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피부에 생기는 종양(tumor)은 색깔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눈다. 색소성과 비색소성인데, 색소성은 피부에 색을 내게 하는 멜라닌 세포(melanocyte)로 부터 유래해 검은 덩이처럼 보인다. 피부암의 대명사인 악성 흑색종이 대표적이다.
비색소성 피부 종양은 멜라닌 세포가 아닌 다른 기원을 가진다. 비색소성 양성 피부 종양 중 가장 흔한(국내 을지의대 연구 결과, 아래 링크 참조) 건 표피낭종(Epidermal cyst)이다. 말 그대로 피부 겉면에 있어야 할 표피 세포들(epidermal cells)이 아래로 들어가 주머니(낭종)을 만들어 생긴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366702/
피부 표면에서 조금 튀어나와 있고, 그 끝에 까만 꼭지점 같은 게 있다. 피부를 긁다가 혹은 집에서 짜다가 크기가 더 커져서 오시는 경우가 많았다. 몇 달이 되어도 낫지 않고, 건들면 치즈 비슷한 악취나는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카모마일 의원에서 백 개도 넘게 제거 시술을 했는데, 특징적인 모양으로 진단도 쉽고 치료도 쉬운 편이다. 농주머니가 피부 밑에 있는 질환이라서 먼저 CO2 레이저로 주머니 입구를 열고, 안에 들어있는 농을 압출해서 짜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남아 있는 농주머니를 잡아 빼거나 뜯어서 제거한다. 아래에 시술 동영상을 올려 두었다.
이 같이 크기가 작고 합병증이 심하지 않은 표피낭종의 경우 국소 마취와 CO2 레이저 시술로 쉽게 없앨 수 있다. 이는 여러 연구논문들로 확인되었다(아래 링크).
얼굴이 아닌 몸통이나 등 피부에도 표피낭종이 잘 생기는데 역시 까만색 돔 모양으로 구별해 낼 수 있다. 아래에 어깨 견갑골(Scapula) 부위 피부에 생긴 표피낭종 제거 시술 영상을 올려 두었다. 오래 고여 있던 농이 압출로 튀어 나오는 장면이 보인다.
표피낭종의 치료는 국민건강보험 의료수가 적용을 받을 수도 있다. 의원 단가가 13,650원인 ‘흡입배농 및 배액처치’가 그것이다(아래 사진 참조). 이 경우 의원급에서 치료 받으면 기본 진료비 포함 2만 원 남짓의 금액이 나온다(초음파 등 비급여 항목이 포함 안 되어 있을 때).
목뒤 피부나 등, 허리에 커다랗게 자란 피부 덩이가 있을 수 있다. 병력을 들어보면 어릴 때부터 있었고, 브로콜리(broccoli) 모양으로 점점 크게 자라고, 살색보다 진하게 변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피부 병변을 연성섬유종(軟性纖維腫; fibroepithelial polyp) 혹은 쥐젖이라고 부른다. 정상 조직이 자라난 것이고, 전염병도 아니고 암(癌)으로 변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크기가 너무 크면 무심결에 끌어당겨져 통증이나 출혈, 상처감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게 낫다.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제거 시술 장면을 올려 두었다.
피부암의 경우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분이 고령이고 흡연자인 경우 특히 자세한 시진(視診)과 병력청취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의 병변들은 연성섬유종과 혼동될 수 있는 희귀한 피부암들이다.
상기의 종양들은 대학병원 피부과 조직검사를 요하는 악성 병변들이다. 그대로 CO2 레이저로 태워도 근본적 치료가 안 된다.
큰 피부 덩이를 제거하는 시술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다. 단순한 미용의 목적을 넘어, 크기가 커서 생활의 불편을 초래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양성종양적출술’이라는 수가로 의원급에서 치료 받으면 2~3만원의 치료비가 나온다. 아래 언론 기사처럼 피부병변들에도 건강보험수가 적용이 늘어나는 추세이니 잘 참고하자.
발바닥의 굳은살(Callus)은 계속되는 마찰과 압력으로 정상 조직이 각화된(orthokeratosis) 것이다. 신경이나 혈관 조직이 자라있지 않으므로 그냥 자르거나 다듬어서 치료할 수 있다. 굳은살이 아래 좌측 사진처럼 커질 수도 있는데, 이 정도 되면 집에서 치료하기는 어렵다. 혼자서 자르기도 힘들고, 소독이 잘 안 되서 상처 감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은살은 우선 티눈(Corn)과 구별이 중요하다. 두 병변의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어서 그렇다. 티눈은 주로 발가락 상부 혹은 측면에 잘 생기고 표면 아래에 핵이 있기 때문에, 이걸 제거해야 통증의 원인이 사라진다.
반면 굳은살은 반복되는 압력으로 층층이 죽은 세포 단백질로 만들어진다. 핵이 없기 때문에 신경을 누르는 지점이 없고, 눌러서 아픈 압통(Tenderness)도 없다.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의원에서 시행한 대형 굳은살 치료 장면을 음성 설명과 함께 올려 두었다.
굳은살 티눈은 치료 후 자가 관리도 중요하다. 반복되는 마찰로 생기는 거라 같은 신발, 같은 보행습관, 같은 일이나 운동을 하다보면, 결국 똑같이 재발한다.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470374/
상기 링크의 믿을만한 연구결과를 꼭 참고하면 좋다. 제거 시술을 받은 환자 분들은 주 1회 간격으로 따뜻한 물에 20분 정도 발을 담그는 족욕을 하고, 이후 손발톱 용 사포(emery board, 아래 사진 좌측)나 굳은살 없애는 돌(pumice stone, 아래 사진 우측)을 가지고 치료 부위를 다듬어주어야 한다. 족욕은 발톱무좀이나 발 피부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습관이니 더욱 추천한다.
혈관종(Hemagioma)은 혈관 조직이 이상 증식을 해서 발생한다. 왜 이상 증식을 하는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숙아에서 혈관종 발생이 많은 걸로 보아 태내 성장 과정에서 산소 농도의 변화가 요인이라 추측된다.
아기 피부의 선천적 혈관종이 아니더라도, 성인에서 과오종(Hamartoma)성 변화로 생길 수도 있다. 상처나 혈류 이상 등으로 정상조직이 과다 증식해 덩이를 이룬다는 의미이다.
카모마일 의원에 오신 환자 분의 병변도 그런 경우였다(글 표지 사진 참조). 머리에 빨간 작은 덩이가 만져져 타 피부과에서 레이저로 제거를 받았지만 재발을 해서 오셨다고 하셨다(레이저 치료 자체가 외상이 되어 다시 과오종성 변화). 머리를 감을 때마다 피가 나는 증상이 있었다.
혈관종 제거는 외과적 절제 혹은 피부 레이저 소작(燒灼)술로 한다. 혈관 조직이라 병변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출혈이 많다는 점을 유의하고, 재발이 적도록 혈관 덩이가 없어지고 정상조직이 확인될 때까지 소작 해야 한다. 아래에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시술 장면을 설명과 함께 동영상으로 올려 놓았다.
유도나 주짓수, 종합격투기를 수련하다 보면 귀가 상대와 부딪혀서 모양이 변할 수 있다. 오래 방치하면 잘 쪄놓은 왕만두와 똑같이 되는데 그래서 별칭 만두귀, 의학용어로는 이개혈종(Auricular Hematoma)이라고 한다.
사람 귀에는 피부 아래 연골(Cartilage)이 있고, 연골막(Perichondrium)이라는 조직이 연골을 싸고 있다. 연골과 연골막 사이에 피가 고여 혈종(Hematoma)을 형성해서 만두귀가 된다(아래 그림 참조).
발생 초기에(아직 피가 굳지 않아 빼기 쉬울 때) 고인 혈액을 배액시키고, 수련 때마다 헤드기어를 착용하면 만두귀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직업 파이터는 그럴 여유가 없고, 결국 긴 시간에 걸쳐 아래 사진의 하빕 선수처럼 변모하게 된다.
이개혈종의 치료는 간단하다. 멸균 주사기 바늘을 부풀어 오른 귀의 혈종에 삽입해서 피를 빼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 「흡입배농 및 배액처치」 수가를 적용받으면 저렴한 가격에 동네 의원에서 처치를 받을 수 있다(진료 및 시술비 포함 평일 기준 1만원 정도).
또한 강력한 소염(消炎)작용의 스테로이드 주사를 사용하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고려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에서 내놓은 연구 논문에서도 확인된 안전한 치료 방법이다(아래 사진 참조).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이개혈종 배액 시술의 동영상을 올려 두었다. 혈종을 두 군데 찔러 배액시키고, 주사기 바늘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시린지(Syringe)를 교체해서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 성분의 스테로이드를 주입했다.
눈꺼풀 주변에 여러가지 피부병이 생길 수 있는데 다래끼(맥립종; Stye)나 콩다래끼(산립종; Chalazion)가 대표적이다. 안구는 항상 촉촉해야 하기 때문에, 점액을 분비하는 샘 (gland) 조직이 여기저기 분포해 있다. 이런 샘에 피부 표면에 있는 세균, 바이러스가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면 맥립종이나 산립종을 형성하게 된다.
간단한 다래끼는 소독된 수건에 정수기 뜨거운 물을 묻힌 다음 식혀서 하는 온찜질을 하루 5~10분 정도 하면 낫는다. 그래도 계속되면 안과나 가정의학과 의원에서 항생제 점악액이나 연고를 처방 받아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아래 사진 같이 단단히 굳은 다래끼는 이 정도 치료로 낫지 않는다.
이 경우 국소 마취 하에 절개 및 소파술(Incision and curettage; 칼로 째고 긁어내는 것)을 시행하는 게 전통적인 치료 방법이다(상기 사진 참조). 하지만 작은 다래끼는 간단한 레이저 시술로도 없앨 수 있는데, 이미 1988년도 부터 여러 사례 논문이 발표되어 왔다.
카모마일 의원에 오셨던 환자 분도 안과에서 연고를 처방 받아 매일 사용했지만 2주 이상 다래끼가 지속되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시술을 받기로 했고, 리도카인 크림으로 눈꺼풀 피부를 마취, CO2 레이저를 이용해서 제거했다. 안구에 레이저 빔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외에는 아주 간단한 시술이다.
아래에 시술 과정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동영상을 올려 두었다. 곪아 버린 다래끼의 치료는 국민건강보험의 절개배농(Incision and Drainage)을 적용 받아 저렴한 가격에 치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