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出師表), 극진히 위하는 마음 – 삼국지연의 제갈량(諸葛亮) 분석 I
의대 학생 시절 병원 실습을 돌던 중 겪은 사건이다. 한 중년 남자가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왔고, 그의 아내로 보이는 여자가 동행했다. 혈액검사를 해 보니 전해질의 불균형이 발견되었다. 칼륨(K = Potassium) 수치가 낮았는데, 이는 가장 먼저 교정해 주어야 하는 혈액 전해질(Serum electrolyte) 이다. 칼륨은 근육 세포의 움직임에 큰 역할을 하므로 수치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심장 부정맥이 발생해서 급사할 수 있다.
의사는 칼륨을 보충하기 위해 염화칼륨(KCl, K 보충을 위해 흔히 쓰는 약제) 주사를 처방했고 신규 간호사가 KCl 앰플을 딴 후 생리 식염수에 혼합해서 환자에게 정맥주사 했다. 그런데 이 간호사는 그만 혼합 농도를 혼동해서 과량의 KCl을 단숨에 주사해 버렸다. 중년 남자는 온몸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며 죽었다.
남자를 동행한 여자는 사실 아내가 아니었고 애인이었다. 본처와는 별거 중인 듯 했다. 여자는 죽은 남자를 울며불며 부르면서 말했다.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끔찍히 잘 해줬는데…”
이 외침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를 끔직하게 아껴 준다는 것, 극진한 마음으로 섬긴다는 건 인생을 걸어볼 미학이 되는 것 같다. 필자는 이성 관계가 아니어도 이렇게 극진한 마음을 평생 보여주었던 사람이 자주 떠오른다. 삼국지에 나오는 촉나라 재상 제갈공명이다. 그는 당대의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유교적 충성에 투철한 사람이었다. 제갈량이 자기 주군을 위해 했던 언행(言行)들을 살펴보면 이보다 더 헌신하는 마음이 세상에 존재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제갈량이 촉(蜀)의 후주(後主) 유선에게 올린 출사표(出師表) 내용의 일부이다(이문열 역 삼국지연의 참고).
선제께서는 창업의 뜻을 반도 이루시기 전에 붕어하시고,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거기다가 우리 익주는 싸움으로 피폐해 있으니 이는 실로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가 걸린 위급한 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先帝創業未半, 而中道崩殂, 今天下三分, 益州罷弊, 此誠危急存亡之秋也.
그러하되 곁에서 폐하를 모시는 신하는 안에서 게으르지 않고 충성된 무사는 밖에서 스스로의 몸을 잊음은, 모두가 선제의 남다른 대우를 추모하여 폐하께 이를 보답하려 함인 줄 압니다.
然侍衛之臣, 不懈於內, 忠志之士, 忘身於外者, 蓋追先帝之殊遇, 欲報之於陛下也.
제갈량의 문장은 간명하면서도 무겁고, 진정이 느껴진다.
신은 본래 아무 벼슬 못한 평민으로 몸소 남양에서 밭 갈고 있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목숨이나 지켜 살 뿐 조금이라도 이름이 제후의 귀에 들어가 쓰이게 되기 바라지 않았습니다.
臣本布衣, 躬耕南陽, 苟全性命於難世, 不求聞達於諸侯,
선제께서는 신의 보잘것없음을 꺼리지 않으시고, 귀한 몸을 굽혀 신의 초가를 세 번이나 찾으시고 지금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물으셨습니다.
先帝不以臣卑鄙, 猥自枉屈, 三顧臣於草廬之中, 諮臣以當世之事.
이에 감격한 신은 선제를 위해 구치로 닫고 헤맴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由是感激, 許先帝以驅馳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는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士爲知己者死)라는 구절이 나온다. 제갈량의 일생은 자신을 알아준 군주에게 완전히 바쳐진 것이었고 그의 아들을 위한 대를 이은 충성도 전혀 변함이 없었다.
신은 받은 은혜에 감격을 이기지 못 합니다. 원정을 청하는 표문을 올리려 하니 눈물이 솟아올라 말을 잇지 못하겠습니다.
臣不勝受恩感激, 今當遠離, 臨表涕泣, 不知所云.
출사표의 결미 부분이다. 출사표를 읽고도 눈물 흘리지 않는 자는 충신이 아니라고 하는데 왜 그런지 잘 말해주는 문장이다.
책 소개 <예정된 전쟁> – 미국은 소련과 일본의 힘을 조정했고, 이제는 중국에게 그러려고 한다
대한민국의 최대 적대국은 북한이다. 국방백서의 ‘주적’ 표현이 올해 1월 삭제되긴했다. 하지만 그걸 지운다고 북한이 우리나라를 적이 아닌 친구로 생각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면 현재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주적은 누구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중국이다. 냉전 시대에는 소련이었고, 한때는 동맹국 일본이 헤게모니를 차지할 경쟁국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안보 역량의 중심을 중국 봉쇄에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2018년 8월 통과된 화웨이 제제(미 정부 유관기관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는 국방수권법안(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의한 것이었다.
https://money.cnn.com/2018/02/14/technology/huawei-intelligence-chiefs/index.html
중국이 야심차게 추친하고 있는 대륙 해양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 BRI) 또한 미국 안보에 위협으로 여겨지고 있다. 냉전 시절 미국은 소련 봉쇄를 위해 서유럽을 중심으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를 세웠고, 동아시아에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한 안보 동맹을 구축했다. 만일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동아시아 – 남아시아 – 중동 – 유럽을 아우르는 우호적 경제 벨트를 구축하면 나토나 일본 한국의 봉쇄 역할이 희석되어 버린다.
그래서 미국은 올해 3월 이탈리아가 서방선진국 모임 G7 최초로 중국과 일대일로 MOU를 체결하자 경고 메세지를 보냈다. 백악관 안보담당 대변인(White House National Security Council spokesperson)인 가렛 마르퀴스(Garrett Marquis)는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경제에 도움 되지 않을 것이며, 이탈리아의 국제적 명성만 해칠 것” 이라고 말했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china-italy-belt-and-road/italy-aims-to-sign-preliminary-belt-and-road-deal-with-china-idUSKCN1QN0D4
냉전 시대 미국의 소련 봉쇄는 결국 세계에서 가장 큰 공산주의 연합체를 해체시킬 정도로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과거를 돌아보면 미국과 중국은 냉전(冷戰)이 아닌 열전(熱戰)으로 이미 맞붙은 적이 있다. 1950년 10월 18일, 18만 명이 넘는 중공군은 야음을 통해 압록강을 도강했다. 그리고 한 사학자가 “근대 전쟁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매복” 이라고 명명한 작전에서 유엔군에게 완벽한 기습공격을 가했다.
David Halberstam. The coldest Winter Ma em ill an, 2008. P. 372
전선은 압록강 주변에서 지구 위도 3도 아래인 휴전선으로 되돌려졌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미군은 3만 6,000명이라는 막대한 사망자를 내었다. 중국 측도 이 숫자를 훨씬 뛰어넘는 사망자를 낳았겠지만(공식기록이 없음) 전략 목표를 달성했다. 그리고 69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 중국은 전쟁을 하더라도 농민 출신 병사들을 인해전술로 밀어 넣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산업 역량을 구축했다. 미국은 이렇게 강대해진 중국을 경계하고 있다.
<예정된 전쟁> 책의 저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하버드 케네디스쿨 학장, 하버드 벨퍼과학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공직으로는 레이건과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특보, 국방부 차관보를 맡기도 했다. 이런 경력을 가진 인물이 쓴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대응에 대한 책은 분명 흥미로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이 과거 100년간 초강대국으로 굴림하면서 어떻게 소련과 일본 같은 경쟁국들을 파악했으며, 결국은 봉쇄하고 헤게모니를 빼앗았는지에 대한 기록이 재미있었다. 아래에 책 안의 구절을 옮기고 마치겠다.
유라시아 대륙 국가들을 연결하겠다는 일대일로의 약속은 전략 지정학적인 힘의 균형이 아시아로 넘어가는 비전을 반영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1세기 전에 지정학의 창시자인 할포드 매킨더Halford Mackinder가 한 주장을 떠올리게 된다. 1919년에 그는 유라시아를 ‘세계도’라고 이름 붙이고, “세계도를 지배하는 자가 전 세계를 지휘한다”는 유명한 선언을 남겼다. 만약 2030년까지 지금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매킨더의 유라시아 개념은 처음으로 현실이 된다. 일대일로의 고속철도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베이징까지 화물 운송 기간을 한 달에서 이틀로 줄일 것이다. 매킨더의 비전은 한 세기가 넘도록 전략가들의 생각을 그토록 지배해 마지않았던, 해군력 중심적 위치에 관한 머핸의 논지까지 무색케 만들지도 모른다.
책 <예정된 전쟁> 201 페이지
1949년까지 소련은 독자적으로 핵폭탄 실험을 함으로써 미국의 핵무기 독점 상태를 깨는 데 성공했다. 8년 뒤에 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우주로 쏘아 보냄으로써 과학과 기술 영역에서 앞서간다고 자부하고 있던 미국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한편, 소련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1950년에서 1970년 사이의 연 경제성장률도 (적어도 공식 보고에 따르면) 평균 7퍼센트에 달하여(각주149), 소련이 미국 경제와 맞먹거나 능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촉발시켰다. 1960년대에 베스트셀러까지 되었던, 폴 새뮤얼슨이 집필한 교과서 <경제학: 경제 분석의 기초>에는, 1980년대 중반쯤이면 소련의 GNP가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상치가 나와 있다. 새뮤얼슨의 예상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소련은 두 가지 영역에서 미국을 따라잡았다. 바로 군사비 지출과 철강 생산이었다. 모두 1970년대 초에 일어난 일이었다.
(각주149) Wilfried Loth, “The Cold War and the Social and Economic History of the Twentieth Century”, in The Cambridge History of the Cold War, vol. 2, ed. Melvyn Leffler and Odd Arne Westad(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0), 514.
책 <예정된 전쟁> 415 페이지
아이패드 프로 하나로 유튜버 되기 – DSLR 없이, 노트북 없이, 비싼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없이
3세대 아이패드프로를 국내 발매 당일 구매해서 열심히 써보려 했었다. 처음 몇 달은 화면 큰 스마트폰 이상의 기능을 못했었는데, 이 기기를 유튜브 크리에이터용으로 쓰고 나서는 대단한 만족감을 얻기에 이르렀다. 아이패드프로는 카메라 성능도 쓸수록 좋다는 걸 느끼고, 태블릿 최적화 영상 편집프로그램도 만족이었다. 아래에 먼저 태블릿을 어떻게 거치해서 촬영을 하는지 동영상을 올려 두었다.
DSLR 카메라를 삼각대에 거치하는 것처럼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꽤 괜찮은 모양의 거치가 가능했다. 게다가 이 아이패드 전용 거치대와 고정 암(arm)은 책장 모서리나 침대 모서리를 통해 아이패드를 붙여놓고 넷플릭스를 즐기는 데도 좋은 기능을 발휘했다. 심지어 누운 다음 얼굴 위에 아이패드 화면을 두는 것도 가능했다.
다음으로는 아이패드용 최고의 동영상 편집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루마퓨전을 이용해 어떻게 유튜브용 미디어 편집을 하는지 동영상을 올려 두었다(필자는 류마퓨전 만드는 회사와 아무 수익관계가 없습니다).
루마퓨전 앱은 가격이 현재 2만 5천원 밖에(현재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중) 안 한다. 매달 2만3천백원의 돈을 주고 구독해야 하는 프리미어프로 나 일회 구매로 끝나지만 가격이 30만원을 넘는 파이널컷프로 에 비하면 매우 착한 가격이다. 아이패드 만으로 비디오를 찍고 편집하고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하는 걸 몇 차례 해보았는데, 세밀한 작업이 아니라면 노트북PC/맥북이나 다른 기기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 iPad Pro 3rd gen. 11 inch 와 함께 사용한 주변기기 목록
– Leofoto Clamp IPC-300
– Leofoto AM-3Kit
– Manfrotto COMPACT LIGHT MKCOMPACTLT
– Apogee HypeMiC Microphone
– USB-C Digital AV Multiport Adapter
멜라논크림 – 화장품이 아닌 의약품 미백크림
기능성화장품이 시판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기능성과 안정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화장품 배합 성분에 대한 이론적 검증 정도만 이루어지고 있어, 요란한 광고 만큼의 성능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식약처도 기능성 화장품은 화장품이지 의약품은 아니라는 표시를 하는 입법 예고를 해두기 까지 했다.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7050826648
기능성화장품과 달리 의약품으로 허가된 미백크림은 이론 토대에 임상실험 결과, 실제 사용 사례에 대한 논문까지 갖춰져 있어서 더 믿을 만 하다.
멜라논 크림은 의약품 미백크림의 대표격 제품이다. 3가지 성분을 배합해서 만들었는데, 트레티노인(Treinoin),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 하이드로코티손(Hydrocortisone)이다.
트레티노인은 표피전복, 즉 각질이 벗겨지고 새 표피가 생성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여드름 치료 약제 <로아큐탄>과 연고 <스티바에이>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하이드로퀴논은 피부 색소 세포인 멜라노사이트(melanocyte)의 기능을 억제해서 미백 효과를 낸다. 또 다른 유명 미백 의약품 <도미나크림>의 주성분이다.
하이드로코티손은 가장 강도가 약한 스테로이드로, 트레티노인과 하이드로퀴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부염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소염작용).
이같은 새 살 나기 + 미백 + 염증 방지 목적의 약물 배합은 우리나라의 한 천재 의사가 발명한게 아니고…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부속병원 피부과 교실의 교수 Dr. Kligman 등에 의해 30년 전 처음 도입되어 발전해 왔다.
특히 일본 도쿄대 부속병원의 Dr. Yoshimura 등 여러 임상 의사들에 의해 동양인의 피부 색소 치료에도 적용되었고, 다수의 치료 사례 논문들로 효과가 검증되었다.
멜라논크림은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따라서 의원 비급여 진료비(1만원 정도)와 약국에 지불하는 약품가(3만5천 정도, 23g 제품)의 비용이 든다. 피부 레이저 치료에 비해 효과가 덜 할수 있지만, 가격대성능비로 보나, 의학적 근거 논문으로 보나 충분히 추천할 만한 치료 약품이다. 멜라논크림을 사용할 때 꼭 살펴야 하는 주의점을 아래에 정리해 놓았다.
1. 하루에 한 번, 저녁 세안 후 바르기
트레티노인은 각질을 제거하고, 피부 장벽을 약화시킨다. 하이드로퀴논은 따가움 부작용이 흔하다. 강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에 이 두 성분 배합의 멜라논크림을 사용하면 피부염이 생기고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저녁 시간 실내에서 사용하고, 다음 날 아침 외출 전에는 보습 에센스와 자외선 차단제를 꼭 사용한다.
2. 안정된 피부의 갈색/검은색 색소 병변에만 사용
여드름, 모낭염 등의 빨간 피부 트러블에는 하이드로퀴논 성분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다. 피부 레이저 시술 전후에 바로 사용하면 안 되며, 앞 뒤로 이틀 이상 간격을 두고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여름 휴가 다녀와서 빨갛게 타고 화끈 거리는 피부에도 사용하면 안 된다.
3.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3개월 이상 기간이 소요
적어도 3주 이상, 보통은 3개월 이상 꾸준히 사용해야 미백 효과가 나온다. 그 기간 동안 바른 부위가 가렵거나 따가워지는 부작용이 흔히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문 경우 색소 변색을 유발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도 포함되어 있는 민감한 의약품이니, 3주 정도 간격으로 의사를 만나 피부 상태를 점검 받으며 사용하는게 안전하다.
★ 참고한 논문 링크 목록
https://www.ncbi.nlm.nih.gov/pubmed/12562345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051297/
https://www.scirp.org/journal/PaperInformation.aspx?PaperID=52020
피부 종기 절개 치료 – 얼굴 목 등 긁어서 난 부스럼 치료, 건강보험 적용 가격
텔레비전 화장품 광고를 보면 ‘피부장벽’ 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사람 피부는 그 자체로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완벽한 방어막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가려워서 긁거나, 심한 마사지나 피부 스크럽 등을 받으면 장벽에 균열이 간다. 그래서 ‘부스럼’ 이 생기게 되는데, 집에서도 쓸 수 있는 소독된 의료기구로 배농을 빨리 하면 결과가 좋다.
위생 조치 없이 손으로 짜다가, 혹은 그냥 오래 두어서 커져 버린 종기는 병의원에서 배액 시술을 받아야 잘 낫는다. 이런 외과적 시술이 존재하지 않던 조선시대에는 왕(王)들 조차 피부 종기로 사망했다(문종과 정조). 후백제의 왕 견훤도 등에 난 큰 종기(등창) 때문에 죽은 걸로 유명하다.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648527.html
★ 화농성 종기를 배액하기 전 주의사항
긁다 부스럼 생긴 경우가 제일 흔하긴 하지만 다른 드문 중요한 질환 가능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바로 피부암이다.
상기 사진은 얼핏 보면 그냥 종기, 뾰루지지만 실은 피부 악성종양이었다. 겉모양도 암 답게 ulceration(궤양; 움푹파임)이 있었고, 비대칭적 색소 침착도 있었다. 이렇게 의심스럽게 생긴 병변은 조직검사를 받아야하고, 그러면 병리학적으로 암이 ‘확정 진단’ 된다.
상기 사진의 좌 중 우 병변 모두 피부 암이다. 피부암은 주위로 무질서하게 뻗어나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색깔도 그렇고, 모양도 그렇고 공격적이고 무서운 느낌이다.
또한 환자의 병력도 중요하다. 40대 이상, 흡연자, 만성 음주 경력이 있는 분은 꼭 악성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화농성 종기 절개 배농의 실제
아래에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종기 치료 시술 동영상을 올려두었다. 먼저 멸균주사기로 배액을 시도했지만 농의 양이 많아서 불완전하게 끝났다. 이후 수술용 블레이드로 절개창을 내고, 완전 배액에 성공했다.
★ 종기 절개 배농 건강보험 가격
종기 치료는 피부 질환이기는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미용 목적이 아닌 세균 감염에 대한 치료 목적이기 때문이다. 해당되는 건강보험 수가는
– 흡입배농 및 배액처치 – 10,300원
– 창상봉합술(안면과 경부이외 단순봉합) – 17,490원
이다. 상기 수가가 합쳐진 금액의 30% 정도를 환자분은 본인부담금으로 내게 된다. 거기에 진료 수가가 더 붙는다. 그러면 의원급에서 진찰과 시술을 받고 내는 총 진료비는 대략 1만 6천 정도가 된다(비급여 처치나 재료대를 하나도 안 쓴 경우).
피지낭종 제거법 – 병의원에서 레이저로 혹은 집에서도 압출기로 쉽게
피부 건강에는 기름기=유분막 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수를 안 하면 자연히 얼굴에 기름이 번들거리는데, 이 상태를 불결하다고 흔히 느낀다(개기름). 하지만 실은 피부 고유의 보호 메카니즘이 작용한 것이다.
적절히 코팅된 피부 유분막은 내부 수분 증발을 막고, 미생물(세균/바이러스)과 알레르기 원인 물질 침입도 막는다. 아토피가 심한 아이에게는 첫 번째로 보습로션을 잘 발라주는 게 중요한데, 보습로션 역시 피부 장벽(=유분막)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피부 밑에는 ‘피지선'(sebaceous gland)이라고 하는 기관이 있는데, 기름을 저장했다가 피부 위로 분비해주는 기능을 한다. 이곳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과다증식하고, 염증으로 모공이 막히면서 곪으면 여드름이 된다.
피지종 = 피지낭종(steatocystoma)은 이런 정상적 기름 분비 과정이 막혀서, 밖으로 볼록 솟아 버린 것이다. 덜 곪은 여드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 피지종 발생을 막는 생활습관
상기의 미국 피부과 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논문 내용을 참조했다. 여드름과 피지종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잘 나와있었다.
· 지나친 세안을 피하기
세안제를 사용하여 피부 겉을 열심히 씻어도 여드름/피지종이 올라오는 피부 안 피지선의 기름까지 깨끗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피부 기름을 깨끗하게 없애면 여드름이 좋아질 거라 생각하고, 과다한 클렌저 사용과 피부 마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반복적인 기계적 마찰은 블랙헤드(comedos)를 터트리고, 염증을 일으켜서 여드름을 더 악화시킨다.
Repetitive mechanical trauma caused by scrubbing with these agents may worsen the disorder by rupturing comedos, promoting the development of inflammatory lesions.
★ 피지종 치료의 실제
병의원에서는 주로 블레이드(의료용 칼날)로 째서 압출하거나, 레이저 치료로 없애고 있다.
상기 사진 중 좌측은 이마에 나란히 난 세 개의 피지종을 보여주고 있고, 우측은 피부 레이저 기계를 이용해 세 개의 피지종을 배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간단한 시술이다.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구입 가능한 소독 도구와 압출 기구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을 살펴보자.
좌측의 알콜 손 소독제를 사용해 손을 먼저 소독하고, 중앙의 알콜솜을 이용해 압출할 여드름/피지종 부위를 닦아서 소독한다. 그다음 알콜솜으로 소독한 우측의 압출기를 가지고 여드름/피지종을 터트리고 압출하면 된다.
터트릴 때는 큐렛 압출기 끝의 뾰족한 부분을 사용하면 되고, 압출할 때는 큐렛 압출기의 주걱 부분이나, 루프(loop; 고리형) 압출기의 양 끝을 사용하면 된다.
아래에 서초동 카모마일 의원에서 시행한 피지종 시술 장면을 올려 두었다. 멸균실린지와 압출기를 사용해서 여드름/피지낭종을 없애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걸 보고 따라하면 집에서도 다른 사람 여드름/피지낭종을 짜줄 수 있게 될 것 같다.