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도 주사 용법과 가격 – 남성호르몬 보충 주사 써야 할 경우, 가능한 부작용

 
네비도 주사는 2015년 스포츠 스타 박태환 선수 스캔들에 엃히면서 유명해졌다. 독일의 제약그룹 바이엘(Bayer)사 제품이며 성분명은 테스토스테론 운데카노에이트(Testosterone Undecanoate)이다.

스포츠 도핑(doping)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었고, 가장 중요하게 금지되기도 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 계통 약품이다.

상기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디빌더 중 한 명인 로니 콜먼(Ronnie Coleman)의 젊은 아마추어 시절 모습과 전성기 모습을 나란히 보여주고 있다. 큰 소세지를 갖다 붙인 것처럼 근육양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 네비도 사용이 괜찮은 경우

로니 콜먼 선수는 보디빌딩 계 관행상 자유롭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제제를 주사로 맞았다. 원하는 근육량은 늘어났지만 부작용은 별도의 문제이다. 의학적 견지에서 네비도 주사 치료가 추천되는 경우는 아래와 같다.

 
1. 중년 남성에서 남성호르몬 부족 증상이 있으면서
예)
– 성욕감퇴, 우울한 기분 (decreased libido, depressive mood)
– 체모 감소 (decreased body hair)
– 빈혈, 골밀도감소 (anemia, low bone mineral density [BMD])

 
2.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낮을 때
– 이른 아침 (7~9am) 공복 상태에서 혈액 검사를 받아야 정확 (남성호르몬 수치는 일중 변동이 있음)
– 각각 다른 날짜의 두 번의 검사에서 낮은 농도가 확인되어야 함
 


 

★ 네비도 주사의 가능한 부작용 설명

네비도 주사의 성분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성만 키워주는 게 아니라(…) 다른 호르몬 수용체에도 작용해서 다양한 신체 변화를 일으킨다. 대표적 부작용은 여드름이다. 사춘기 때 성호르몬 분비로 얼굴에 여드름이 나는 것과 같은 이유로 발생하게 된다.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여드름 부작용 빈도는 1~10% 였다. 많으면 주사 맞는 사람 10명 중 1명, 적으면 100명 중 1명에게서 발생한다는 통계이다.

단순한 피부 트러블을 뛰어 넘어, 가장 심각할 수 있는 부작용 부터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이게 주사 맞는 모두에게 일어나는 건 아니고 ‘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남성호르몬 부족 수치나 증상이 없는 경우 맞지 말아야할 이유가 된다는 걸 명심하자.

 
1. 전립선암 / 전립선비대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고, 남성호르몬이 그 기능에 관계한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전립선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하는 의심에 여러 임상실험(실제 사람들을 약물투여 대상으로 한 연구)이 행해졌다.

연구들 중 실험 대상 인원수가 가장 많았던 경우는 788명이었다. 이들 연구 모두에서 전립선암/전립선비대와 테스토스테론 치료 간의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규모 임상은 아니어서 완전한 단언을 할 수 없지만, 의학분야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수록 연구도 있으니 일단 믿을 수 있다(해당 논문 목록은 아래 SO 를 참고).

J Clin Endocrinol Metab. 1999;84(6):1966.
J Gerontol A Biol Sci Med Sci. 2001;56(5):M266.
J Clin Endocrinol Metab. 2004;89(2):503.
N Engl J Med. 2016;374(7):611.

 
2. 심혈관계 질환 위험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은 성인 3대 사망 요인 중 하나이다(나머지 둘은 암과 뇌혈관계질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많이 썼던 구 공산권 올림픽 출전 선수가 심장병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은 아래와 같은 정식 공지를 냈다.

FDA Drug Safety Communication: FDA cautions about using testosterone products for low testosterone due to aging

내용을 종합하면 이렇다. 남성호르몬 즉 Testosterone 투여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가설은 아직 그 연구 결과들이 엇갈리고 있어 확실히 결론 낼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FDA는 오로지 혈중 Testosterone 수치가 낮은 남성을 대상으로만 남성호르몬 대체 치료를 허용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이를 테면 그냥 젊은 남성, 멀쩡한 중년남성 혹은 여성분)는 치료 대상이 아니다.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서 흉통이나 숨가쁨 등 심장질환을 의심케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의사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3. 기타 – 탈모 고환왜소증 여성형유방
인터넷 루머에 따르면, 네비도 주사를 맞으면 탈모(대표적 탈모치료제인 프로페시아 약이 남성호르몬 말초 활성 억제제이므로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다), 고환 왜소증, 여성형 유방(남자 가슴이 동그란 여자형으로 발전) 등이 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세 증상 모두 실제 약품 임상실험에서는 드물게(100명 중 1명 이하의 빈도) 나타났다. 하지만 그 100명 중 한 명이 자신이 될 수도 있으니, 증상이 의심되면 바로 의사의 상담을 받아보자.

고환왜소증은 부적절한 도핑을 장기간 받은 후 더이상 테스토스테론 보충을 해주지 않을 때, 즉 고환에서 자연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떨어졌을 때 이론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적절한 치료 대상으로서 적절하게 주사를 맞는다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 네비도 주사의 용법, 가격

네비도 주사의 우리나라 식약처 허가 용법은 3개월에 한 번(10~14주에 한 번) 근육주사(엉덩이 주사)로 맞는 것이다. 가격은 1회 주사당 20~30 만원 정도이다. 국민건강보험 비급여 주사제라 의원 마다 가격 편차가 크다.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동네 내과/비뇨기과/가정의학과에서 검사를 받은 후 의사 처방을 받아 원내 간호사에게 주사를 맞으면 된다.

2주 간격으로 투여 받는 Testosterone enanthate 제제도 있지만 동일 기간 대비 소요 가격도 <네비도>에 비해 저렴하지 않고, 자주 의원에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 주요 내용 참고처
– UpToDate : Testosterone treatment of male hypogonadism by Peter J Snyder, MD
– Clinical review 1: Adverse effects of testosterone therapy in adult me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Clin Endocrinol Metab. 2010;95(6):2560.
 

발바닥 티눈 제거 – CO2 레이저 이용, 건강보험 적용 가격

 
발바닥에는 여러가지 병변이 생길 수 있다. 병의원까지 찾게 만드는 흔한 질환은 사마귀와 티눈이다. 이 두 병변과 단순한 굳은살은 비슷하게 보여서 감별이 필요하다.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감염이 주된 원인이고, 티눈과 굳은 살은 반복되는 마찰과 눌림이 원인이 된다. 아래 사진을 보고 전형적인 모양을 구분할 수 있다.

 

출처 https://www.askboard.com/health/best-plantar-callus-removal-treatment/
(좌) 사마귀;Wart (중) 굳은살;Callus (우) 티눈;Corn


 

★ 티눈 방지

굳은살과 티눈이 안 생기게 하려면, 잘 맞지 않은 불편한 신발을 신는 것(너무 꽉끼는 신발도, 헐렁한 슬리퍼도 안 좋음)이나 양말 없이 신발 착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티눈과 굳은살은 압통(누르면 통증이 생김)의 여부로 감별할 수 있다. 티눈의 경우 각질이 원뿔 형태로 굳어져서, 그 뾰족한 부분이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하고, 굳은살은 편평하게 살이 굳어서 신경을 한 점으로 누르지 않아 통증이 없다.


 

★ 티눈 제거 실제 – CO2 레이저


티눈을 없애는데는 CO2 레이저 기기가 가장 많이 쓰인다.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시술 사진을 올려 두었다.

발바닥 전부(前部) 중앙에 있는 티눈 병변을 레이저로 소작하는 중.
붉은 레이저빔 가이드 불빛이 보이고, 티눈 부위가 타서 움푹 파이고 있는게 보인다.

레이저 만으로 티눈을 모두 없애다가는 화상이 생길 수도 있다.
레이저 소작 중간에 금속 큐렛(curet)으로 병변을 긁어내면 수월하게 티눈이 제거된다.

시술 완료 후 모습.
중간에 눌러보고 압통이 발생하는지 여부에 따라 시술을 계속할지 중단할지를 결정한다.
빨간약(포타딘 소독액)으로 소독하고 마무리 하면 된다.


 

★ 티눈제거술 건강보험 적용 사례, 가격


국민건강보험상 시술의 정식 명칭은 “티눈제거술(전기소작,냉동응고술 또는 약물밀봉대)”. 가격은 의과급여 / 의원단가 28,470 원 (2019.01.01) 이다.

의원 급에서 평일 날 제거하면 환자부담 금액은 의사진료비 포함 총액 1만5천원 정도이다. 주말이나 야간시간에 시술을 받거나,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갈수록 가산이 붙어 더 비싸진다. ​

미용 상으로만 문제되는 티눈을 제거하는건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발가락, 발바닥 등에 생겨서 보행에 지장을 주거나 신발을 신는데 통증을 주는 경우 제거 시술이 급여 처리된다(고시 제2000-73호 2000.12.30 ).

그러니 시술을 받기 전,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경우인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미리 의료진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다.
 

Apple 인증 리퍼비쉬 아이폰 구매 – 통신비 조삼모사, 2년에 50만원 차이

 
아이폰 6S 128기가를 잘 쓰고 있었다. 구매 후 1년 반이 지나자 뽐뿌병이 도져서 머리에 힘이 남아 있으면 인터넷에 들어가 새 폰을 뒤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생각하던 폰은 아이폰 7 128기가 매트블랙 모델이었다. 전후면이 강화유리인 아이폰 8 이후 모델들보다 디자인이 맘에 들었고, 출시 2년이 지나 출고가도 많이 싸졌기 때문이다.

애플 공홈에 들어가면 아이폰 7 언락폰을 아직도 살 수 있는데 가격은 76만원 이다. 하지만 구형폰을 이 가격에 사는 건 낭비스럽다. <네이버 중고나라>나 <세티즌>에서 중고폰을 살 수도 있지만 사기 당한 기억도 있어서 끌리지 않았다.

그래서 G마켓/옥션/11번가/위메프/쿠팡 등 오픈마켓에서 열심히 자급제/언락 아이폰 7 모델을 뒤졌다. 그러다 위메프에서 마침내 괜찮은 딜을 발견했다. Apple 공식 인증의 리퍼폰이었는데, 새 폰과 마찬가지로 1년 간의 보증기간이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이런 공폰을 사서 알뜰폰 통신회사로 유심 개통을 하면 통신비를 많이 아낄 수 있다.

동일한 아이폰 7 128기가 모델로 <통신 3사 번호이동> 하는 경우와 <언락 리퍼폰 구매+알뜰폰개통> 하는 경우 약정 24개월 동안 비용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아래에 정리해 두었다.


 

1. 통신사 번호이동 + 새 아이폰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 기준으로, 통신 3사 중에 KT 번호이동이 가장 저렴했다. 132,770원 기계값에, 가장 무난한 월 데이터 3기가 요금제 <데이터ON톡>(음성무제한/문자기본)을 쓰면 월 요금은 49,000원이다. 이 요금을 24개월 약정기간 동안 유지시 총 통신비는 1,176,000원. 종합하면 2년 약정 동안 기계값+통신비 총액은 ₩1,357,770 이 된다.


 

2. 알뜰폰 유심요금 + 공식인증 리퍼 아이폰


 
위메프에서 애플 인증 리퍼 아이폰을 554,00원에 구매. U+알뜰모바일 다이렉트몰에서 GS25 3기가 요금제(통화150분/문자100건)로 개통하면 월 요금은 12,100원이다. 이 요금을 24개월 동안 쓰면 총 통신비는 290,400원. 종합해서 2년 약정 동안 기계값+통신비 총액은 ₩856,500 이 된다. 통신3사 번호이동보다 50만원 정도 저렴하다.


 

★ Apple 인증 리퍼비쉬 아이폰

Apple 인증 리퍼비쉬 by 애플공홈

애플 인증 리퍼폰이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자세한 보증 사항은 위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아래에 리퍼폰 박스 오픈 사진을 올려 두었다.
 

Apple Certified 라고 적혀 있고, 봉인 씰(seal)이 되어 있었다.

박스 안 내용물은 새 제품과 차이가 없이 깨끗하다.


 

화웨이 논란 II – 강한 적 혹은 사기꾼

 
프랑스 국적의 에르크 쉬르데주(Eric Surdej)씨는 LG 전자에서 최초의 외국인 출신 임원이 되었던 사람이다. 모멸적 방식으로 회사에서 축출된 후 <한국인은 미쳤다>라는 책을 저술했고, 우리나라에도 2015년 출간되었다. 여기서 미쳤다는 것의 의미는 일을 미치도록 많이 시킨다는 뜻이었다. 그는 책 곳곳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미친 방식으로 미친듯이 일을 하고 있는지 비판을 한다.
 
쉬르데주씨는 특이한 경력을 지닌 편이었다. 익숙한 프랑스 기업이 아닌 소니와 도시바 같은 일본 기업에서 10년 넘게 일을 했고, 그 다음 직장으로 한국 LG를 선택했다. 그가 한국 기업으로 간다고 하자 오래 같이 일했던 일본인 동료들이 뜯어 말렸다고 한다.

그들(일본인 동료)에게 한국인은 무식한 농부, 경직된 군인의 이미지였다. 도시바를 비롯한 일본의 대기업 게이레츠들은 계속해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한국인은 미쳤다> 책 페이지 31

일본 게이레츠(系列; 기업들 간의 상호출자나 순환출자 등에 의해 형성된 콘체른Konzern, 한국 재벌과 같은 족벌세습은 없음) 사람들이 우리나라 재벌 사람들을 무식한 농부나 군인 처럼 생각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아무튼 그는 만류에도 아랑곳 않고 LG 전자에 취직했다. 선택의 이유는 급여 수준도 명예도 아닌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었다고 한다.

일본 소니와 도시바의 외국 국적 직원으로 13년 간 일했던 인물이 2003년 했던 대세 판단은 옳았다. 1997년의 IMF 사태 이후 우리나라 재벌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끝났다고 생각한 분석가도 많았을 것이다. 일본 기업인들은 우리나라 기업의 단점을 크게 보고, 자기네 기업의 장점은 부풀려서 보았다. 결국 한국 재벌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들이 일본 게이레츠의 소니, 파나소닉, 혼다자동차 들에 비해 더 큰 회사로 성장해 버렸다.

이 과거를 들여다보면 웬지 비슷한 결과가 우리나라-중국 기업 사이에도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 명성을 날리고 있는 샤오미나 화웨이 같은 기업이 짝퉁, 중국 내수 전용이라는 이미지로 인터넷에서 밟히고 있는 걸 보면.

화웨이의 설립자 ‘런정페이’를 조명한 책인 <위기를 경영하라>나 <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를 읽으면 중국 기업이 지닌 무서운 힘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저자들이 중국인이어서 화웨이에 대해 호의적인 분석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한계는 있다. 하지만 중국이 아닌 서방 세계, 우리나라의 무수한 미디어는 화웨이에 대해 적의에 찬 분석을 쏟아내고 있으므로, 균형을 위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책 저자들이 분석한 화웨이 기업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사기높은 군대를 방불케 하는 일사불란한 조직력이다. 이는 설립자 런정페이 자신이 중국인민해방군 퇴직 군인이었고, 애국심 깊은 군대가 얼마나 용감하고 무모하게 싸울 수 있는지를 알아서 도입해낸 기업 경영 기법이 아닐까(6.25전쟁 당시 중공군이 썼던 인해전술을 생각해보자).

게다가 그들은 애국심이나 애사심이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종업원지주제’ 라는 걸 전 회사적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화웨이의 규모가 커지면서 오래 일한 직원과 새로 입사한 직원의 주식 보유량이 크게 차이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문제와 자금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떠오른 것이다. ‘직원들에게 주식을 팔자!’ 2003년 9월 15일, 런정페이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총 10억 위안의 주식에 대해 MBO(Management Buyout, 경영자매수)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여기에 참여하고자 하나 자금이 부족한 신입사원을 위해 본인이 15%만 부담하면 나머지는 화웨이가 직원 명의로 은행에서 융자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단, 이번 MBO로 보유하게 된 주식은 3년 동안 양도 및 현금화하거나 저당 잡힐 수 없었다.그의 예상대로, 이 조치가 발표되자마자 많은 직원이 신청서에 서명했다. 이때의 MBO는 오래 일한 직원과 신입사원의 지분 차이를 줄여서 특히 신입사원의 애사심과 적극성, 책임감을 크게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또 3년의 거래제한 기간을 두어서 이직률을 낮추고 화웨이 전체에 안정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 이로써 화웨이인은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실질적인 회사의 운명 공동체가 되었다. <위기를 경영하라> 책 페이지 197

화웨이의 두번째 강점으로 보이는 건 서구의 일류 경영기법의 도입과 연구개발 분야(R&D) 중시이다. 런정페이 회장은 회사 이름을 중화유위(中華有爲; 중화민족에 미래가 있다는 의미)를 줄인 화웨이(華爲)로 했지만 중국 국내 방식(예컨대 중국 특유 관시關係나 공산 게릴라 방식의 기업경영)만 써서는 기업이 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듯 하다. 그는 실리콘밸리와 IBM으로 대표되는 서양의 경영 기법과 연구중심주의을 전면 도입한다.

(런정페이의 회상) 실리콘밸리를 둘러보는 내내 맥박이 요동쳤다. 그들에 비하면 우리의 연구방식은 낙후하고 경영관리 수준도 보잘것없고 효율 역시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불행 중 천만다행인 것은 우리 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그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연구방식과 경영관리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잠시도 쉬지 않고 직원들에게 자신이 보고 들은 것, 겪은 일, 그때마다 느꼈던 감정 등을 상세히 전했다. 이때의 각성을 바탕으로 화웨이가 완전 출자하는 기업을 세운다는 복안이었다. <위기를 경영하라> 책 페이지 32

IBM은 화웨이에서 14년 동안 경영 혁신을 추진했다. 여기에 투입된 전문가만 무려 70명으로, 이들의 시간당 임금은 300~600달러나 된다. 아마도 역대 중국 업체 중에서 가장 비싸게 지급한 수업료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성과는 어떠했을까? 1997년 IBM이 당시 화웨이의 경영 현황을 진단한 ‘보고서’ 를 살펴보자. 정확하고 미래 지향적인 고객 니즈에 대한 관심 부족, 비효율적인 반복 업무, 자원 낭비, 고비용, 폐쇄적인 구조화 프로세스, 부서 간 심각한 파벌 싸움, 사람 혹은 관계에 의존하는 부서 간 업무 프로세스, 일관성을 잃은 기업 운영, 편 가르기, 심각한 배척 현상, 개인주의, 내부 에너지 소모, 전문 기술력 부족, 무질서한 업무 진행, 영웅주의, 복제 불가능한 영웅의 성공담, 비효율적인 업무 플랜, 과거 제도 답습, 불법 복제물……
 
이러한 상황이 계속 유지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런정페이의 머릿속에 모든 것을 순식간에 집어삼키는 거대한 눈사태가 떠올랐다. 위기감에 휩싸인 런정페이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뒤, 화웨이는 무너져내리기는 커녕 동종업체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경쟁자로 우뚝 섰다. IPD 혁신이 그 과정에서 얼마나 크게 이바지 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현대적인 경영 제도 덕분에 화웨이는 한결 과학적으로 기업의 ‘GO’와 ‘STOP’, ‘밀고 당기는 강약 흐름’을 규범화할 수 있었다. 또한 고객 니즈를 중심으로 프로세스라는 울타리를 세워 효과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최종 소비자에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때로는 작은 갈등도 있었지만 서양의 ‘IPD 혁명’ 을 제대로 배우기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지금도 혁신은 진행되고 있다. <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 책 페이지 316


 

★ 결론

1987년 런정페이는 42세 명예 퇴직 군인 신세였고, 화웨이 설립 자본금은 2만1천 위안(우리돈 360만원) 밖에 안 됐다. 하지만 화웨이와 런정페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은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의 비밀스러운 지원에 의한 성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태자당(太子黨; 중국 공산당 혁명 원로 자제로 구성된 계파)도 아닌 런정페이가 그런 엄청난 특혜를 받았을까는 의문이다. 게다가 특혜를 받는다 해도 성장하는 기업이 있고 아닌 기업도 있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 뿐 아니라 유럽과 아프리카의 소비자 시장에서도 삼성을 추격하는, LG를 압도해버리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8년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16.85% 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동 기간 삼성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33.32%, LG는 3.53%).
(http://gs.statcounter.com/vendor-market-share/mobile/europe/#monthly-201801-201812, Mobile Vendor 기준 집계)

이런 수치는 화웨이가 국제적으로 통할 제품을 만드는 서방 기업의 노하우를 충실히 전수 받은 결과라 보여진다. 평범한 유럽의 소비자가 낯선 이름의 중국 스마트폰을 품질이 좋지 않다면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정원이나 북한 정찰총국이 비밀스럽게 스마트폰 회사를 차려서 국제적 기업으로 만들고 세계 온갖 곳에 백도어를 심으려 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소통이 없고 명령만 있는 경직된 조직에서는 좋은 소비자 제품이 나오기 어렵다. 중국 공산당에서도 그런 기업을 만드는 건 마찬가지로 요원할 것이다.

미국 정부는 국방 수권의 방편으로 화웨이 제품의 정부 내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백도어의 기술적 가능성만 확인한 것이지, 화웨이의 공식적인 스파이 행위를 확증한 적은 없다. 요점은 그들을 경계하는 건 좋지만 능력을 과소평가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2000년대 초 일본 게이레츠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를 무시한 것과 같은 자가당착이 될 수 있다. 화웨이의 스파이 기업 여부 판정은 미국의 정보기관이 분명 먼저 할 것이다.
 

상처 꿰매기 – 창상봉합술 과정, 건강보험 가격

 
의대생 고학년(본과 3, 4학년)이 되면 다들 조를 짜서 병원 실습을 나간다. 대학병원 각과를 도는 로테이션을 하는데, 일반외과(General surgery)에 가면 돼지 비계 덩어리 같은 걸 놓고서 봉합술 연습을 한다. 낚시바늘처럼 둥근 바늘에 실에 꼽혀 있는 suture needle로 한 땀 한 땀 살덩이를 꼬매는 것이다(‘꼬매다’는 표준어 ‘꿰매다’의 방언).

 

(좌) 창상봉합술 기본 시술 도구 (우) 봉합술 바늘


 

학생 시절 봉합술 실력은 다들 비슷하지만, 전공의를 거치면 각 과 별로 suture의 귀재들이 나타난다.
 
 

일본만화 <슈퍼닥터 K>의 한 장면. 만화의 표어는 “신기의 메스”, “천재적 두뇌”, “야수의 육체”…


 

★ 창상봉합술의 실제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상처봉합술 사진을 아래 올려 두었다. 금속 앵글에 우측 턱 부위를 베여서 오신 환자 분이었다. 멸균 생리식염수로 상처를 세척하고, 봉합술을 시작했다.

 

neeedle holder를 오른손에 잡고, forcep을 왼손에 쥐고 봉합술을 한다.


 

자상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봉합한다. “simple interrupted stitch” 라고 불리는 가장 단순하고 많이 쓰는 방법. https://en.wikipedia.org/wiki/Simple_interrupted_stitch


 

창상봉합술 하루 후 진료실에서 확인한 상처 부위. 충혈이 아직 많지만, 농성 분비물 배출 없이 깨끗이 아물고 있는 걸 확인했다.


 

★ 창상봉합술 보험 가격

상기 사진의 사례에 적용되는 국민건강보험상 시술 명칭은 “창상봉합술(안면 또는 경부, 단순봉합, 제1범위, 길이 3.0cm이상)” 이다. 의원단가는 55,810원이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이 금액의 30%인 16,743원이 순수 환자본인부담 시술비가 된다.
 
​여기에 의사진료비, 행위가산료가 기본으로 붙는다. 결국 환자 분이 의원급에서 간단한 상처봉합술을 받고, 기본 약제(항생제+소염제)를 처방받는 경우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총액은 2만원에서 2만5천원 사이 금액이 된다.
 
만일 파상풍 예방접종을 같이 맞는 경우 비급여 주사제 가격(파상풍 예방백신은 성인 접종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음) 3~5만원이 추가된다.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갈수록 기본진료비와 시술비에 가산이 붙어 더 비싸지고, 응급실로 가면 응급진료비까지 더 붙는다.
 
외모상 중요한 부위 상처가 아니라면, 동네 일반외과나 가정의학과에서 봉합술을 받는 게 비용상 훨씬 이득이다. 젊은 연령대의 흉터가 걱정되는 상처라면,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서 성형외과 의사(대부분 당직 전공의가 불려 나온다)의 봉합술을 받는 경우도 많다.
 

화웨이 논란 I – 다국적 스파이 기업 혹은 선량한 피해자

 
화웨이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 기업은 없는 것 같다. 설립자이자 카리스마적 리더인 런정페이(任正非)는 중국 인민해방군 퇴직 군인 출신이며, 군부와의 유착을 통해 성장했다는 의심이 있다. 게다가 통신장비 판매를 통해 전세계에서 중국 공산 정부의 스파이 노릇을 한다는 혐의도 받는다. 실제로 2018년 2월 있었던 미의회 상원 정보위원회(Senate Intelligence Committee)에서 CIA, NSA, FBI 등 주요 정보기관의 고위급 관리들은 화웨이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정보 유출이나 국가간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The FBI, CIA and NSA say American citizens shouldn’t use Huawei phones CNN Business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8월, 화웨이 통신 장비를 미 정부 유관기관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국방수권법안(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서명했다. 이렇게 미국은 가장 강대한 적대국의 한 통신회사의 손발을 묶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중국의 내수와 유럽, 아프리카 시장을 포함한 전세계 판매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화웨이는 현재 전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이다(IHS Market 2017년 데이터 기준, 22% 점유율).
https://www.caixinglobal.com/2018-03-19/huawei-now-worlds-largest-telecom-equipment-maker-101223256.html
 
일반 소비자 시장인 스마트폰 판매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삼성에 이어서 세계 2위 업체로 올라섰다(2018년 2분기 IDC 데이터, 출하량 기준). 애플은 2위 자리를 물려주고 3위로 내려갔고, 삼성은 1위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연간 성장률(Year-Over-Year Change)이 마이너스 10.4% 였다. 반면 화웨이는 전년 대비 40.9%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https://www.idc.com/getdoc.jsp?containerId=prUS44188018
 
설립자 런정페이의 공식 이력을 살펴보면 좀 놀랍다. 그는 출신성분이 좋지 않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엘리트공산당원 지위를 차지한 것도 아니었다. 부친과 모친 모두 학교 선생님이었고, 부친은 국공내전 이전 시기에 국민당 측의 군수공장에서 회계 사무원으로 일했다는 경력이 있었다. 때문에 1966년 시작된 문화대혁명의 수많은 소란 현장 중의 하나에 불려가 홍위병에게 폭행 당하기도 했다.
 
이런 출신의 한계 때문인지 런정페이는 정식 공산당원이 되지 못한다. 중국인민해방군(PLA) 내에서도 통신 관련 공병(military technologist)으로 임관했고, 정식 군대 계급을 부여 받지 못했다. 1982년, 경제 개발 정책 심화의 일환으로 중국인민해방군은 대규모 군축을 단행한다. 50만명에 달하는 현역 복무병이 전역을 당했는데 런정페이도 그 중 한명이었다. 그는 1987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의 최전선 도시였던 중국 동남부 광동성의 도시 선전(深圳)으로 이주해 작은 회사를 하나 차린다. 30년 후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로 올라서게 되는 화웨이의 시작이었다.
 
이후 그와 그의 회사 화웨이의 성공 행보를 살펴보면 이들이 공산당의 스파이로 있는지, 아니면 단지 애국심 강한 기업인과 기업으로 있는지가 밝혀질 것이다. 다음 글에서 이어서 하도록 하겠다.

화웨이 논란 II – 강한 적 혹은 사기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