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에 기어다니는 아주 작은 벌레들 – 옴, 사면발이, 성 접촉으로 감염 가능, 치료 방법 설명

 
사면발이(=사면발니=Crab Louse)는 사람의 체모에 기생하는 아주 작은 벌레이다. 크기가 1.3~2mm 정도여서 자세히 보면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신체 이곳저곳에 털이 많이 있지만, 사면발이는 주로 사타구니 털 속에 산다…
 
그래서 사람들이 흔히 성병으로 생각하지만, 꼭 그런건 아니고, 공용 침구나 유니폼을 사용하는 호스텔이나 찜질방 같은 곳에서도 전염될 수 있다. 특히나 위생 관리가 안 되는 해외 여행지 단기 숙소에서 많이 옮겨 온다.
 


 

상기 사진을 보면, 손으로 털을 잡고 매달려 있는 사면발이의 모습이 보인다. 털에 붙어 있는 타원형의 작은 물체는 사면발이의 알이다.
 
성병일 가능성이 높다면 사면발이 뿐 아니라 다른 성병(임질, 클라미디아가 가장 흔하다)에 대한 검사도 같이 받아야 한다. 비뇨기과 이외에도 동네 내과/가정의학과에서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기본 성병 검사를 받을 수 있다.
https://synologycastlekafka.p-e.kr/성병-필수-검사-종류-국민건강보험-적용-가격/
 
성접촉이 없었고, 의심가는 더러운 공용 장소 이용력이 있다면, 성병 검사가 아닌 그냥 사면발이 치료만 받으면 된다. 예전에는 ‘린단’ 성분의 크림이 사용되었지만, 문제 성분이 발견되어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오염 물질 때문에 시장에서 퇴출된 옴 사면발이 치료제 린단로션을 설명한 기사


 

그래서 현재는 더 안전한 퍼메트린 성분의 전문의약품 크림이 처방되고 있다. 대웅제약 <오메크린크림>, 신신제약 <신신퍼메트린크림>이 대표 제품들이다. 전문의약품이어서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없고, 의사 처방전이 필요하다. 동네 내과/피부과/가정의학과에서 쉽게 처방된다.
 
이 크림을 건조한 피부 상태의 몸에 바르고 12시간 있으면 완치가 된다. 사면발이 벌레가 좋아하는 곳인 사타구니, 엉덩이 사이, 겨드랑이 등의 굴곡 부위에는 더욱 세심하게 발라 주어야 한다(몸이 겹치는 부위는 체온 유지가 잘 되어서 옴 사면발이 벌레가 더 잘 산다).
 

(좌) 사면발이 알  (우) 사면발이 성체 벌레


 

​사타구니에 작은 벌레가 움직이는 걸 보고 기겁을 해서 에프킬라를 그곳에 뿌리다 오시는 분도 계셨다. 그래도 치료가 안되는 이유는, 사면발이는 두꺼운 캡슐에 싸인 알을 털에 번데기처럼 붙여 놓으면서 번식하기 때문이다. 에프킬라로 작은 벌레는 쉽게 죽이지만, 알은 쉽게 죽지 않아서 완치가 안 된다(상기 사진 참조).
 

독감 백신 무료 접종 9/25일 만12세 이하 재개 – 외산 독감 백신도 지원됨

 
이번 가을 국가 무료 백신 접종 사업은 코로나19 사태의 혼란함처럼 혼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호흡기 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는 무료 접종 대상을 대폭 늘렸었다.
 
어린이의 경우 작년에는 초등 6학년 이하가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고3 이하까지이다. 어르신의 경우 작년에는 만 65세 이하 분들이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만 62세 이하 분들이다. 아래의 정부 홍보물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9/22일 터졌는데, 소아청소년 만 13세에서 만 18세 대상 정부 현물 제공 독감 백신들의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만 6개월에서 만 12세까지는 정부가 제공하는 현물 백신이 아닌, 의료기관 자체 구매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어서 해당 물량은 안전했다.
 

 
​그래서 정부는 9/25일 금요일 오후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 대상 국가 무료 독감 백신 사업을 재개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만 12세 이하 아이를 둔 일반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보통 ‘정부 백신 못 믿겠다. 그냥 유료 백신 놔달라’ 였다.
 
일선 의원 의사로서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만 12세 이하 무료 독감 수급은 의원마다 다른 도매상 혹은 제약사 직거래를 이용하기 때문에, 정부 분량과 다른 유통망을 거쳤고, 그래서 문제 없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료 접종 백신의 제조사도 개개 의원의 성향에 따라 다른 제품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백신 소비자인 만 12세 이하 소아의 부모님이 선호하는 백신(주로 GSK 사나 Sanofi 사 수입 제품들)을 접종하는 의원을 찾아가 맞을 수 있는 자유도 생겼다.
 
만 13세 ~ 만 18세 분량은 국가에서 정한 제조사의 백신이 현물로 공급되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의 자유가 없다.
 

 
​만 12세 이하 정부 무료 접종 가능 백신 제품들은 상기 사진과 같다. 이들 중 국제 인증을 받아서 먼저 추천할 만한 4가 제품은 아래와 같다.

 
1. 플루아릭스테트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 GSK)
▶ 4가 독감 백신으로 처음으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음 (2012년)
▶ WHO PQ에 비해 미국 FDA 승인을 받는 과정이 일반적으로 더 어렵기 때문에 의미가 있음.
 
2. 박씨그리프테트라 (사노피파스퇴르; Sanofi Pasteur)
▶ 4가 독감 백신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심사(PQ) 승인
▶ 동사의 4가 독감 백신 Fluzone Quadrivalent 미국 FDA 승인
 
3.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녹십자)
▶ 2016년 세계보건기구 WHO Prequalification 인증 획득
▶ WHO의 PQ를 받은 제품은 UN 산하기관인 UNICEF 등을 통해서 제3세계 어린이 접종 백신으로 공급 되기 때문에 믿을 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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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카이셀플루4가 (SK바이오사이언스)
▶ 2019년 세계보건기구 WHO Prequalification 인증 획득
▶ 유정란 배양 방식이 아닌 세포배양 방식
▶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조금 더 안심하고 접종 가능, 항생제 과민반응 기왕력이 있는 접종자에 대한 염려도 상대적으로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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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설립과 의사 숫자 늘리기에 대한 개원 의사의 의견 – 제 3의 길도 있음

 
우리나라는 공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가입률이 100%이면서, 정작 의료인 의사는 절대 다수가 민간 전문직 인력입니다.
 
​반면 영국의 공공의료체계인 NHS(National Health Service)에서는 의사들이 다 준공무원 입니다. NHS는 무상의료이고 서비스 접근성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영국 국민의 민간 의료보험 가입 비율이 10.5%(2015년 기준) 밖에 안될 정도로 국민 보건 서비스가 긴 세월 자리를 잘 잡아왔습니다.
 
반면 미국은 최근에야 오바마케어라는 전국민 건강보험을 표방한 정책이 나왔었고, 그나마도 트럼프 행정부로 바뀌면서 좌초할 정도로 국가 주도 의료 서비스의 영향력이 약합니다. 하지만 자유 기업 정신 덕분에 제약사의 신약 개발이나 병원들의 의료 서비스 전달체계 혁신에선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가의료 체계는 미국과 영국의 중간으로 가야한다고 할 수 있고, 현실적인 정책을 입안하고 시범 사업을 벌여 현실화 시켜야만 현재 진행중인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논란과 의사 파업 여진을 잠재울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사태를 2000년의 의약분업 의사파업 때와 비교해보고 향후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정책 개선점을 논해 보았습니다. 아래 링크의 유튜브 영상을 참조해 주세요.
 

 

물사마귀 (전염성 연속증) 치료 – 레이저로 혹은 큐렛으로 제거, 미국질병관리본부 치료 지침 기준

 
물사마귀는 정식 의학용어로 전염성 연속증(molluscum contagiosum)이라고 한다. Pox 바이러스에 속하는 전염성 연속증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성 질환이다.
 
아직 면역체계가 약한 소아에서 호발하며, 가장 중요한 특징은 6개월에서 1년 내에 저절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꼭 제거가 필요한 경우와 아닌 경우를 구분해서 보는 게 중요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CDC) 사이트에 설명이 잘 나와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 웹사이트 물사마귀 정보 페이지 (질병 개론)


 

​빨간 밑줄 쳐진 내용을 확인해 보면, 물사마귀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이 기간에 저절로, 흉터 없이 사라지며, 길게 갈 때는 4년 정도 지속된다고 되어 있다.
 
소아 환자의 보호자 분께 이 물사마귀는 그냥 두면 저절로 없어진다고 하면 안 믿으시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물사마귀처럼 바이러스 원인으로 발생하는 편도염의 예를 들어 드린다.

 

(상) 정상 인두부 (하) 편도염이 심한 인두부


 

상기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외부 바이러스 전파로 인해 염증이 생긴 편도는 저렇게 울퉁불퉁 붓는다. 하지만 잘 쉬어서 몸이 면역력을 회복하고 감기 바이러스가 다 죽으면 정상 모양의 인두부(pharynx) 모양을 되찾는다.
 
따라서 물사마귀도 자주 만지거나 짜려고 하지 않고, 소아 면역체계가 완성될 때까지 느긋하게 6~12개월 기다리면 보통 저절로 사라진다.​

 

미국 질병관리본부 웹사이트 물사마귀 정보 페이지 (질병 치료)


 

하지만 상기 미국 CDC 페이지에도 나와 있듯이 사타구니나 주변 부위의 물사마귀들은 저절로 안 없어지고 퍼지는 경우가 많아 제거를 주로 한다. 제거 방법은 냉동 치료, 큐렛 치료,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소아 물사마귀의 큐렛과 레이저 치료 시술 장면을 올려 두었다.

 


 

폭풍의 언덕 – 사랑의 고통과 황홀 그리고 잔인함

 
작가 에밀리 브론테는 1818년 영국의 북부 변방인 요크셔 지방에서 태어났고, 1848년 30세의 나이로 결핵에 걸려 죽었다. 그녀의 다른 3명의 자매와 1명의 남동생은 모두 어려서 죽거나, 30대 초반의 나이를 못 벗어나고 병으로 죽었다. 생전에 작가로 명성을 얻었던 언니 샬럿 브론테 만이 예외로 그나마 38세까지 생존했다.
 
<폭풍의 언덕>의 주인공들은 젊은 나이에 열병이 걸리고 금새 죽어나간다. 캐서린 언쇼, 힌들리 언쇼, 에드거 린턴 모두 그렇게 죽었다. 죽음은 에밀리 브론테의 곁에 삶과 이질적이지 않은 영역으로 있었고, 그래서 그녀가 생각하는 사랑도 죽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유령처럼 맴돌며 지속되는 것이었다. 이는 작품에서 유령이 된 캐서린이 히스클리프를 찾아와 창문을 두드리는 대목에서 나타난다.
 
​에밀리 브론테는 평생 독신이었고, 시골 요크셔를 떠나 오래 산 적이 없었다. 세속적이고 시류에 휩쓸리는 남녀간의 사랑을 겪어 볼 기회가 없었고, 찾지도 않았을 것 같다. 게다가 폭풍이 몰아치는 고향 벌판의 장엄한 풍경은 사랑의 감정에 어떤 불가사이한 신비함을 가져다 주지 않았을까. 즉 사랑은 그냥 인간 안에 갇힌 감정이 아니라, 비나 바람처럼 형태를 바꾸며 세차게 세계를 떠도는 것으로. 그래서인지 작품의 주인공인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은 절대적인 상호 공명과 처절함으로 일관되어 있다.
 
캐서린은 넬리에게 말한다.
 

내 삶에서 가장 큰 슬픔이 그 애였어.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그 애만 있으면 나는 존재하겠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라 해도 그 애가 죽는다면 온 세상이 완전히 낯선 곳이 되어버릴거야. 내가 이 세상의 일부라는 느낌이 없을 거야.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가 올라갈 수 없는 고상한 집안의 남자와 결혼하게 되자 히스클리프는 폭풍의 언덕을 떠난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천한 신분을 벗고 신사가 되어 다시 찾아온다. 그는 당시 불치병이었던 열병(뇌수막염)을 앓아 죽어가는 옛 연인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너는 나를 사랑했잖아. 그런데 너는 무슨 자격으로 나를 떠났니? … 곤궁도, 영락도, 죽음도, 하느님이든 사탄이든 누가 무슨 짓을 해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는 없었는데, 네가 네 손으로 우리를 갈라놓은 거야. 내가 네 가슴을 찢은 게 아니야, 네가 네 가슴을 찢은 거야, 네 가슴을 찢으면서 내 가슴까지 찢어놓은 거야. 내 목숨이 질긴 만큼 내 괴로움도 질기단 말야. 내가 살고 싶겠냐? 내가 어떻게 살겠냐? … 네 영혼이 무덤에 있는데 너라면 살 수 있겠어?

 
찬찬히 읽으면 히스클리프의 격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모든 어려움을 넘어 죽을 때까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현세의 내게도 울림이 되었다.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많이 사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걸 그들 만큼 잊을 수 없는 생의 의미로 남길 수 있을지.

너무 두꺼운 무좀 발톱 치료 – 의료용 펜치 사용 다 잘라내기

 

곰팡이로 인해 누렇고 두꺼워진 발톱은 그냥 놔두면 평생 간다. 마치 식물 – 썩은 고목나무 – 처럼 그렇게 되는 이유는 발톱의 성분인 ‘케라틴’ 조직이 곰팡이 감염으로 변성된 채, 혈관과 신경으로 연결된 신체망과 단절되어 스스로 생태계를 이뤄서 그렇다. 아래 현미경 사진을 보시면 곰팡이(진균)이 결이 고운 정상 발톱을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잘 알 수 있다.

 

전자현미경 사진 (좌) 정상 발톱 (우) 무좀 발톱


 

이런 죽은 케라틴 조직을 절제하는 게 발톱 무좀 치료의 핵심이다. 제거를 안 하면 먹는 약을 아무리 오래 먹어도, 바르는 물약을 아무리 오래 발라도 낫지 않는다. 먹는 약은 혈액에 섞여 발톱 근처로 이동하는데, 발톱에 곰팡이 양이 너무 많아 효과가 없어지고, 물약도 두꺼워진 발톱 표면의 곰팡이만 겨우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용 Plier


 

많이 두꺼워진 무좀 발톱은 평범한 외과 가위로는 절제가 어렵고, 니퍼 nipper 아니면 cutting plier 라고 불리는 도구를 쓰면 정말 편하다.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치료 시술 장면을 설명과 함께 올려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