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카모마일 의원에도 파리가 날리고 있다… 지난 달도, 이번 달도 회계 장부를 보는 게 두려운 마음이다. 하지만 카모마일 꽃말 – 역경에 지지 않는 의지 – 을 되새기며, 업소 방역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아무튼 내용을 보면…
바이러스는 생존에 사람이나 동물 같은 숙주를 필요로 한다. 숙주에서 떨어져 공기 중에 있거나, 업소 벽이나 손잡이 등에 묻는 다면 최대 2시간 정도 생존했다가 사멸한다.
그러므로 설령 코로나 환자분이 모르는 새 다녀갔다 해도 틈틈히 소독을 해주면 안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역은 공인된 보건당국의 지침을 따르면 좋다.
먼저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의 자료를 살펴보자.

출처 –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WHO의 감염관리 지침에 따라 차아염소산나트륨을 비교적 넓은 범위 소독에 쓰고, 에틸알코올을 좁은 범위 소독에 쓴다고 적혀있다.
그럼 세계보건기구 WHO의 지침도 살펴보자.

출처 – WHO 홈페이지
코로나19 소독에 필수 품목으로 Hypochlorous acid, 즉 하이포아염소산(=차아염소산)이 포함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 첨부된 표를 확인해 보겠다.

출처 – WHO Essential Medicines 웹페이지 첨부 표
빨간줄 쳐놓은 중요 내용을 확인해 보면, 차아염소산은 미생물 점액막(biofilm)에 침투해서 살균효과를 낸다고 하고, 항균 내성을 일으키지 않는 소독법이라고 되어 있다.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약발이 떨어지게 되는데, 차아염소산은 마구 뿌려도 주변의 세균을 슈퍼 세균으로 안 만든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공인된 업소 소독 용품인 차아염소산나트륨 소독액과 분무기는 인터넷 쇼핑으로 쉽게 살 수 있다. 필자는 네이버쇼핑에서 모두 구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가격은 오르고 배송 지연은 되고 있지만, 못 살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소독약과 분무기를 마련해 놓고, 실제로 카모마일 의원에서 방역을 한 장면을 동영상으로 올려 두었다.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자영업이 다 같이 잘 회복했으면 좋겠다.
정부는 감염병 재난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으로 올리고, 병의원들의 비대면 전화 진료를 2/24일 월요일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현역 진료의인 필자는 이 사실을 월요일에 일 시작하도록 몰랐는데, 범정부대책회의 브리핑에 한 줄 써져 있었고, 따로 문자 공지 같은 것도 안 왔기 때문이었다.

2/23일 발표된 보건복지부 범정부대책회의 보도 자료 캡처
이 조치는 보건의료기본법(40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 44조 보건의료 시범사업)에 근거를 두고 내린 것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0224084852017?section=search
하지만 의사 협회는 이 조치에 강력 반발했다. 비대면 진료가 정확한 진단을 어렵게 하고, 진단 안 된 코로나19 환자가 지역사회 감염을 더 퍼뜨릴 수 있다는 논지였다.
개인적으로 고혈압 당뇨약 같이 정기적으로 받는 처방전을 원래 다니던 병의원에서 전화를 통해 발부 받는 건 한시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대면 진료를 받고 종이처방전을 받은 다음, 그걸 약국에 내면 약을 탈 수 있었다. 이번 조치의 결과로 환자 분의 전화 요청후 병의원 팩스를 통해 약국으로 바로 처방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아래 동영상에 의료비 지불방법을 포함한 전과정 설명을 해 두었다.
작년 9월 방영되었던 EBS 명의 <피부노화 늦추고 싶나요?> 편은 네이버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해당 분야 대가이신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님과 서울대 의대 운영 보라매병원의 조소연 교수님이 출연하셨다.

(좌) 정진호 교수님 (우) 조소연 교수님
프로그램에서 가장 강조된 노화방지 피부 관리법은 바로… 자외선 차단제 잘 바르자 였다! 아래 사진을 먼저 살펴보자.

SBS 명의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2009년 04월 미국성형재건 학회지에 실렸던 논문 사진 발췌
좌측 반쪽 얼굴과 우측 반쪽 얼굴은 일란성 쌍둥이 자매를 각각 찍은 것이다. 주당 10시간 이상 자외선 노출이 많았던 사진 우측 여성의 얼굴에는 주름 검버섯 잡티가 많고, 피부 나이가 무려 11년이나 더 들어 있었다.
이 쌍둥이 자매 두 명은 정확히 같은 유전자를 지니고 있지만, 얼굴에 자외선을 쬔 시간 차이로 인해 피부 노화 정도가 10년 이상 차이 나 버렸다.
프로그램에는 <스티바에이 크림> 상품명이 대놓고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타민 A 유도체인 트레티노인(Tretinoin) 성분의 크림이 항노화 목적으로 쓰인다는 설명이 있었다.
트레티노인은 상피세포(epithelial cells)의 분화를 촉진한다. 쉽게 말해 피부가 뒤집어지고 새로 나게 하는 성질을 지닌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블랙헤드(blackheads)를 줄여서 여드름 치료 효과도 낸다.

스티바에이 크림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는 고가의 의약품 크림인 만큼 사용법을 정확하게 지켜서 효과를 보는 게 좋다. 의학/의약품 분야 세계 최대 방문자수를 자랑하는 웹사이트인 <메이요클리닉>과 <드럭스닷컴>의 설명을 기준해서 용법과 주의점을 정리해 보았다.
1. 스티바에이 크림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수 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상피세포가 분화해서 피부 재생 효과가 일어나는 만큼, 하루 만에 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다. 상처가 난 뒤에 아무는 속도를 생각해보자.
2. 상처난 피부나 일광화상이 있는 피부에는 사용 금기
염증을 악화시키고 통증만 더하는 결과를 낳는다.
3. 사용 전에는 순한 비누(중성)로 세안을 하고, 수분이 완전히 마를 때까지 20~30분 정도 기다린다.
수분이 남아 있는 피부에 스티바에이 크림을 사용하면 자극감이 더 심해진다.
4. 얼굴 전체를 바르는데, 완두콩 1개 크기 분량(A pea-sized amount)이면 충분하다.
아주 얇고 부드럽게 펴 바른다. 너무 많이 바르고 얼굴 전체에 뽀루지 생긴 분도 보았다.
5. 스티바에이 크림을 바르고 적어도 1시간은 세안을 하지 않고, 다른 피부 제품을 바르지도 않는다.
효과를 최적화하기 위해 이렇게 한다. 크림을 바르고 외출하는 것도 좋지 않고, 잠자기 전 하루 1회 사용하는 용법이 가장 흔하게 쓰인다.
6. 여드름 치료 목적으로 스티바에이를 사용할 경우 초기에는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따가움과 발적이 있다가, 블랙헤드가 사라지고 상피세포가 재생되며 고운 피부로 바뀌는 과정이다. 효과를 보기 전에 시간이 필요하다.
운동을 열심히 하거나 PT를 받아서 승모근, 전완근이 단단해지면 보기가 좋다. 하지만 센 근육이 미(美)를 해치는 곳도 있으니, 이마와 미간 부위이다. 여기 근육이 울룩불룩해져서 엄청 멋있다고 칭찬해 주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아래 사진은 미국의 영화배우 조니 뎁(Johnny Depp)의 (좌)젊은 리즈 시절 모습과 (우)나이든 모습을 보여준다(점점 깡마른 캐리비안 해적 선장이 되가고 있음). 찡그리며 생긴 저런 주름은 보톡스를 맞으면 근육 힘이 풀리기 때문에, 개선이 된다.

사진 출처 (좌) WallHere (우) Starcasm
보톡스 시술은 필러와 달리 치명적인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액체 성상이라 혈관을 막을 수 없고, 통상적 치료 용량을 몇 배로 늘려써도 호흡근을 마비시킬 정도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만 눈꺼풀이 내려가 졸려 보이는 ‘안검하수’, 혹은 눈썹 끝이 올라가서 표정이 화난 것처럼 변하는 ‘사무라이 눈썹’ 이라 불리는 부작용은 가능하다.

사진 출처 adamscheinermd.com
상기 사진의 여성은 이마 보톡스를 맞은 후 좌측 눈꺼풀이 내려가는 증상을 겪었다.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독소를 약품화 한 것인데, 눈꺼풀을 움직이는 근육 근처에 보톡스가 스며들어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이런 안검하수가 발생해도 눈꺼풀을 조금 올릴 수 있는 점안액이 있어서 다행이긴 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원상 회복은 된다. 보톡스 성분이 피부/근육 내에 영원히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만일 그렇다면 보톡스 한 번 맞으면 평생 주름이 엷어짐).

사진 출처 Pinterest
상기 사진의 여성을 보면 B 사진보다 A 사진에서 눈썹의 외측 부분이 쫑긋 올라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마 보톡스 주사에서 근육이 비대칭적으로 마비되어 ‘사무라이 눈썹’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이 역시 영구적이진 않고, 대칭을 만들어 주는 추가 보톡스 시술로 완화된다.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이마 보톡스 시술의 동영상을 아래 올려 두었다. 이마 미간 근육의 센 부분을 촉진해서 포인트를 잡고, 눈꺼풀 근육에 스며들지 않도록 멀게 거리를 하면서 주사 놓는 장면들이다.
의대 학생 시절 병원 실습을 돌던 중 겪은 사건이다. 한 중년 남자가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왔고, 그의 아내로 보이는 여자가 동행했다. 혈액검사를 해 보니 전해질의 불균형이 발견되었다. 칼륨(K = Potassium) 수치가 낮았는데, 이는 가장 먼저 교정해 주어야 하는 혈액 전해질(Serum electrolyte) 이다. 칼륨은 근육 세포의 움직임에 큰 역할을 하므로 수치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심장 부정맥이 발생해서 급사할 수 있다.
의사는 칼륨을 보충하기 위해 염화칼륨(KCl, K 보충을 위해 흔히 쓰는 약제) 주사를 처방했고 신규 간호사가 KCl 앰플을 딴 후 생리 식염수에 혼합해서 환자에게 정맥주사 했다. 그런데 이 간호사는 그만 혼합 농도를 혼동해서 과량의 KCl을 단숨에 주사해 버렸다. 중년 남자는 온몸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며 죽었다.
남자를 동행한 여자는 사실 아내가 아니었고 애인이었다. 본처와는 별거 중인 듯 했다. 여자는 죽은 남자를 울며불며 부르면서 말했다.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끔찍히 잘 해줬는데…”
이 외침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를 끔직하게 아껴 준다는 것, 극진한 마음으로 섬긴다는 건 인생을 걸어볼 미학이 되는 것 같다. 필자는 이성 관계가 아니어도 이렇게 극진한 마음을 평생 보여주었던 사람이 자주 떠오른다. 삼국지에 나오는 촉나라 재상 제갈공명이다. 그는 당대의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유교적 충성에 투철한 사람이었다. 제갈량이 자기 주군을 위해 했던 언행(言行)들을 살펴보면 이보다 더 헌신하는 마음이 세상에 존재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제갈량이 촉(蜀)의 후주(後主) 유선에게 올린 출사표(出師表) 내용의 일부이다(이문열 역 삼국지연의 참고).
선제께서는 창업의 뜻을 반도 이루시기 전에 붕어하시고,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거기다가 우리 익주는 싸움으로 피폐해 있으니 이는 실로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가 걸린 위급한 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先帝創業未半, 而中道崩殂, 今天下三分, 益州罷弊, 此誠危急存亡之秋也.
그러하되 곁에서 폐하를 모시는 신하는 안에서 게으르지 않고 충성된 무사는 밖에서 스스로의 몸을 잊음은, 모두가 선제의 남다른 대우를 추모하여 폐하께 이를 보답하려 함인 줄 압니다.
然侍衛之臣, 不懈於內, 忠志之士, 忘身於外者, 蓋追先帝之殊遇, 欲報之於陛下也.
제갈량의 문장은 간명하면서도 무겁고, 진정이 느껴진다.
신은 본래 아무 벼슬 못한 평민으로 몸소 남양에서 밭 갈고 있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목숨이나 지켜 살 뿐 조금이라도 이름이 제후의 귀에 들어가 쓰이게 되기 바라지 않았습니다.
臣本布衣, 躬耕南陽, 苟全性命於難世, 不求聞達於諸侯,
선제께서는 신의 보잘것없음을 꺼리지 않으시고, 귀한 몸을 굽혀 신의 초가를 세 번이나 찾으시고 지금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물으셨습니다.
先帝不以臣卑鄙, 猥自枉屈, 三顧臣於草廬之中, 諮臣以當世之事.
이에 감격한 신은 선제를 위해 구치로 닫고 헤맴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由是感激, 許先帝以驅馳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는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士爲知己者死)라는 구절이 나온다. 제갈량의 일생은 자신을 알아준 군주에게 완전히 바쳐진 것이었고 그의 아들을 위한 대를 이은 충성도 전혀 변함이 없었다.
신은 받은 은혜에 감격을 이기지 못 합니다. 원정을 청하는 표문을 올리려 하니 눈물이 솟아올라 말을 잇지 못하겠습니다.
臣不勝受恩感激, 今當遠離, 臨表涕泣, 不知所云.
출사표의 결미 부분이다. 출사표를 읽고도 눈물 흘리지 않는 자는 충신이 아니라고 하는데 왜 그런지 잘 말해주는 문장이다.
대한민국의 최대 적대국은 북한이다. 국방백서의 ‘주적’ 표현이 올해 1월 삭제되긴했다. 하지만 그걸 지운다고 북한이 우리나라를 적이 아닌 친구로 생각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면 현재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주적은 누구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중국이다. 냉전 시대에는 소련이었고, 한때는 동맹국 일본이 헤게모니를 차지할 경쟁국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안보 역량의 중심을 중국 봉쇄에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2018년 8월 통과된 화웨이 제제(미 정부 유관기관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는 국방수권법안(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의한 것이었다(아래 CNN 기사 링크 참조).
The FBI, CIA and NSA say American citizens shouldn’t use Huawei phones
중국이 야심차게 추친하고 있는 대륙 해양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 BRI) 또한 미국 안보에 위협으로 여겨지고 있다. 냉전 시절 미국은 소련 봉쇄를 위해 서유럽을 중심으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를 세웠고, 동아시아에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한 안보 동맹을 구축했다. 만일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동아시아 – 남아시아 – 중동 – 유럽을 아우르는 우호적 경제 벨트를 구축하면 나토나 일본 한국의 봉쇄 역할이 희석되어 버린다.
그래서 미국은 올해 3월 이탈리아가 서방선진국 모임 G7 최초로 중국과 일대일로 MOU를 체결하자 경고 메세지를 보냈다. 백악관 안보담당 대변인(White House National Security Council spokesperson)인 가렛 마르퀴스(Garrett Marquis)는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경제에 도움 되지 않을 것이며, 이탈리아의 국제적 명성만 해칠 것” 이라고 말했다(아래 링크).
Italy mulls preliminary Belt and Road deal with China
냉전 시대 미국의 소련 봉쇄는 결국 세계에서 가장 큰 공산주의 연합체를 해체시킬 정도로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과거를 돌아보면 미국과 중국은 냉전(冷戰)이 아닌 열전(熱戰)으로 이미 맞붙은 적이 있다. 1950년 10월 18일, 18만 명이 넘는 중공군은 야음을 통해 압록강을 도강했다. 그리고 한 사학자가 “근대 전쟁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매복” 이라고 명명한 작전에서 유엔군에게 완벽한 기습공격을 가했다.
David Halberstam. The coldest Winter Ma em ill an, 2008. P. 372

사진 출처 Wikipedia Battle_of_Chosin_Reservoir
전선은 압록강 주변에서 지구 위도 3도 아래인 휴전선으로 되돌려졌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미군은 3만 6,000명이라는 막대한 사망자를 내었다. 중국 측도 이 숫자를 훨씬 뛰어넘는 사망자를 낳았겠지만(공식기록이 없음) 전략 목표를 달성했다. 그리고 69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 중국은 전쟁을 하더라도 농민 출신 병사들을 인해전술로 밀어 넣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산업 역량을 구축했다. 미국은 이렇게 강대해진 중국을 경계하고 있다.
<예정된 전쟁> 책의 저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하버드 케네디스쿨 학장, 하버드 벨퍼과학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공직으로는 레이건과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특보, 국방부 차관보를 맡기도 했다. 이런 경력을 가진 인물이 쓴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대응에 대한 책은 분명 흥미로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이 과거 100년간 초강대국으로 굴림하면서 어떻게 소련과 일본 같은 경쟁국들을 파악했으며, 결국은 봉쇄하고 헤게모니를 빼앗았는지에 대한 기록이 재미있었다. 아래에 책 안의 구절을 옮기고 마치겠다.
유라시아 대륙 국가들을 연결하겠다는 일대일로의 약속은 전략 지정학적인 힘의 균형이 아시아로 넘어가는 비전을 반영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1세기 전에 지정학의 창시자인 할포드 매킨더Halford Mackinder가 한 주장을 떠올리게 된다. 1919년에 그는 유라시아를 ‘세계도’라고 이름 붙이고, “세계도를 지배하는 자가 전 세계를 지휘한다”는 유명한 선언을 남겼다. 만약 2030년까지 지금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매킨더의 유라시아 개념은 처음으로 현실이 된다. 일대일로의 고속철도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베이징까지 화물 운송 기간을 한 달에서 이틀로 줄일 것이다. 매킨더의 비전은 한 세기가 넘도록 전략가들의 생각을 그토록 지배해 마지않았던, 해군력 중심적 위치에 관한 머핸의 논지까지 무색케 만들지도 모른다.
책 <예정된 전쟁> 201 페이지
1949년까지 소련은 독자적으로 핵폭탄 실험을 함으로써 미국의 핵무기 독점 상태를 깨는 데 성공했다. 8년 뒤에 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우주로 쏘아 보냄으로써 과학과 기술 영역에서 앞서간다고 자부하고 있던 미국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한편, 소련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1950년에서 1970년 사이의 연 경제성장률도 (적어도 공식 보고에 따르면) 평균 7퍼센트에 달하여(각주149), 소련이 미국 경제와 맞먹거나 능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촉발시켰다. 1960년대에 베스트셀러까지 되었던, 폴 새뮤얼슨이 집필한 교과서 <경제학: 경제 분석의 기초>에는, 1980년대 중반쯤이면 소련의 GNP가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상치가 나와 있다. 새뮤얼슨의 예상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소련은 두 가지 영역에서 미국을 따라잡았다. 바로 군사비 지출과 철강 생산이었다. 모두 1970년대 초에 일어난 일이었다.
(각주149) Wilfried Loth, “The Cold War and the Social and Economic History of the Twentieth Century”, in The Cambridge History of the Cold War, vol. 2, ed. Melvyn Leffler and Odd Arne Westad(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0), 514.
책 <예정된 전쟁> 415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