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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센다 알고 맞기 – 맞아야 할 경우와 아닌 경우, 가격의 문제

 
비만치료 주사제 삭센다를 관심 가지고 처방하고 있었다. 더 관심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래 링크의 중앙일보 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너도나도 꽂는다? 강남 다이어트 주사 ‘삭센다’의 위험성

 
기사에서 주된 비판은 삭센다 처방의 오남용을 향해있다. 별로 살도 안 찐 젊은 남녀가 너도나도 비싼 다이어트 주사를 맞고 있고, 많은 클리닉들도 상업적 목적으로 그걸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허가한 정확한 사용 대상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아래 식약처 원본 링크를 기준으로 정리).
http://drug.mfds.go.kr/html/bxsSearchDrugProduct.jsp?item_Seq=201705815


 

★ 삭센다 사용 허가 대상

1)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kg/m2 이상인 비만 환자
2)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예, 이상혈당증(당뇨병 전단계(pre-diabetes) 또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서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27 kg/m2 이상 30 kg/m2 미만인 과체중 환자

1번의 경우, 키가 170cm 이라고 가정 했을 때 몸무게가 87kg 이상이어야 체질량지수(BMI)가 30이 넘게 된다.

2번의 경우 당뇨병전단계/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서 BMI가 27 이상이면 된다. 대사성증후군 약을 복용하거나 복용하기 전 단계이고, 키가 170cm 이라면 몸무게 78kg 이상인 군이다.

상기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삭센다를 맞는 데 의학적인 문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갑상선수질암이나 다발성내분비선종증 같은 특수한 병 환자군만 제외하면 그렇다.


 

★ 값비싼 주사제라 인기가 있다?

상기 링크된 중앙일보 기사에서는 삭센다 주사가 기존의 인기 비만치료제들(펜타민/큐시미아/콘트라브/벨빅/제니칼)보다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를 비싼 가격의 역설이라고 설명했다. 부분적으로만 맞다.

콘트라브의 경우 표준 용량인 아침 저녁 2캡슐 씩을 복용할 경우 약국에 내는 약제비는 대략 11만원이 된다(병의원 처방전 비용과 약국 조제비 제외, 순수 약 값만).

제니칼정의 경우 아침 점심 저녁 1캡슐 표준 용량 복용시 한 달에 순수 약제비가 10~11만원 정도이다.

벨빅도 한 알에 1,750원 정도 고가라, 순수 약제비가 하루에 3,500원, 한 달에 10만5천원이 든다.

삭센다는 인터넷에서 선전하는 전국 최저가가 펜1개에 10만원, 강남 평균가는 14만 정도이다. 0.6mg 시작 용량 그대로 쓰면 한 달 동안 펜 1개를 사용할 수 있다. 비싸서 더 사는 역설적 구매욕을 일으킬 가격은 아니다.

식욕억제제 계통에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펜터민 제제(아디펙스/디에타민/휴터민 등)의 경우는 오래된 약이라 가격이 저렴하다. 한 달 순수 약제비가 3만원 미만으로 나온다. 펜터민 제제와 삭센다를 비교했을 때만 ‘비싸서 더 맞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 삭센다가 특별한 이유

삭센다는 원래 당뇨병 치료 용으로 개발된 주사제이다. 이런 전문 치료제의 효과와 신용도는 세계 최대, 최강의 검증 기관이라 할 수 있는 미국 FDA의 자료에 근거한다. 삭센다는 그 외에도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도 당뇨 치료 Step2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약제로 등제되었다.

삭센다가 높은 의학적 평가를 받는 이유는 GLP-1 Receptor Agonist 계열 약제로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가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도 관련 논문이 게재되었을 정도이다(Liraglutide = 삭센다 성분명, 아래 링크 참조). 기존의 인기 비만치료제인 펜타민/큐시미아/콘트라브/벨빅/제니칼 중 어떤 약도 이런 성인병억제=수명연장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Liraglutide and Cardiovascular Outcomes in Type 2 Diabetes | NEJM


 

★ 결론

· 삭센다는 식약처가 허용한 대상군(BMI 30 이상=경도 비만 이상) 사람이 사용했을 때 기존 약제 대비 특별한 이점이 있다. 심혈관 질환이 덜 걸린다는 중요한 부수 효과이다.
· 이런 중요한 부수 효과가 식약처 허용 대상군이 아닌 사람이 삭센다를 사용했을 때도 똑같을지는 미지수이다.
· 삭센다는 비급여 주사제라 클리닉 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다. 최저가에 구매한다면 기존 인기 비만치료제에 비해 그다지 비싸지 않다.
· 가성비를 원한다면 펜터민 제제(아디펙스/디에타민/휴터민)가 좋은 선택이다.
· 비싸도 특별한 효과를 원한다면 경도 비만 이상 환자에 국한해서 삭센다를 맞으면 좋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