 하시겠냐고 기사님께 전화 연락이 온다.
상기 견적서의 가격은 모두 부가세 별도 가격이니 참고 바란다. 가격은 물론 사설 업체보다 비쌌지만, 정품을 정식 서비스센터 엔지니어님을 통해 교환 받으니 믿음이 갔다. 교체 부품값을 제외한 기본 정기 점검 비용은 4만원이었다. 앞으로 1만 킬로미터 주행 마다 정기 점검을 빼 먹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현대 의학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온 약이다. 1957년 서독(West Germany)에서 안정제로 처음 개발되었고, 임산부의 입덧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약국약(over-the-counter drug; 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으로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약이 시판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서독에서만 5천 명에서 7천 명가량의 사지 기형(malformation of the limbs) 아기가 태어났다. 이들 중 60%는 영유아기에 사망했고, 나머지 40%는 생존했다. 아래 사진은 탈리도마이드 피해 생존자들이 수영장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임신 중 첫 번째 12주(first trimester)는 태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로, 알코올이나 약물, 임산부의 질병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도 복용이 가능한 약제를 미리 알아두면 좋다.
카테고리 A, B, C, D가 있고 카테고리 X도 있다. 임산부가 어떤 약물을 복용했을 때 태아에게 미치는 위험의 정도를 등급화 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79년 처음 제정했다.
카테고리 A : 신뢰할 수 있는 임상 의학 연구(약을 복용한 사람이 연구의 대상이 됨)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성이 발견되지 않은 약들을 가리킨다. 씬지로이드(Levotyroxine)와 엽산(folic acid) 제제 같은 소수의 약들만 포함되어 있다.
카테고리 B : 신뢰할 수 있는 동물 실험 연구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성이 발견되지 않은 약들을 가리킨다. 산모를 임상 연구 대상으로 참여시키는 건 어려우므로, 임신 중 복용이 허가된 대부분의 감기/위장 약은 이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카테고리 C, D, X는 평범한 건강 상태의 임산부의 경우 복용할 일이 없는, 임상/동물 의학 연구에서 태아 독성이 발견된 약들을 포함한다.
참고로 미국 FDA는 2015년 새로운 임부 투여 안정성 기준 – The Pregnancy and Lactation Labeling Final Rule (PLLR) – 이란 걸 만들었다. 영문 구글 검색에 능숙하다면 유용하게 살펴볼 수 있지만, 아직 의학계에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 타이레놀 (Acetaminophen) – 해열진통제이고 카테고리 B에 속한다. 진통제로 많이 쓰이는 아스피린은 카테고리 D라서 임산부에겐 거의 쓰이지 않고, 이부프로펜(=애드빌)의 경우도 임신 3기 때는 카테고리 D에 속하기 때문에(1기 2기 때는 카테고리 C), 흔히 쓰이지 않는다.
· 액티피드 (Pseudoephedrine) – 콧물/코막힘에 쓰이고 카테고리 B에 속함.
· 지르텍(Cetirizine) / 클라리틴(Loratadine) – 두 약 모두 항히스타민제로 콧물 방지에 쓰인다. 카테고리 B.
· 잔탁 (Ranitidine) – 속쓰림 증상에 쓰인다. 카테고리 B.
· 위염이나 설사에 처방되는 제산제 계통 약들(알마겔이나 스멕타 등)은 아직 태아 위험도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서 미분류 카테고리에 속한다.
▶ 주요 내용 참고 사이트
미국 가정의학회 – 임신 도중 복용 가능한 OTC 약
https://www.aafp.org/afp/2003/0615/p2517.html
Drugs 닷컴 – 임부 약물 안정성
https://www.drugs.com/pregnancy-categories.html
WebMD – 임신 도중 약 먹기
https://www.webmd.com/baby/guide/taking-medicine-during-pregnancy#1
우연으로 운명이 우습게 돌변하기도 하지만, 세상 일들은 대체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오래도록 쌓였던 원인들이 점점 뭉쳐지고, 우연한 사건은 단지 커진 덩이를 살짝 밀어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순진한 미소를 짓고 있는 부잣집 아이를 보고서, 훗날 이 아이가 자살 시도를 5번이나하고(3번의 동반자살 시도 포함), 마약중독자가 되고, 공산주의 조직원도 되보고, 정신병원에 격리도 될 거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인간 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일생에는 그런 일들이 펼쳐졌고, 이 비극은 작가의 분신인 주인공 ‘요조’를 통해 거의 비슷하게 그려지고 있다.
좌측에서 두 번째 웃고 있는 아이가 오사무 (출처 M Train.Japanese. Young boy Osamu)
이 작품의 매력은 타락하고 더 타락하는 주인공의 몰락이 상당히 자연스럽고 우습게 펼쳐진다는 데 있다. 주인공 소년 오오바 요조(大庭葉蔵)는 소설 속 회고록의 평가대로 ‘하나님처럼 착한 아이’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으려, 다른 사람 눈에 거슬리거나 주목 받는 존재가 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따라서 주변인의 기색과 기분을 언제나 살펴야 했으므로 인간 관계는 피곤하고 피해야만 하는 것이 되었다. 다만 요조 못지 않게 순수하면서 이미 망해서 부담이 안 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가까운 사이가 되곤 했다. 아래는 고등학생 요조가 술집에서 절망적 처지에 있는 기생 쓰네코을 만났을 때의 일화이다.
함께 자면서 그 사람은 나보다 두 살 연상이라는 것, 고향은 히로시마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여자는 “나한테는 남편이 있어. 히로시마에서 이발소를 하고 있었어. 작년 봄 함께 가출해서 도쿄로 도망쳐 왔지만, 남편은 도쿄에서 제대로 일을 잡기도 전에 사기죄로 잡혀서 형무소에 들어갔어. 나는 매일 이런 것 저런 것 차입하러 형무소에 다니고 있지만 내일부터는 그만둘래.” 등의 얘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저는 어떻게 된 셈인지 여자의 신세타령 같은 것에는 전혀 흥미를 못 느끼는 성격인데, 여자들이 얘기를 잘 못하는 것인지 얘기의 중점을 잘못 잡는 것인지, 어쨌든 저는 늘 마이동풍이었던 것입니다.
“쓸쓸해.”
저는 여자들의 천 마디, 만 마디 신세 한탄보다도 그 한 마디 중얼거림에 더 공감이 갈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 여자들한테서 끝내 한번도 그 말을 들은 적이 없다는 것은 괴상하고도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은 말로 “쓸쓸해.” 라고 하지만 않았지만 무언의 지독한 쓸쓸함을 몸 바깥에 한 폭 정도 되는 기류처럼 두르고 있어서, 그 사람에게 가까지 다가가면 이쪽도 그 기류에 휩싸여 제가 지니고 있는 다소 가시 돋친 음산한 기류하고 적당히 섞여서 ‘물속 바위에 자리 잡은 낙엽’ 처럼 제 몸은 공포나 불안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 백치 창녀들 품 안에서 안심하고 푹 잘 수 있었던 느낌하고는 또 완전히 다르게(무엇보다도 그 창녀들은 명랑했습니다) 이 사기범의 아내하고 보낸 하룻밤은 저한테는 행복하고(이런 엄청난 말을 아무 주저 없이 긍정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이 수기 전체에서 두 번 다시 없을 것입니다.) 해방된 밤이었습니다.
요조는 아주 드물게 자신과 비슷한, 궁상맞아 보이는 이 여자에게 깊이 빠졌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진게 아니어서 동침 후 그녀를 다시 찾지 못한다. 학생이라 돈이 없다는 핑계를 남기고는.
하지만 또 어느 날 친구와 같이 술 먹어서 용감해진 주인공은 다시 그녀가 있는 기생집을 찾는다.
“돈 떨어지는 날이 인연 끊어지는 날이라고 하셔서 농담인 줄 알았더니 진담이었나 봐. 정말로 와주지 않았어. 참 복잡한 인연의 끝이네. 내가 돈을 벌어서 대주어도 안 될까?
“안 돼.”
그러고 나서 여자도 누웠고, 새벽녘에 여자 입에서 ‘죽음’ 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습니다. 여자도 인간으로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 데 완전히 지쳐버린 것 같았습니다. 또 저도 세상에 대한 공포, 번거로움, 돈, 예의, 운동, 여자, 학업 등을 생각하면 도저히 더 이상 견뎌내며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 그 사람의 제안에 쉽게 동의했습니다.
게이샤 여자와의 동반 투신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실제로 했던 두 번째 자살 시도를 그린 것이다. 그가 21세의 나이 때, 긴자의 술집여자이자 유부녀(18세 어린나이의 유부녀였다)인 타나베 시메코란 여자와 같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신기하지만, 여자는 죽고 남자만 살아서 바다에서 나왔다.
그날 밤 저희는 가마쿠라의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여자는 이 허리띠는 가게 친구한테 빌린 거니까 하면서 허리띠를 풀어서는 개어서 바위 위에 올려놓았고, 저도 망토를 벗어서 같은 곳에 놓아두고 함께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여자는 죽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기도 했고 또 아버지 이름도 얼마간은 소위 가치라는 것이 있었는지, 신문에서도 꽤 크게 다루었나 봅니다.
저는 해변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고향에서 친척 중 한 사람이 와서 이런저런 뒤처리를 해주었습니다. 그는 고향에서 아버지를 비롯한 온 집안 식구가 격노하고 있으니 이젠 생가로부터 의절당할지도 모른다고 저한테 말하고는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런 것보다도 죽은 쓰네코가 그리워서 훌쩍훌쩍 울고만 있었습니다. 정말로 그때까지 만났던 숱한 사람들 중에 그 궁상맞은 쓰네코만을 좋아했던 것이니까요.
이런 막장스런 자살극도 주인공 요조의 인생 굴곡 전체의 서막에 불과한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 순수했던 한 인간이 망가져가는지가 작품을 통해 쭉 나오는데, 다음 글에서 이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비만치료 주사제 삭센다를 관심 가지고 처방하고 있었다. 더 관심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래 링크의 중앙일보 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너도나도 꽂는다? 강남 다이어트 주사 ‘삭센다’의 위험성
기사에서 주된 비판은 삭센다 처방의 오남용을 향해있다. 별로 살도 안 찐 젊은 남녀가 너도나도 비싼 다이어트 주사를 맞고 있고, 많은 클리닉들도 상업적 목적으로 그걸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허가한 정확한 사용 대상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아래 식약처 원본 링크를 기준으로 정리).
http://drug.mfds.go.kr/html/bxsSearchDrugProduct.jsp?item_Seq=201705815
1)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kg/m2 이상인 비만 환자
2)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예, 이상혈당증(당뇨병 전단계(pre-diabetes) 또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서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27 kg/m2 이상 30 kg/m2 미만인 과체중 환자
1번의 경우, 키가 170cm 이라고 가정 했을 때 몸무게가 87kg 이상이어야 체질량지수(BMI)가 30이 넘게 된다.
2번의 경우 당뇨병전단계/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서 BMI가 27 이상이면 된다. 대사성증후군 약을 복용하거나 복용하기 전 단계이고, 키가 170cm 이라면 몸무게 78kg 이상인 군이다.
상기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삭센다를 맞는 데 의학적인 문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갑상선수질암이나 다발성내분비선종증 같은 특수한 병 환자군만 제외하면 그렇다.
상기 링크된 중앙일보 기사에서는 삭센다 주사가 기존의 인기 비만치료제들(펜타민/큐시미아/콘트라브/벨빅/제니칼)보다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를 비싼 가격의 역설이라고 설명했다. 부분적으로만 맞다.
콘트라브의 경우 표준 용량인 아침 저녁 2캡슐 씩을 복용할 경우 약국에 내는 약제비는 대략 11만원이 된다(병의원 처방전 비용과 약국 조제비 제외, 순수 약 값만).
제니칼정의 경우 아침 점심 저녁 1캡슐 표준 용량 복용시 한 달에 순수 약제비가 10~11만원 정도이다.
벨빅도 한 알에 1,750원 정도 고가라, 순수 약제비가 하루에 3,500원, 한 달에 10만5천원이 든다.
삭센다는 인터넷에서 선전하는 전국 최저가가 펜1개에 10만원, 강남 평균가는 14만 정도이다. 0.6mg 시작 용량 그대로 쓰면 한 달 동안 펜 1개를 사용할 수 있다. 비싸서 더 사는 역설적 구매욕을 일으킬 가격은 아니다.
식욕억제제 계통에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펜터민 제제(아디펙스/디에타민/휴터민 등)의 경우는 오래된 약이라 가격이 저렴하다. 한 달 순수 약제비가 3만원 미만으로 나온다. 펜터민 제제와 삭센다를 비교했을 때만 ‘비싸서 더 맞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삭센다는 원래 당뇨병 치료 용으로 개발된 주사제이다. 이런 전문 치료제의 효과와 신용도는 세계 최대, 최강의 검증 기관이라 할 수 있는 미국 FDA의 자료에 근거한다. 삭센다는 그 외에도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도 당뇨 치료 Step2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약제로 등제되었다.
삭센다가 높은 의학적 평가를 받는 이유는 GLP-1 Receptor Agonist 계열 약제로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가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도 관련 논문이 게재되었을 정도이다(Liraglutide = 삭센다 성분명, 아래 링크 참조). 기존의 인기 비만치료제인 펜타민/큐시미아/콘트라브/벨빅/제니칼 중 어떤 약도 이런 성인병억제=수명연장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Liraglutide and Cardiovascular Outcomes in Type 2 Diabetes | NEJM
· 삭센다는 식약처가 허용한 대상군(BMI 30 이상=경도 비만 이상) 사람이 사용했을 때 기존 약제 대비 특별한 이점이 있다. 심혈관 질환이 덜 걸린다는 중요한 부수 효과이다.
· 이런 중요한 부수 효과가 식약처 허용 대상군이 아닌 사람이 삭센다를 사용했을 때도 똑같을지는 미지수이다.
· 삭센다는 비급여 주사제라 클리닉 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다. 최저가에 구매한다면 기존 인기 비만치료제에 비해 그다지 비싸지 않다.
· 가성비를 원한다면 펜터민 제제(아디펙스/디에타민/휴터민)가 좋은 선택이다.
· 비싸도 특별한 효과를 원한다면 경도 비만 이상 환자에 국한해서 삭센다를 맞으면 좋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